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장....젠장!"

들고있던 유리잔을 집어던져버렸다.
멍청한 관리국 녀석들! 그게 어떻게 구한 아티팩트들인데!

"그런 멍청한 놈들이 그 아티팩트들의 진가를 알아볼리가 없어....어떤 유물들인지도 파악하지 못하고 어딘가에 쳐박아 둘거라고!"

잔이 없으니 병채로 술을 들이키며 생각을 이어갔다.
이제 어째야하지? 유적을 다시 찾아가기엔 돈이 부족하다. 그 멍청한 용병단을 다시 이용하려해봤지만 용병단장놈이 수송선엔 타지도 못하고 죽어버려 해체한다고 했다.

"게다가...."

설령 다시 찾아가서 아티팩트를 얻는다 해도 밀반입은 어려우리라. 관리국 녀석들은 쓸데없이 짐 검사는 철저하니까.

"....그래!"

좋은생각이 떠올랐다. 현재 수중에 남아있는 유물은 없지만 내가 유적을 탐사하고 유물을 가져왔다는건 관리국이 보증할터이다.

"관리국의 보증만 있다면 연구지원금을 받는게 어려운 일은 아냐..."

돈만 생각하며 나를 무시한 놈들에게 성과를 보여줄 생각을 하며 나는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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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바로 이거야!"

그때의 멍청하고 질 떨어지는 용병단과는 급이 다른 용병들이 내 눈앞에서 명령을 기다리는 모습에 온 몸에 전율이 흐른다.

"그때의 멍청한 빚쟁이년들도 없으니 이제 내 앞에 걸림돌은 없다!"

이번엔 학교의 보증도 있으니 위험성만 없다면 아티팩트도 내 소유가 될 것이다.

"흐흐...학교놈들이 아부하는 꼴이란..."

심지어 교수님마저 나에게 놀라움을 표하며 다음에 엄청난 사람을 소개시켜주겠다며 내 지식을 뽐내보라고 했다.

"자...그럼 탐사를 시작해볼까."

막 나타난 유적의 입구를 보며 들어갈 채비를 하던 그때 용병들이 어수선해지기 시작했다.

"뭐야? 질이 좋아져봤자 역시 용병나부랭이들이라 그런가 답이 없구만 답이."

투덜거리며 용병대장을 찾기 시작하자 사색이 된 얼굴로 내게 오는 놈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저...월버씨? 큰일입니다."

하여간 교육을 못받은 놈들은 답이 없어. 한심함과 짜증을 씹어삼키며 물었다.

"뭡니까? 문이 닫히기전에 빨리 유적에 들어가야한단 말입니다!"

"그게....유적 입구에서 '그림자'가 발견되었습니다. 침식파반응으로 보아 꽤 강한녀석 같습니다."

"그래서 뭐 어쩌란거지? 그런걸 처리하라고 너흴 고용한건데 말야. 난 마저 준비를 할테니 빨리 치우십쇼."

".....알겠습니다."

용병대장놈이 입을 꾹 다물더니 한마디를 남기고는 용병대쪽으로 복귀했다.
하여간 못배워먹은 놈들은 이래서 안된다니깐...

"크아아아아아악!!!!"

그때 엄청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뭐..뭐야! 이 비명은!"

놀라서 유적쪽으로 가자 아수라장이었다.

"으아아악! 도망쳐!"
"무슨소리야! 응전해! 쏘라고!"
"젠장! 공격하니 흉폭해졌잖아! 그러니까 하지말자니까!"
"아악! 찔렸어! 살려줘!"

도망치는 놈부터 시작해서 몸에 피칠갑을 한체 쓰러져있는 놈등등 난장판이 따로 없다.

"너희들도....이 아픔을 느껴야해...!"

노이즈가 낀듯한 이질적인 목소리에 그 쪽을 바라보자 믿기힘든 것이 보였다.

"너....살아있었나?!"

아니 살아있다고 표현하기는 어려운가.
당황한 내 외침이 들렸는지 그림자가 내 쪽을 봤다. 그러고는 눈을 크게 뜨더니

"아...? 아아아아---!!!"

괴성을 질러댔다. 마치 그때 사진에서 튀어나왔던 그림자처럼.

"전부 죽여버리겠어!!!"

"히익....빠...빨리 막아!!!"

꼴사나운 비명이 새어나오는것을 막으며 용병들에게 명령을 내리고 함선쪽으로 달렸다.

"지...지원! 지원이 필요해!"

그때의 강력한 모습이 지금과 일치한다면 멍청한 용병들만으론 당해내지 못하리라.
최소 B급 카운터는 필요하다.

"어....?"

함선이 있던곳에 도착한 나는 눈을 의심할수 밖에 없었다.

"이게 대체 무슨...."

그 곳엔 검은 십자가가 여러개 박혀 부서져버린 고철덩이만이 남아있었다.

"이럴리 없어....난 여기서 죽을 수 없다고...!"

대시인지 애쉬인지 모를 중졸년한테 죽을순 없다. 나는 장차 교과서에도 실릴 위인이 될 몸이란 말이다...!

그런 현실도피를 하고있자 위에서 아까의 그림자가 나타나더니 내 앞을 가로막고 입을 열었다.

"언....니....이젠 집에 갈 수 있는거야...?"

언니? 설마....그 년도...?

"그럼....당연하지."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소름이 돋았다.
삐걱거리는 머리를 간신히 돌려 뒤를 보자 검은 드레스를 입고 검은 십자가를 주위에 띄운 여자가 보였다.

"이 쓰레기를 집에 데려가 재조립한후에 가구로 써버릴까...? 아냐 더 괴롭힐 방법이 필요해."

소름돋는 말을 아무렇지않게 내뱉는 그 여자의 눈엔 생기라곤 하나도 보이지않았다.

"집....?"

"그래 집. 너가 새로 태어난 곳 말이야."

"아.....아.....!!!!!!"

드레스여자가 한 말에 처음에 나타난 그림자가 절규를 내뱉는다.

"거...짓말....집으로 돌아가자면서....!"

"이젠 이 곳이 우리의 집이란다."

그림자의 절규를 들으며 내 정신은 멀어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