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전에


※ 이 문학은 카운터사이드의 설정을 그대로 따라가지 않습니다.

※ 이수연이 밸런스가 걱정될 만큼 존1나게 쎕니다.

2021.05.24 22:40분부로 카문대 참여작으로 변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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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뜨겁게, 과거 최강의 자신을 떠올려라!! 불꽃처럼. 좀 더 옛날처럼. 빠르게. 몸이 부숴져도 좋으니까. 불꽃처럼 타버리자."


- 랄프 파올로, 나이트런 EP.나이트폴 44화 中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이수연의 각성. 주신의 전사와 저주받은 뱀의 대결이 다시금 막을 올렸다.

 

이수연이 아드라멜렉을 노려보았다. 시선만으로도 아드라멜렉은 몸이 타들어갈 것만 같은 압박감에 직면했다.

 

저건 더 이상 미물이라고도 부를 수 없다. 느껴지는 것은 힘, 오로지 힘. 생명의 범주를 넘어선 하나의 힘 덩어리이다.

 

“전력을 다해봐. 마왕. 나도 전력을 다할테니.”

 

“...하하하, 하하.”

 

이수연의 말을 듣고 아드라멜렉은 웃었다. 어이가 없어서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하하하하하하하!! 히히히히!! 흐흐, 아하하하!!”

 

힘의 크기? 그런건 한 단계 아래의 존재들이나 따지는 질 낮은 논쟁일 뿐.

 

“죽었다가 요행으로 살아났을 뿐인데, 뭐? 전력을 다해? 정말 날 이길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는거니? 내가 10%의 힘밖에 갖지 못한 채로 강림했다지만, 그 10%만으로도 무슨 짓을 했는지 충분히 봤을 터. 그런데도 싸우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현실에 오래 존재할수록 클리파 차원의 테라포밍이 지속되고, 마왕은 그만큼 힘을 얻는다.

 

10%의 힘만 갖고 현실에 강림한 아드라멜렉은 이수연과 처음 싸울 때보다 상태가 좋았다. 단 몇 퍼센트만 힘이 돌아와도 인간을 갖고 노는 것은 쉬운 일이다.

 

그걸 모를 리가 없을 텐데도 저런 말을 한다? 머리가 어떻게 된 것이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지 않은가?

 

“살아났다고 한들 나의 권능으로 파괴된 그 몸으로 얼마나 더 움직일 수 있을까? 이젠 생각할 머리마저 녹아내린 거니? 스스로가 얼마나 아둔하고 덧없는 존재인지, 죽음을 앞에 둬야 깨달을 수 있으려나?”

 

대답 대신 이수연은 리액티브 소드를 가로로 크게 휘둘렀다. 힘을 압축하고 해방하는 이수연의 카운터 능력이 CRF를 검기의 형태로 쏘아냈다.

 

빠른 속도로 쏘아내는 절기. 그러나 클리포트의 마왕에게는 피할 가치조차 없다. 아드라멜렉은 검을 들어 그것을 간단히 막아냈다. 

 

뒤이어, 땅이 쿵 하고 내려앉는 듯한 굉음과 폭력적인 풍압이 주변을 난도질했다.

 

이수연과 싸우고 있는 이 전장 너머의 건물들과 지형들이 폭풍에라도 맞은 것처럼 무너지고 깎여나갔다. 


이수연은 마왕을 향해 내뱉듯이, 비웃음을 던진다.


“말이 많네. 그렇게 자신이 없어?”

 

그저 검에 힘을 압축시켜서 휘두른 결과였다. 그것만으로도 재해 급의 충격파가 퍼져나가 이 일대를 뒤흔든다.

 

한 명의 힘으로 지형이 바뀌고 공간이 찢겨나간다. 지금의 이수연은, 확실히 인간의 궤를 벗어났다. 아드라멜렉도 그걸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쓸데없는 짓이다.”

 

무기에 서린 권능 때문에 아드라멜렉에게는 어떤 공격도 닿지 않는다. 뭐든 무기에만 닿으면 부식되어 사라진다. 그것이 무형의 참격이라 할지라도.

 

이 정도는 되어야지, 하며 아드라멜렉도 검에 힘을 담아 허공을 내려쳤다. 불길한 검은 침식파가 검기의 형태가 되어 전방에 폭넓게 퍼졌다.

