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전에


※ 이 문학은 카운터사이드의 설정을 그대로 따라가지 않습니다.

※ 이수연이 밸런스가 걱정될 만큼 존1나게 쎕니다.

2021.05.24 22:40분부로 카문대 참여작으로 변경합니다.


1편 2편 3편





.......


몸이 무겁다.


죽은 것처럼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나는 어디에 있는 걸까. 이미 죽은 건가?


"이수연."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이수연의 의식이 점점 깨어났다.


"이수연. 일어나."


냉담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정겨운 목소리가 들렸다.


당장에라도 잔소리가 쏟아질 것 같은 느낌에 이수연은 눈을 떴다.


눈 앞에 20년 전의 힐데와 자기 자신이 보였다. 힐데는 널브러져 있는 어린 시절의 이수연을 깨우고 있었다.


기억이었다. 스승님이 옆에 온 것이 아니라, 스승님과 지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자신이 제3자의 입장에서 들여다 보는 것.


죽어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이런걸 주마등이라고 하는 걸까.


이수연은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듯 어린 시절의 기억 속으로 빠져들었다.


.....


......


홀로그램으로 구성된 훈련장의 한복판에 젊은 이수연은 널브러진 채로 미동도 않았다.


훈련장의 주변은 완전히 박살이 나 있었다. 가상 현실로 만들어낸 대지, 건물, 무엇 하나 할 것 없이 대재앙을 맞은 것처럼 폐허로 변해있다.


관리국의 최강 전력인 힐데와 이수연, 두 소녀가 전력으로 날뛴 결과였다.

 

"으... 우우.... 스승님... "


"일어나라. 이수연."


"못이기겠어요... 좀만, 쉬었다가 하면.... 안돼요...?"


"대련으로 이길 수 있다고 큰소리 땅땅 칠 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힘들다고 꼬리를 내리는거냐."


힐데의 잔소리가 따박따박 이수연의 귓가를 때려댔다.


이수연은 시간만 나면 힐데를 실력으로 이겨보겠다면서 전투 훈련을 도와달라고 졸라댔다. 


결과는 37전 0승 37패. 이렇게 처량하게 누워있는 신세가 이번으로 37번째다.


"하아.... 이번에야말로 스승님을 이겨보겠다고 미친듯이 뛰어들었는데, 스승님은 꼼짝도 하지 않으시네요..."


"너야말로 이런 애들 장난을 몇 번이나 더 해볼 생각이냐? 애초에 실력 차이가 너무 나는데."


"그치만 그치만~ 스승님을 따라잡는게 제 목표인걸요! 꿈을 향해 청춘을 불태우며 한걸음씩 전진하는 소녀! 로맨틱하지 않아요 스승님???"


"로맨틱은 얼어죽을..."


발랄하게 윙크까지 취해가며 떠들어대는 이수연을 보고 힐데는 깊은 한숨을 쉬었다. 제자라고 뽑아놓은 것들이 어떻게 하나같이 정상이 없을까.


"강해지고 싶은 마음은 알겠다만, 이런 대련은 그만 두는게 좋아. CRF 낭비다.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를 생각해. 우리의 영혼과도 같은 힘을 이런 시간 죽이기에 투자할 순 없다. 그러다간 강해지기도 전에 전장에서 죽어나갈거야."


"에이, 스승님도 참! 걱정하지 마셔요. 이렇게 힘 써도 멀~쩡하다니까요? 제가 카운터 능력이 육체 활성화 계열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CRF 소모가 다른 친구들보다 더 적은게 아닐까요?"


힐데는 이수연의 카운터워치를 슬쩍 곁눈질로 쳐다보았다. CRF는 줄어들지 않았다. 방금 전까지 그토록 격하게 싸워댔는데도 말이다.


의구심이 힐데의 마음 속에서 고개를 서서히 들었다.


"혹시나 물어보는 건데, 카운터 능력을 많이 써서 지쳐본 적 있나?"


"네? 글쎄...요?"


"예를 들어주지. 얼마 전에 있었던 트윈 블레이드 작전, 기억나느냐?"


그 전투에서 이수연은 혼자서 침식체의 대군세를 덮쳐 전멸시키고, 전략 목표였던 3종 비스트까지 처치해 모두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괴물같은 활약상을 보여놓고도 너무 무리를 한 나머지, 전투가 끝나자마자 바로 후송됐던 바 있다.


"몸을 혹사해서 피곤했던 거 말고는... 잘 모르겠어요."


