분명 우리는 만난적이 있었다. 다만 서로가 그것이 언제인지를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 그리고 지금 서로 가까워지려고 하는걸 느낄 수 있다.


어쩌면 사장님과 사원, 초콜릿 기부자와 고객, 교장선생님과 학생. 그 이전에도 훨씬 먼 곳에서 만났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그걸 보자고 묵혀봤던 숨겨진 기록들을 전부 다 뒤져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수연의 눈치도 있고 말이다.


"사장님?"


카메라를 위로 올려다보니 그녀가 와 있었다.


"아...바빠? 그러면 미안."


"무슨 일인가?"


"그 예전에 준 옷 있잖아, 입으면 강해지는거. 그런데 부사장님께서 그거 쓰는 시간에 따라 돈을 뜯어간다고 하시더라고."


"그런 일이 있나."


"근데 생각보다 그 돈이 좀 부담돼서... 아무래도 연봉협상을 좀 하고싶거든.."


"아직 언니의 치료비가 많이 걱정되는건가?"


"...어? 사장님이 그걸 어떻게 알아?"


"나 머신-갑은 모든걸 꿰뚫어본다고. (위잉)"


"..."


"원한다면 언니의 치료비를 모두 회사의 자금으로.."


"아 안돼! 부사장님이 그런 말 들으면 내 월급이 갈려나간다고."


"그럼 내 사비로 대주지."


"...뭐?"



당황해하는 미나.


그리고 나는 사장실의 숨겨진 문을 열며 나온다.


둘이 눈이 맞는다.


미나가 놀래며 벌떡 일어난다. 분명..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데.. 분명히...


"정말 사장이 저 로봇이라 생각하진 않았겠지."


"설마..."


"오랜만에 만나서 반갑다, 유미나."



-1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