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어느덧 30대중후반 ~ 40대초반


건강하게 잘자라준 내 아들(딸)의 첫 학부모 참관수업이 있는날이다.


오래도록 일에 시달리며 가정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나에게 벌써 자식이 생기고 학부모로써 수업을 참관하는 날이 오다니 여러가지 감정이 뒤섞이며 오랜만에 가슴이 설렘으로 가득차 두근거린다.


"다음은 누가 발표해볼까요~ ㅇㅇ(카붕이 자녀)가 발표해보도록할까요?"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도중 벌써 우리 아들(딸)의 발표순서가 다가왔다.

어떤 대답이던 상상만으로도 벌써부터 입꼬리가 씰룩거리며 흐뭇한 미소가 멈출기미를 안보인다.


'째깍째깍'


몇초가 흘렀을까

발표를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내 아이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어디 아프기라도 한걸까?

고개를 떨군채로 아무런 말도 못하다가 시선을 돌려서 나를 잠깐 쳐다보고는 그새 다시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침묵속에 다시 1분가량이 지났을까 담임선생분께서 말을 이었다.


"오늘 ㅇㅇ(카붕이자녀)이가 긴장을 많이 했나봐요~ 그럼 옆짝꿍인 하림 학생이 발표해볼까요?"


"네~"


밝은 목소리로 대답한 학생은 비록 여자아이지만 우리회사 영업사원도 울고갈만한 유창한 말솜씨로 발표를 이어나갔다.


잠시 여자아이의 언변에 홀려 감탄하던사이에 수업의 끝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자~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다음 시간엔 오늘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토론수업을 하도록 할게요. 다음 슬기로운 생활과목 전에는 책상을 붙여놓도록해요"


담임선생님의 말씀이 끝나자 학부모와 학생들 모두 일사분란하게 복도밖으로 나가고 아이들과 말을 나눈다.

복도가 한순간에 시끄러워졌다가 학부모와 아이들이 빠지니 금새 다시 조용해졌다.


그런데 우리 아이가 보이지 않는다.


교실을 슬쩍보니 학부모가 오지못한 아이들 몇몇과 함께 교실에서 엎드린채 미동도 없는 우리 아이가 보였다.

역시 어디가 아픈걸까?


교실에 들어가

아이의 등을 부드럽게 토닥였다.


"ㅇㅇ아 어디아프니?"


아이를 조심히 부르며 일으켜 얼굴을 보니 예쁜 얼굴에 눈물과 콧물이 범벅이 되어있다.

놀라서 아이의 이마에 손부터 올려보니 열도 느껴지지 않는다.


"ㅇㅇ아 어디 아파?"


대답을 하지 않는아이가 답답해 다시 물어보니 고개만 젓는다.


"그럼 왜 울어 우리 ㅇㅇ이 누가 울렸어?"


어루고 달래듯 여러번 말을 해봤지만 말을 안한다.

혹시 반에 있는 친구들 때문일까 싶어서 아무도 없는 빈 교실로 데려가서 다시 물어봤다.


"ㅇㅇ아 아까는 왜 울었어?"


아이는 주변을 스윽 둘러보더니 나와 아이 이외에는 아무도 없는걸 확인하고 천천히 입을 뗐다


"아빠가 비웃었잖아.."


응? 내가?

아까 수업중인 아이가 나를 돌아보던게 기억났다.

하지만 그냥 우리 아이가 귀여워서 웃은것뿐인데..

아이는 말을 이어나갔다.


"아까 부끄러워서 선생님한테 말못했는데 근데 그걸 아빠가 비웃어서 그게 너무 슬프고 아프고 부끄러워 흑흐윽.."


아이가 훌쩍이며 말을 이어나가는데 말을 다하자마자 울음을 터뜨렸다.

내가 오해받은것보다도 눈에 넣어도 안아플 우리 아이가 상처를 받았다는 사실에 마음한켠이 조금 쓰라렸다.


"아..아니에요~ 아까 아빠가 웃은거는 우리ㅇㅇ이가 너무 대견하고 예쁘게 잘자라준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웃은거야~ 아빠가 우리 ㅇㅇ이를 왜 비웃어~"


오해를 풀기위해 어루고 달래기를 몇분째

아이가 딸꾹질을 하듯 훌쩍이며 울음을 멈췄다.

아이를 꼬옥 안아주며 달래주고 있다보니

아이와 오랫동안 함께 놀아주지 못하는 현실이 조금 미웠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아이가 눈물젖은 목소리로 나지막히 말했다.


"아빠는 부끄러운적있었어? 부끄러울때는 어떻게해?"


내가 우리아이때는 울고 그만이었는데 

우리 아이는 너무 성숙한거같다.

아니, 우리아이는 혹시 천재가 아닐까?

그렇다면 지금 해줄 말이 중요하겠네?라고 생각하며

부끄러웠던 기억을 되짚어 봤다.

그러고보니 내가 젊을때..




군대에서 몽쉘먹으면서 딸쳐봤잖아

군대에서 몽쉘먹으면서 딸쳐봤잖아

군대에서 몽쉘먹으면서 딸쳐봤잖아

군대에서 몽쉘먹으면서 딸쳐봤잖아

군대에서 몽쉘먹으면서 딸쳐봤잖아

군대에서 몽쉘먹으면서 딸쳐봤잖아

군대에서 몽쉘먹으면서 딸쳐봤잖아





번외편으로 프로게이머도 아닌데 게임하다가 화나서 바지에 똥싸봤잖아 편과

내 게임도 아닌데 무급으로 봉사하면서 유저들한테 그랜절 올려봤잖아 편이 있습니다.



긴 글 봐주신 카챈 여러분들께 감사합니다.


오타와 필력에 대한 지적은 쓰게 안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