"싸울 때 혹시 느꼈던 특이사항이라던가, 그런 건? 잘 기억해봐라."


이수연은 잠시 고민하듯 눈을 감았다.


"....아. 하나 있어요."


"그게 뭐지?"


"엄청 힘들어서 죽을 것 같을 때, 자꾸만 몸에 힘이 들어와요. 그런다고 몸이 씻은 듯이 개운해진다던가 하지는 않아요. 뭐랄까... 총을 쏘는데 탄이 무한인 느낌이랄까? 계속 힘이 들어와서, 바로 쓰러져버리고 싶은데 저절로 몸이 움직이는 느낌도 들어요."


말하면서 이수연은 트윈 블레이드 작전 당시를 떠올렸다. 


눈 앞에는 적, 적, 끊임없이 많은 적. 하지만 누가, 얼마나 달려오든 전부 다 검으로 일도양단했다.


육체는 검을 휘두를 수 없다고 말하는데, 어디선가 자꾸 검을 휘두를 힘이 들어왔다. 


그렇게 베고, 베고, 또 베고, 정신을 차렸을 때는 모든 작전이 끝나 있었다.


"....."


이수연의 이야기를 듣고 힐데는 골똘히 뭔가를 고민하는 눈초리였다.


항상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쌀쌀맞고 침묵을 자주 지키는 그녀였지만, 오늘따라 더 깊은 생각을 하는 듯 보였다.


마침내, 힐데가 입을 열었다.


"이수연. 내가 널 제자로 거둔 이유가 뭐인 것 같나?"


"음~ 그거야 당연히... 제가 스승님을 너~무너무 좋아해서요?"

 

답같지도 않은 답이 들려오자 힐데는 이수연의 볼따구를 잡아 아무렇게나 뒤흔들었다.


"바보같은 녀석. 생각을 좀 해라 생각을."


"아! 아야아아아아! 아아! 아하오 흐흐잉!!"


"반응을 보니 정말 모르는 것 같군. 지금부터 중요한 이야기다. 잘 들어놔라."


힐데의 진중한 말투에 이수연은 자신도 모르게 귀를 기울였다.


"이유는 하나. 네 힘이 그만큼 압도적이었기 때문이다."

 

"...진짜요?"


"그래."


들려온 말은 생각보다 별 것 아니었다. 내가 널 왜 데려왔는지 아느냐? 네가 마음에 들어서 데려왔다. 급의 지극히 단순한 답.


이수연은 납득이 안됐다. 자신이 그렇게 쎄다면 힐데를 지금 당장에라도 이겨야 하는 것이 아닌가?


"에이 스승님. 그게 뭐에요 이유가. 그게 사실이면 제가 스승님 정도면 한주먹에 그냥 확~"

 

"그런 차원의 이야기가 아니야. 네가 날 싸움으로 이기려면 500년은 멀었다 애송이."

 

"왜요? 제가 힘이 압도적이라면서."


깊은 한숨이 들려왔다. 힐데는 대답하기 귀찮다는 듯, 시시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네가 날 못이기는건 숙련도의 문제다. 얼마 전에 큰 활약을 보여주긴 했다만, 네 실력은 아직도 어린애 수준이야. 무지성으로 냅다 돌격할줄만 알고, 머리를 쓸 줄은 모르거든."


"그러실거면 그냥 저에게 욕을 해주세요...."


"다시 원래 얘기로 돌아가지. 내가 말하고자 하는건 힘의 크기야. 확실히 네가 무지성 막가파이긴 하지만, CRF의 크기만큼은 나 이상이다. 아니, 오히려 내가 봐온 인간들 중 너보다 강한 CRF를 가진 경우는 없었어."

 

"....확실히 카운터 적성 등급은 S로 나오긴 했는데."


갓 카운터가 된 이수연은 S급의 랭크를 받은 희대의 천재라고 소문이 자자했다.


그래서 힐데는 이수연을 처음부터 눈여겨보고 있었고, 잘만 키운다면 아주 강한 카운터가 될 소질이 충분했기에 이수연을 직접 선별해서 데려왔다.


힐데가 이수연에게 의구심을 품었던 것은 얼마 전에 있었던 트윈 블레이드 작전 때였다.


혼자 원맨아미 급의 활약상을 보이고 그렇게나 몸을 혹사시켰는데도, CRF가 줄어들긴 커녕 멀쩡했으니까. 


