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에 들어가기에 앞서

카운터사이드에 단순한 악역이란 없었다


뭔가 세계를 구하려는 것처럼 보이는 공익, 나름대로 인류 구원의 사명을 가진 리플킹 등 카사에 등장하는 대부분 악역과의 결전은 선과 악이 아니라 이념과 이념의 대결이었다


내츄럴 본 비틱 유미나, 팬티스틸러 주시윤, 배신의 상징 힐데 등 주역 인물 역시 선한 면모뿐 아니라 악한 면모가 부각되는 선과 악의 혼재된 복합적인 인물상을 가지고 있다


근데 이새끼는 그냥 대놓고 악이다


하다못해 비슷한 케이스인 기계수집가도 자신의 기계에 대한 열정, 초-강한 메카닉에 대한 염원 등 마지막은 허접했지만 그 전까지는 악인에 걸맞는 광기와 포스를 한껏 보여줬다. 무려 '제3종'도 상대할 수 있는 강력한 결전병기인 타이탄을 운용하기도 하고.


하지만 윌버 이새끼는 작중 이야기가 진행되는 내내 이렇다 할 모습을 하나도 보여주지 않는다. 사기계약, 용병 무시, 리타한테 쫄기, 카메라로 그림자 트롤링 등. 잠깐의 회상으로 교수님과 얽힌 사연을 풀기는 하지만 그래도 다른 악역에 비하면 지나치게 평면적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선과 악이 혼재된 다른 악역들과는 다르게.


그리고 이번 신캐 브라우니

보면 알겠지만 머리색과 헤어스타일 면에서 윌버와 판박이다. 이게 그냥 우연일까?


똥글똥글한 머리통과 눈망울만 봐도 굉장히 착하고 순진해 보이는 이 인물은 아마 윌버의 여동생 등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이제 이 여동생은 유적 탐사를 나갔다가 사라진 자신의 오빠를 찾기 위해 솔저임에도 카운터 아카데미에 들어가 스스로 훈련할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재능 없음에 절망하고, 친구들처럼 강력한 힘을 얻을 수 없다는 걸 뼈저리게 깨달으면서도, 남에게는 아무리 미워도 저에게는 소중한 오빠를 찾기 위해 이면세게를 헤맬 것이다. 그림자를 마주하기 전까지.


윌버로 시작된 이기적인 악의 서사는 브라우니의 이타적인 선으로 이야기를 끝맺게 될 것이다. 카운터사이드 특유의 선과 악이 혼재된 서사는 각 분야를 담당하는 윌버와 브라우니를 통해 깔끔하게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