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중학교 3학년 시절


지금과 마찬가지로 모쏠아다씹덕이였던 나는 소녀전선을 같이 하는 씹덕 친구들과 다닌 덕에 이성친구와의 교제경험이 0이였다...



허나 마음에 두고있는 여학우가 있었는데





그녀의 이름은 김 카순 (16)






그녀는 소위 말하는 '인싸' 였고



누구에게나 밝게 대해주고 활달한 성격의




남중 남고트리를 탄 븅신이 아니라면
 
누구나 쉽게 상상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였다...







한낯 씹덕 한남에게 불과한 나에게도 말을 걸어주며 친근하게 대해주던 카순이에게



금사빠 + 모쏠씹덕이던 내가 그녀에게 반하는 것은 어떻게보면 당연지사였다








그때가 한창 네이버 웹툰 '연애혁명' 이 유행하던 터라


모쏠씹덕인 나에게도 아주 최소한의 연애 상식에 대한 내용은 박혀있었고



그 길로 곧장 이름과 전화번호를 아주 자연스럽게 따내는데 성공했다










그때만 해도 유사 인싸끼가 있던 나이기에


사람의 번호를 따는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였지만





말 그대로 정말 "최소한의 상식" 밖에 없던 모쏠씹덕인 나에게



이후의 전개란 감히 상상조차 되지 않는 것이였다





일단 친누나에게 조언을 구해




ㅎㅎ 나랑 친하게 지내자! 정도 내용의 카톡을 보내고



ㅎㅎ 그래 학교에서 만나면 인사해줘! 라는 아주 긍정적인 답변을 받아내는데 성공했다








근데 문제는 여기서 시작됐다...







초등학교때 왕따를 당해 트라우마가 남아있던 나에게


인간관계를 구축함에 있어 플롯에 아주 조금이라도 오류와 변수가 생기면 뇌가 멈추고 극도로 소심해지는 것이였다







그렇게 나는 그 톡을 보낸 다음 날





나는 이게 되네라는 생각과

이제부터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이 동시에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내가 내린 결론은 '존버'







상대방이 먼저 말을 걸어줄때까지 말 그대로 존버를 하는 것이다




씨발 병신새끼









그러나 순진무구한 16세 소녀에게


씹덕이 모여서 소녀전선 파세가 있니 없니 어쩌고 하는 얘기를 하며 있는 무리에 있는 남자에게 선뜻 말을 꺼내기란 너무 어려운 일이였다







근데 난 그걸 몰랐다





그냥 먼저 말을 걸어줄 때까지 존버탔다







그렇게 톡을 나눈 다음 날은 아무런 소득 없이 집에 가게되었고



같은 나날이 1년간 반복됐다








씨발










12월이 된 후


그녀는 특성화, 나는 인문계 진학을 희망했기에




이대로 가면 졸업과 동시에 그녀를 영영 보지 못 할거라는 두려움이 나를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는 최악의 선택을 했다










점심시간에 담을 넘어 학교 앞 동네 슈퍼에서 과자들과 내 이름을 남긴 수제 편지를 작성한 다음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회전초밥을 돌고있는 그녀가 돌아오기 전에 책상 서랍에 넣는 것이였다









씨발
좆같네










아무튼 책상 서랍에 넣는것까지는 성공했고






친구들을 반에 대기시켜놓고

나는 도서관에서 마음의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20분쯤 지나고


친구에게 카톡이 왔다










내용인 즉슨 카순이가 편지와 과자봉투를 보고 잠깐 생각하더니



내 책상 서랍에 집어넣었다는 것이다










그 길로 난 무단조퇴를 했고








그녀와는 졸업식에서 인사도 나누지 못 한 채





 그렇게 내 첫 사랑은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