 

침식파에 맞은 것들은 물질과 비물질을 가리지 않고 –그것이 공기라 할지라도- 포도알처럼 부풀어 오르며 문드러졌다. 순식간에 아드라멜렉의 앞에 포도알들이 부풀어 오르며 터져나갔다.

 

단 하나를 제외하고는.


콰앙-


"?!!!"


검으로부터 권능이 발현된 직후, 뭔가를 부수는 소리가 귀를 찢었다. 

 

아드라멜렉이 몸에 두르고 있던 티아마트의 몸체에 이수연의 검격이 시원하게 적중했다. 무서울 정도로 억센 충격이 아드라멜렉을 덮쳤다. 

 

어찌나 빨랐는지, 자기가 공격받았다는 것을 인지조차 못한 채로 아드라멜렉은 별 저항도 못해보고 그대로 땅에 쳐박히고 말았다.

 

“크하아아아!!!”

 

한 마디 괴성과 함께 이수연의 검이 다시 내리꽂혔다. 쿠웅, 하고 무너지는 소리가 지천을 울렸다. 아드라멜렉은 당황하지 않고 검을 들어 간단하게 응수했다. 

 

멍청한 년. 아드라멜렉은 속으로 조소했다. 이수연의 속도는 매서울 정도로 빠르지만 그것을 근접전에 활용해서는 안됐다.

 

이 무기에 닿으면 뭐든 부식된다. 그것이 무형의 힘이라 할지라도. 무기를 맞부딪힌 순간 이수연의 무기는 썩어 문드러지고 바스라질 것이다. 

 

그랬어야 했다.



 

끼긱- 끼기기기긱- 끼이이이이이이이이-

 

그러나 이수연의 리액티브 소드는 멀쩡했다. 아니, 오히려 아드라멜렉 본인을 찍어 누르고 있었다.

 

“무슨?!”

 

자신의 능력이 통하지 않은 것일까? 그건 아니었다. 부식은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었다.

 

그렇다면 어째서? 

 

원인은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발견됐다.

 

“.....!!!!”

 

분명히 이수연의 응축된 힘은 아드라멜렉의 권능에 의해 계속 썩어 문드러지고 있었다. 

 

단지, 부식되는 만큼의 힘이 지속적으로 추가되고 있었을 뿐.

 

말도 안돼. 아드라멜렉은 현실에 강림하고 나서 처음으로 당황했다. 

 

부식시키는 권능은 분명 절대적이다. 

 

같은 마왕인 아스모데우스의 화염이나 세라펠의 신체 정도라면 모를까, 클리포트의 마왕을 제외하고는 이 극독의 권능에 저항할 수 있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부식 속도를 단지 힘의 양으로 밀어붙여 상쇄한다는 정신나간 발상은, 억겁의 세월을 살아오던 아드라멜렉도 처음 보는 것이었다.

 

그 발상보다 그것이 실제로 효과가 있다는 것이 더 놀라 기절할 일이었다. 

 

왜냐하면 권능이 상쇄되었다는 것은, 다시 말해 자신의 힘이 저 발칙한 늑대의 제자년보다도 못하다는 소리니까. 

 

핸디캡을 감수한다고 하더라도, 마왕의 위상이 한낮 인간만도 못하다는 것이다. 마왕을 뛰어넘는 인간이 눈 앞에 있게 되었다.

 

그 사실에 아드라멜렉은 화를 주체할 수가 없었다. 용납이 되질 않았다.

 

쩌어어어억- 우지끈-

 

아드라멜렉이 추락한 그 일대의 땅이 과한 힘을 견디지 못하고 붕괴된다. 착즙기로 과일을 짜듯 땅이 이수연의 힘 앞에 짓이겨졌다.

 

보통의 생명체라면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공격이지만 썩어도 마왕이라고, 아드라멜렉은 몸에 상처 하나 없었다. 지친 기색도 없었다.

 

“하찮은 미물 따위가... 적당히 상대해주니 주제를 모르고!!!!!!”

 

아드라멜렉이 분노어린 고함을 내질렀다. 동시에 사방에 검은 빛의 가시들이 무수히 많이 나타났다.

 

독의 권능을 담아 이 일대를 뒤덮는 전방위 공격. 스치기만 해도 온 몸이 썩어들어가 죽을 것이다. 물론 마왕인 자신은 그 능력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신의 눈 전개

 

구조 해석. 위험도 표시. 패턴 분석.

 

최적의 회피경로를 표시합니다.

 

이수연은 아드라멜렉에게서 벗어나 날아올랐다. 아스널 윙이 없이도, 터져나오는 CRF만으로 몸을 공중에 띄웠다.

