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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싹.

"하읏!!"

"샤오린 양의 엉덩이는 정말 굉장하군. 이 탱글탱글함이 정말 버릇들겠단 말이지." 사장이 샤오린의 엉덩이를 움켜쥐고 말을 이었다.

"이렇게 훌륭한 엉덩이를 가지고 있다면 가슴이 좀 귀여운

사이즈라 해도 아무 문제될것 없다고 생각하네."

그녀의 심장박동이 거칠어졌다. 그 신사답던 사장님이 맞나?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서 피어오르는 만족감과 행복이 그녀를

혼란스럽게 했다. 이윽고 사장의 팔이 샤오린의 가냘픈 허리를 감싸안은 후 천천히 그의 손이 아래로 향하기 시작했다.

"사..사장님.. 거긴 안돼..요.."

"주인님이라고 부르도록." 거의 흐느끼는 샤오린의 입을 손가락으로 막으며 사장이 속삭였다. 

"알겠습니다 주인...님..."


굿모닝 빰빰빠 굿모닝 빰빰빰

시끄러운 알람소리가 샤오린을 꿈에서 건져냈다. 그녀의 호흡은 

거칠어져 있었고 얼굴도 빨갛게 상기되어있었다. 

'...축축해서 찝찝하고 기분나빠..' 어쩌다 이런 꿈을 다 꿨을까.

아니 꿈이라는 것 자체를 오랜만에 꾼 그녀였다. 어제 유진에게

칭찬받은 엉덩이가 내심 자랑스러웠을까. 샤오린은 다시 꿈을

떠올리고는 부끄러웠지만 다음 단계로 나아가지 못한 것이 다소 

아쉽기도 했다. 경험이 없어서 꿈에서도 채 구현을 못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그녀는 잡념을 떨쳐내기 위해, 끈적거리는 몸을

씻어내기 위해 샤워실로 향했다.



봄날씨였지만 화창한 햇살덕에 조금 갈증을 느낀 샤오린은

마실 것을 사기위해 gs25를 지나 cu에 들어갔다. 거기엔

새우탕 작은컵과 큰사발을 양손에 들고 고뇌하는 듯한 유미나가

있었다. 

"미나야? 뭐하고 있어?"

"앗 깜짝이야, 샤오린이었구나. 하하.. 컵라면을 먹으려는데

경제적인 작은컵을 먹고 돈을 아낄지, 든든하게 큰사발을 먹을지

고민중이었어.." 유미나는 볼을 긁적이며 멋쩍게 웃었다.

"고민하지 말고 이리 줘. 오늘은 내가 사줄게."

샤오린은 그녀 몫의 녹차 페트병을 집어들고 말했다.

샤오린에겐 유미나의 친구를 쐈던 죄책감이 남아있었다.

유미나는 내색하거나 하진 않았지만, 더 잘 대해줘야 겠다고

늘 생각했다. 유미나는 샤오린의 말에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작은 컵과 큰사발을 동시에 내밀고 그 위에 참치마요삼김을 얹었다

뭔가 유미나 다운 모습이 귀여워서, 샤오린은 웃고 말았다.


유미나는 샤오린에게 감사인사를 전함과 동시에 전투적으로

컵라면을 먹기 시작했다. 식사가 격렬한 만큼 그녀의 흉부도

난폭하게 파도쳤다. 샤오린은 경험한 적 없는 무브먼트였다.

평소에도 컵라면이나 간단한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것 같은데,

어째서 유미나는 이렇게도 거대한 가슴을 갖고 있는 걸까?

"미나 너는 어떻게 그렇게 가슴이 커?" 샤오린은 나지막이 물었다.

"그..글쎄. 그냥 이렇게 됐는데.. 이거 하나도 안 좋아! 싸울땐 

불편하지, 더우면 땀차지, 남자들이 쳐다보지...나는 작은 가슴이

부럽던데. 이건 그냥 평범한 살덩어리일 뿐이야."

유미나의 발언에 악의는 없다는 걸 알고 있지만, '작은 가슴'을

언급할 때 자신의 가슴에 시선이 스쳤다는 걸 저격수는 놓치지

않았다. 삼김은 돌려 놓으라 할걸.


유미나와 썩 유쾌한 결론의 이야기는 나누지못하고 헤어진 뒤

샤오린은 박정자의 연구실로 발을 옮겼다. 어제 샤워하는 도중

유진에게 엉덩이를 맞았을 때와 오늘 꿈에서 느낀 몸에 흘렀던 

전류같은 느낌이 그녀를 불안하게 했다. 생체전류 조작이 특기인

그녀에게 무슨 문제라도 생긴걸까? 능력조차 못 쓰게 된다면, 

사장에게 쓸모가 없어지게 된다면 그의 곁에 서는 것도 허락되지 않을 것 같아 걱정되었다.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 샤오린이

연구실에 도착하자, 카페인의 망령이 그녀를 맞아주었다.

"샤오린 양이네요.. 박정ㅈ.. 올리비에교수님을 불러드릴까요?"

"네 부탁드립니다 이윤정 조교님.. 좀 주무셔야할것 같은데.."

"조교야! 날 찾아온 카운터 냄새가 나는데? 얼른 자리 돌아가서

내 논문좀 끝내놔야지 않겠니?" 박정자교수가 나긋나긋하지만

날선 목소리로 말했다. "어머, 샤오린 양이셨군요, 무슨일이시죠?"


샤오린은 간략하게 증상과 걱정되는 부분을 설명했다.

박정자교수는 몇가지 검사를 하더니 꿈의 내용에 대해서 솔직하고

상세한 설명을 요구했다. 샤오린은 부끄러웠지만 교수의 지시대로

했고 또 다시 몸에 이상한 느낌이 드는 것을 알아챘다.

"교수님! 지금도 비슷한 느낌이 드는 것 같아요, 저 어떻게 

된거죠?" 그녀의 걱정스러운 물음에도 불구하고 박정자교수는

야릇한 미소를 만면에 띄우며 그녀를 안심시켰다.

"샤오린 양,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그건 능력약화나 그런게 아니니까. 후훗" 일차적으로 안도한 샤오린이었지만 그 처음 느낀 감각은 어떻게 이해해야 한단 말인가? 

"초천재인 제가 봤을 때, 샤오린 양은 약간의 M성향, 즉

마조성향이 있다고 판단되네요." 박정자교수가 약간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샤오린이 잘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자 교수가 말을 이었다.

"크흠, 조신한 숙녀인 제가 설명해 드리기는 조금 곤란하니, 

조교에게 물어보거나 알아서 찾아보세요. 호호 그럼 저는 필라테스

수업을 들어야 해서 이만!"

샤오린은 도망치듯 사라지는 교수의 뒷모습을 보며 다시 한번 

조교가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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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유독 길다 참고 봐주시는 분들 카운터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