카운터란 자신의 영혼을 소모해 힘으로 구현하여 싸우는 존재. CRF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그 전투 이후 힐데는 이수연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어쩌면 CRF가 줄지 않는 것은 최대치가 무식하게 많기 때문이 아닐까.'


그냥 재능이 있는 아이가 아니라, 그 재능 너머에 숨겨진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고민했다.


그리고 방금 이수연은 이렇게 말했다.


'힘들어 죽을 것 같은데, 자꾸만 힘이 들어온다.'


그 이야기로 힐데는 어느 정도의 확신을 얻었다. 본인은 모르겠지만 지금 힐데의 말투는 생각보다 고무되어 있었다.


"솔직히 말하지. 그만큼의 CRF를 가질 수 있는 인간은 단언컨데 '없다'. 인간이 견딜 수 있는 용량이 아닐 뿐더러, 있다 한들 그 힘에 취해 진작에 저세상 기차를 타기 마련이거든."


이수연은 비유하자면, 지구만한 크기의 동력원을 메고 다니는 기계장치였다. 


인간이 갖기에 과분한 힘을 갖고 있는 축복받은 존재. 이수연 본인만 자기가 그렇게 강한줄을 모르고 있었을 뿐.

 

"하지만, 이걸 다행이라 해야 할지 아니라 해야 할지... 오히려 네가 바보이기 때문에 지금껏 건강하게 잘 살아온 것 같구나."


"잘 말하시다가 갑자기 커브 트실거면 그냥 욕을 하시라구요 스승님..."

 

괜히 억울하다는 듯 이수연은 힐데를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강아지 같은 모습이 묘하게 귀여워서, 힐데는 이수연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이수연의 얼굴을 보고 많은 생각들이 힐데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다. 


자신의 힘이 뭔지도 모르고 살아왔던 아이. 기교파인 자신과는 달리 힘으로 찍어누르는 아이.


이 아이라면, 가르쳐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네 이야기를 들어보니 어느정도 가닥이 잡힌 것 같군. 이수연. 너에게 세상 그 어떤 것도 무찌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마. 아마 너라면 따라할 수 있겠지."


나유빈을 포함해 자기가 제자로 데려온 사람들은 모두 특출난 능력을 가진 괴물들이다. 그들 중 누구도 배우지 못한 기술이 있었다.


힐데는 눈을 지긋이 감았다. CRF를 천천히, 지속적으로 끌어모으기 시작했다.


"위험한데다 자주 쓸 수 있는게 아니라 보여주는건 딱 한번. 목숨이 위험하다 싶을 때가 아니면 쓰지 마라."


뭘 보여주려고 이렇게까지 폼을 잡으시나 하고 이수연은 아무 생각 없이 힐데를 바라봤다.


순간 이수연은 힐데에게서 느껴지는 위압적인 기세에 흠칫 하고 몸을 떨었다.


힐데의 주변을 힘의 격류가 감싸고 서서히 맴도는 것이 보였다. 어찌나 격렬한지 힐데의 주변으로 아우라가 튀기며 폭풍이 일었다. 보기만 해도 소름이 돋았다.


이수연의 눈 앞의 힐데는 더 이상 힐데가 아니었다. 힐데의 형상을 하고 있는 그 무언가가 힐데의 뒷편에서 느껴졌다.


폭풍. 오로지 힘의 폭풍. 인간이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현상과 마주한 것만 같은 인상.


이게 정녕 인간이 낼 수 있는 힘이 맞을까?


이길 수 없다.


힐데를 바라본 순간 들은 생각이었다.


"....."


소름이 돋았던 것도 잠시, 힐데에게서 위압감이 사라졌다. 공간을 찢을 듯이 휘몰아치던 격류도 깨끗하게 없어졌다.


이수연은 사뭇 진지한 눈으로 힐데에게 말했다.


"방금 그건... 뭔가요?"


"나만이 쓸 수 있던 힘. 그리고 네가 배워야 할 힘. CRF를 몸 주변으로 압축하고 또 압축하는 거다. 아무나 할 수는 없어. 힘을 모으다가 그 힘에 쓸려나가 죽어버릴 수도 있거든. 하지만 너처럼 힘이 썩어 넘치는데 활용을 못하는 케이스라면 적격이다. 이수연. 오직 너만이 배울 수 있는 힘이다."


힐데가 뭐라고 더 말했던 것 같지만, 그 다음 일부터는 기억이 나질 않았다. 거기서 기억은 끝났다.


.....


.......


뒤늦게 떠오른 옛날 기억들에 이수연은 쓴 웃음을 지었다.