 

독을 머금은 송곳의 비가 내린다. 독의 비 사이로 이수연은 전광석화같은 움직임을 보이며 자신에게 닿는 모든 독을 손쉽게 빗겨내었다.

 

그리고, 그걸 그냥 보고 있을 아드라멜렉이 아니었다.

 

“스러져라, 미물 년!!!!!”

 

8i 사마엘

고르곤 毒龍眼

 

추가적인 액션을 취해 올 것이란 점은 이수연 또한 인지하고 있었다.

 

차원 간섭 움직임 포착.

 

이수연의 예측에 오른눈이 화답한다.

 

“...!!”

 

전신이 굳어간다. 마왕에게 아까 전보다 힘이 더 많이 돌아온 것인지, 찰나의 순간만 움직임을 묶을 수 있었던 것이 이제는 더 길어졌다.

 

하지만 이수연의 움직임은 멈추지 않는다. 오히려 보란 듯이 리액티브 소드를 고쳐잡고 자세를 취했다.

 

자신의 몸을 움직이는 것은 신경계의 전기신호가 아닌, 외부의 힘으로부터의 보조니까.

 

몸에 잠들어있던 CRF를 전부 끌어모아 수족처럼 자유자재로 활용하기 때문에 육체를 대상으로 한 주술이 먹힐 리가 없다. 

 

어디까지나 육체는 이 압도적인 CRF를 현실에 구현해내기 위한 매개체일 뿐.

 

“아니 어떻게!?”

 

거기에 역으로 당황한 건 아드라멜렉이었다.

 

차원 간섭으로 육체를 구속했을 터였다. 움직일 수 없어야 하는데, 이수연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듯 움직이고 있다.

 

쳇, 하고 아드라멜렉은 혀를 찼다. 실패했다고 해도 수는 얼마든지 있다. 쉬지 않고 다른 공격을 준비한다.

 

마룡무장

아지다하카滅世龍


공격 속에 공격을 넣어 놈의 빈틈을 만든다. 하늘을 뒤덮을 만큼 거대한 침식체가 허공에서 형체를 이루었다. 


용의 머리 세 개가 이수연을 노려보았다. 세 개의 아가리로부터 검푸른 빛깔의 불꽃이 토해졌다.


아드라멜렉이 부리는 모든 존재는 권능의 세례를 받는다. 이 용이 뿜어내는 브레스 또한 닿기만 해도 썩어들어가는 극독의 힘이 서려 있다.


검은 송곳의 비와 용의 화염이 이수연에게 동시에 쏘아져 내린다. 사각지대는 없다. 이수연은 그대로 흔적도 없이 녹아 죽으리라.


아드라멜렉은 비틀린 미소와 함께 이수연이 죽어 나자빠지는 미래를 예견했다.


사각지대 따위가 없는 공격들이 날아옴에도, 오른쪽 눈의 회피 권고를 무시하고 이수연은 리액티브 소드에 CRF를 모으고 또 모았다.


언제까지나 피해봤자 의미가 없다. 단 일격에 승부를 볼 생각이었다.


스승님이 전수해준 기술


다수에게 둘러쌓였을 때 힐데는 전방을 뚫어내라고 그녀에게 가르쳤다.


검이 휘둘러진다. 눈 앞의 적들을 전부 부숴버릴 기세로, 검에 영혼을 불어넣어 임한다. 


한 번, 두 번, 리액티브 소드를 무아지경으로, 아무런 규칙 없이 그저 빠르게 휘두른다.


마치 옛날처럼. 침식체 군세를 홀로 맞아 전부 토막내던 그 시절처럼.


빠르게, 빠르게, 빠르게.


휘두를 때마다 검에 응축되어 있던 CRF를 일시에 해방시킨다.


-늑대이빨

만월춤


그것은 분명 인간의 눈으로는 제대로 시인조차 불가능한 검의 노래.


춤춰라, 춤춰라 늑대여.


보이는 모든 것들이 잘려나갈 때까지.


물어 뜯고 또 뜯어라 늑대여.


적의 피가 삼천세계를 뒤덮을 때까지.


검은 송곳이 나뭇가지처럼 우수수 잘려나간다. 아지다하카의 브레스가 상쇄되어 없어진다. 거대한 용의 머리가 떨궈진다. 위풍당당하던 몸체가 토막난다. 잘려나간 모든 것들이 무력하게 땅에 나뒹군다.


