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차게 시작한 코핀 컴퍼니 사업이 망한지 3년.. 前관리자는 델타세븐의 하청업체 알파세븐의 청소부로 일하는 중이다.


흡연실의 쓰레기들을 치우고 유리문을 나가면서 직원들과 마주친다.


"저기요, 아저씨. 재떨이 비워놓는게 그렇게 어려워요? 2시간 전에도 이 상태였던거 같은데.."


"아.. 제가 집에 가족이 있어서.. 재떨이는 나중에 하려고 했습니다."


"아저씨 가족은 난 모르겠고 내가 쓸 재떨이가 없으니까 지금 비우라고요. 눈치가 그렇게 없어서 회사생활 어떻게 합니까?"


"죄송합니다. 바로 치우겠습니다."


원래 라텍스 장갑을 끼고 가족에게 안좋은 물질이 안가게 하려고 한 관리자였으나 겨우 얻은 이 직업도 잃을 순 없으므로 어쩔 수 없이 순응한다.


재떨이의 담배꽁초들과 담뱃재들을 쓸어담는 관리자가 보이지도 않는지 직원들은 관리자에게 험담을 쏟아붓는다.


"에휴 그런 좆도 아닌 실력으로 사업을 하니까 개망하지"


"맨날 실비아 팀장님 해킹으로 깔보더니 꼴 좋다 병신"


"야 ㅋㅋ 코핀 출신 카운터들 존나 맛있더라? 너는 먹어보긴 했냐? 푸하핫"


자신에 대한 험담은 참을 수 있어도 가족과 코핀에서 함께했던 직원들 험담은 참을 수 없는 관리자였다.


"험담은 저한테만 하시죠. 그 아이들은 아무런 죄가 없습니다."


라고 말하면서도 관리자는 마음 한쪽이 후벼파듯이 아파온다.


"엌ㅋㅋ 이새끼 봐라ㅋㅋ 청소부 주제에 입만 존나 살았네."


"회사 빚 갚는다고 걔네들 우리쪽으로 팔아넘긴게 누구더라?ㅋㅋㅋㅋㅋㅋ"


3년 전 회사가 부도가 나고 빚더미에 눌린 관리자에게 코핀의 직원들이 자신들이 빚을 갚는데 보태주겠다며 자진해서 알파세븐에 팔려간 것이다.


분노가 가득차지만 표출하지 못하는 관리자는 속부터 망가져가기 시작한다. 아니, 이미 망가졌을지도 모른다.


"야 ㅋㅋ 다음에도 재떨이 안비워져 있으면 내가 책임지고 너 퇴사하게 만들어준다 ㅋㅋ"


"야야 얘 울겠다 울어"


직원들은 관리자의 등에 아직 불씨가 살아있는 담배꽁초를 던지고 흡연실을 나간다.


"아.. 옷은 따로 가져가서 손빨래 해야겠네.."



그렇게 힘든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면 부인 알렉스와 딸 시그마가 반겨준다.


"자기야, 오늘도 수고 많았어! 저녁은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볶음밥 해놨어!"


"아빠! 같이 볶음밥 먹자! 나 배고프지만 아빠 올때까지 기다렸어! 잘했지?"


하지만 관리자는 이미 피폐해져 밥맛이 없는 상태였다.


"안먹어.."


"자기야 왜그래? 오늘 안좋은 일 있었어? 그래도 밥은 먹어야지.."


"아!! 안먹는다고!!!"


관리자의 짜증섞인 말에 놀란 알렉스와 시그마의 눈에서 눈물이 나오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