이제 와서... 이런 것들이 왜 기억나는 걸까?


그동안 정신없이 사느라 기억하질 못했는데, 그랬던 것 같다. 내 안에는 말도 안될 만큼 많은 힘이 깃들어 있다고. 단지 그걸 활용할 줄 모르는 것 뿐이지.


그러나 이미 늦었다. 몸은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다.


독에 침식되어 몸이 붕괴되는 바람에 다시 싸울 수조차 없다.


모두를 실망시키고 말았다. 힘을 일부만 가져온 마왕이라면 신의 눈을 받은 자신의 선에서 정리할 수 있으리라고 믿었다.


자신은 지금 그 만용의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것이다. 


바보같다. 그렇게나 많은 힘이 있음에도 활용하질 못한다니. 죽을 때가 다 되서야 그걸 기억해내다니. 이래서야 무슨 쓸모가 있는가.


누워있던 도중 뭔가가 하나 더 생각났다.

 

....아. 맞다. 그랬었지.

 

그래. 기억났다.


그 때, 자신만이 배울 수 있는 기술을 가르쳐 주겠다며 힐데는 그런 말을 했다.


내 몸이 억제기일지도 모른다는 말. 육체를 보존해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존본능이 되려 힘의 해방을 방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그렇다면 이미 죽어버린 지금의 몸으로는 뭘 해도 상관 없는 것이 아닐까?


어차피 죽게 될거, 최후의 저항이라는 느낌으로 한번 뭐라도 해보자는 생각이 이수연의 머릿속을 채워나갔다.


".....!!!!"


있다. 느껴진다.


다시 힘이 몸으로 들어온다. 생기가 돌기 시작한다.


독으로 파괴된 몸은 여전히 움직일 수 없지만, 그럼에도 힘은 있다. 아이러니한 일이다.


"하긴... 그 때도 움직이지 않는 몸으로 계속 싸워왔는데, 지금이라고 못할 건 또 없겠네."


이수연은 누워 쓰러진 채로 힐데가 했던 말을 곰곰히 떠올려봤다.


CRF를 전부 끌어다 쓴다는 느낌으로 최대한 많이 몸 주변으로 응집시켜라. 동시에 몸 속에 CRF를 모아 담고 폭풍처럼 몸에서 휘몰아치게 해라.


신체 내부와 외부에 모인 힘을 주파수를 조율하듯 파장을 맞추고, 끝없이 순환시켜라.


힐데가 말해줬던 것에 자신만의 노하우를 적절히 섞어낸다.


몸 내부 뿐만이 아니라 주변으로도 힘이 몰아치기 시작한다. 한번만 들어서 잘 기억이 안나지만, 이수연은 이 힘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본능적으로 알았다.


거대한 팔의 형상을 상상해본다. 그 팔이 자기 자신의 몸을 부축해서 일어나는 것을 상상하고, 그것을 현실에 구현한다.


죽어있던 몸이 무언가에 떠밀리듯 서서히 일어난다. 성공이다. 이 방법을 살짝 응용한다면 몸이 움직이지 않는 것 정도는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할 수 있어."


움직이는건 이걸로 됐다. 이제 주변에 응집되어가는 CRF를 더욱 더 많이 끌어당긴다. 처음 압축시켰던 것보다 500배, 1000배, 50000배. 더, 더, 더 많이. 끝도 없이.


힐데가 작전 시작 전에 했던 말의 의미를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자신은 조커였다. 마왕을 격퇴하는건, 관리국의 힘 그 자체였던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마음 속에서 떠오른 한마디의 말이 다 죽어가던 그녀의 혼을 되살려내고, 모여들던 힘에 불꽃을 점화시킨다.


잘 들어라 수연아. 


힘을 개방한다면 이 세상에 널 이길 수 있는 존재는 없어.


네가 최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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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편이 마지막일듯. 5편은 좀 길고. 새벽에 써서 퇴고도 안하고 걍 대충 던짐.


이 문학 한정으로 이수연은 존나게 쎔. CRF에 한계가 아예 없다는 설정. 납득 안가면 그냥 이면세계라고 생각해줘.


그래도 CRF가 무한하다지만 클리포트 인자에게는 비빌 수 없음. 마왕이 온전한 힘을 갖고 세상에 강림한다면 그땐 이수연이 별 지랄을 해도 절대로 못막음.


근데 다시 읽어봐도 ㅈㄴ 재미없네 글 이렇게 못쓰는것도 재능일듯. 실력이 너무 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