보이는 모든 것들이 잘려나가는 순간까지 늑대의 송곳니는 멈추지 않는다. 아무런 생각도 없다. 그저 베는 것만을 반복한다.


마침내 동작이 끝났을 때, 아드라멜렉이 가했던 기술들은 전부 없어져 있었다. 


죽었어야 마땅한 이수연은 저 너머에서 전혀 지친 기색 없이 아드라멜렉을 흉흉한 기세로 노려보았다.


모든 공격이 한순간에 전부 박살나고 말자, 아드라멜렉은 어이가 없다 못해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럴 순 없다. 어찌 한낱 인간이 자신과 이렇게 대등한 싸움을 할 수가 있단 말인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절대로.


"미물 주제에!!!"


8i 사마엘

권능해방 Asiyah

실낙원

 

아직 끝나지 않았다. 격노한 움직임으로 검을 땅에다 내다 꽂는다. 도시 전체를 지워버렸던 것처럼 검은 침식파가 광범위한 일대를 다시 침식해 들어갔다.


지옥으로 만들어버린 이 땅을 다시 한 번 지옥으로 만들기 위해, 사령들의 노래가 단 한사람의 영혼을 수확하기 위해 울려퍼진다.


땅 전체를 대상으로 한 공격에 이수연이 선택한 길은 정면 공격이었다.


CRF의 출력에는 한계가 없다시피 하다. 만월춤을 쓸 때보다 더 많이, 더욱 더 많이, CRF를 팔에, 리액티브 소드에 감고 또 감는다. 


검이 터져버릴 것처럼 과열되어 미친듯이 울어댄다. 검 주변의 공간이 일그러지며 칠판 긁는 소름끼치는 소리를 내었다.


녀석이 땅에서 공격을 가해온다면, 자신 또한 땅에서 맞받아칠 뿐.


"죽어버려어어어어어어어어!!!!!!!!!"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이수연 스트라이크


세계가, 끊어진다.


절명과 같은 외침. 단 한 번의 일격. 죽음의 안개도 이수연의 힘도, 똑같이 그 뒤에 힘을 주입하고 또 주입하여 서로를 밀어낸다. 


이미 죽어버린 땅이 갈라지고 붕괴된다. 원자 단위로 무너져 내리는 땅은 더 이상 한 행성의 표면으로서 기능을 수행할 수 없을 만큼, 조각조각 갈라져 내렸다.


그 정도로 격렬한 충돌이었다. 한 쪽은 죽음의 저주, 다른 한 쪽은 무한한 힘.


이수연과 아드라멜렉의 의지가 부딪히며 격렬한 붕괴 반응을 일으켰다. 둘 다 서로를 물어 죽일 듯이, 행성을 뚫어버릴 듯이 부딪힌다.


솔직히 말해서, 이길 수 없을지도 모른다. 본래대로라면 클리포트 인자는 클리포트 인자로만 끊을 수 있다.


눈 앞의 마왕이 무리한 현계 때문에 반푼이 신세라곤 하지만 썩어도 준치라고, 클리포트의 힘은 10%만 있어도 모든 힘의 우위에 서는 절대성을 갖는다.


그런 절대적인 힘을, 자신은 그저 무한한 양으로 찍어누를 뿐. 본래라면 인간의 영혼이 가진 힘은 클리포트를 이길 수 없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는다.


포기할 수 없다. 이수연은 리액티브 소드를 쥔 주먹에 더욱 힘을 주었다.


아드라멜렉이 퍼트린 검의 안개가 서서히 밀려나간다. 소름끼치는 소리와 함께 바스라진다.


손에 있는 것은 검. 뒤에 있는 것은 세계. 앞에 있는 것은 지켜내지 못했던 사람들의 원혼이 서린 땅.


보고만 있어야 했던 미안함을 담는다.


사람을 지켜내겠다는 결의를 담는다.


인류의 적을 격퇴하겠다는 분노를 담는다.


검을, CRF를, 힘을 손에 쥐고.


그 시절의 자신을 떠올려라. 무엇이든 깡그리 부쉈던 최강의 자기 자신을, 그 전성기를 다시 재현한다.


순수한 힘의 화신이, 마침내 신의 저주를 끊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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졷댐 쓸수록 늘어남 8편까지 갈거같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이러면 내가 힘들어지는데;;;;


다음편은 얼마나 길어지더라도 꼭 마왕 뚝배기 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