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할 일 많은데 맨헤라 홍어 상상해봤더니 넘 꼴려서 일단 싸지름 


쓰다보니 동일 세계관으로 가면 맛좋을거같아서 그대로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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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와 나유빈은 독대중이었다.


작전은 꽤나 긴박하게 흘러가고 있었지만, 두 남자의 분위기는 평온하기 이를 데 없었다.


밖에서야 어떻든, 전부 그들이 짠 판 위였다. 스스로를 변수라고 생각하고 움직일 이수연마저도 그랬다.


"참 느긋하십니다. 관리자님."


"자네도 그렇지 않나."


관리자는 담배 한 까치를 꺼내 물다가, 나유빈에게도 권했다. 나유빈이 고개를 젓자 그는 불을 붙였다.


조용한 회의실에 연기가 피어올랐다.


"서윤 양이 미나 양과 접촉할 시간이군."


"잘 될까요."


"서윤 양은 영리하네. 해야 할 일을 알지."


"미나 양에게 맺힌게 많을텐데요."


"상정 범위 안이라네."


"그럴까요. 관리자님은 잊어버리셨는지 모르겠는데.."


나유빈은 지금은 떠나버린 자신의 친구를 생각했다. 어디로 튈 지 모르는 폭발물 같았던 이수연.

물론 지금도 그녀는 폭발물이었다. 예전보다 더 위험해졌고, 이제는 그의 목숨도 위협할 수 있었다.

그는 속에서 올라오는 해묵은 감정을 쓰린 미소로 바꾸었다.


"....인간의 감정이란 건 생각했던 만큼 계획된 대로는 흘러가지 않는 법이거든요."


* *


싸움은 일찌감치 결판났다.


당연히 꼴사납게 패배한 유미나도 알았고, 승자인 서윤은 더 일찍부터 알고 있었다. 어쩌면 여기서 마주쳤을 때부터.


"...어때? 바닥을 뒹구는 기분이."


말을 내뱉으면서 서윤은 몸을 가득 채우는 우월감을 느꼈다. 

그 분의 계획대로 거짓 항복을 실행했지만, 이 열받는 년을 적당히 패주는 건 허가 범위였다.

관리자님도 이해해 주실거야. 그래. 날 아끼시니까. 이 정도면 걸어다닐 수 있잖아. 팔다리를 확 잘라 버린 것도 아닌데.


본능적으로 사나운 생각이 떠올랐지만 서윤은 고개를 저어 털어냈다. 안 될 일이다.

그래도, 이 고생을 하고있는 그녀에게는 스스로의 열등감과 자격지심을 해소하는 일은 꽤 중요했다.


"...별로 특별할 건 없는데. 바닥을 기어다니는게 이번이 처음도 아니고."


유미나가 피가 섞인 침을 뱉고는 자세를 고쳤다. 꼴사나웠다.

하지만 꽤 진심으로 임했는데, 이 정도밖에 대미지를 입지 않은 것도 서윤은 조금 기분이 나빴다. 내심 어디 하나쯤은 부숴놓고 싶었다.


이제 관리자가 그녀에게 알려준 '계획'대로 거짓 배신을 뒤엎으면 될 일이다. 필요한 무장이었던 미스틸테인도 확보했다.


"대체 나한테 뭘 기대한거야? 난 C급 카운터라고..."


뭐?


"이 회사에 와서 우연히 펜릴 소대에 배치되긴 했지만.."


유미나가 어쩌고 말을 이어갔지만, 다음 말들은 새하얗게 변해버린 서윤의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런 씨발년. 그녀는 유미나를 죽여버리고 싶었다.

그랬다. 서윤은 당장. 이 여자를 죽여버리고 싶었다. 지금 그녀에겐 그럴 힘도 충분했다.

스스로 '고작 C급 카운터'라면서, 그녀의 세상의 주인인 남자에게 감히 과분한 관심을 받고 있는 이 년을 진심으로 없애버리고 싶었다.

자각도 없이 이 개지랄을 떠는게 분명했다.


실제로 아주 쉬운 일이었다.


해 버릴까?


그래.


너를, 

유미나 너를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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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있겠네. 서윤 양.'


관리자의 목소리가 번개처럼 서윤의 머리를 두들겼다. 

안 돼. 그 분이 실망하실거야. 감정에 치우친 이 순간의 행동 때문에 어쩌면 서윤은 버림받을 수도 있었다.


그건 감당할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다면 차라리 내가 죽어버린다면? 유미나에게 패배해서 죽어버린 걸로 친다면.

그건 어떨까. 그는 슬퍼해줄까. 한 줌이라도, 그의 마음에 파문을 일으킬 수 있다면. 마음의 일부를 나에 대한 슬픔으로 채울 수 있다면. 그건 상상만으로도 너무나 짜릿했다. 


등골이 오싹해졌다. 어떤 자극도 없었지만 가버릴 것 같았다.


등 뒤에 늘어선 염동소총 중 일부가 그녀의 생각에 따라 무방비한 서윤의 뒤를 조준했다. 

이대로 마음만 먹는다면. 나도 죽고 이 개 같은 년도 죽여버릴 수도 있을텐데.


문득 서윤은 자신이 그럴 수도 없다는 걸 깨달았다. 


관리자가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않으면, 그가 실망할테니까. 

그리고 정말, 상상조차 하기 싫지만 그의 몸에 사고가 생길 수도 있으니까. 

테라사이드 계획이 실행된다면 관리자의 목숨도 보장할 수 없었다. 

때문에 그가 짜올린 계획은 완벽하게 실행되어야 했다. 그게 그녀가 리플레이서에게 항복하며 받은 고통에도 불구하고 여기 있는 이유였다.


그의 실패는, 그녀에겐 만에 하나라도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서윤은 이를 악물었다. 입 어딘가가 찢어졌는지 짭짤한 피 맛이 느껴졌다. 

그녀는 차갑게 유미나를 내려다봤다. 이 씨발년을 죽여버려야 하는데.

입 안 가득 퍼져나가는 쇠 맛이 서윤의 이성을 되살렸다. 그녀는 관리자의 뜻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연기할 시간이었다. 

이년이 뭐라고 씨부리고 있었더라. 대충 장단을 맞춰줘야 했다.


"...그것 참 힘 빠지는 소리를 하네. 네가 들고 다니는 칼만 봐도 그게 아닌데." 


특별할 것 없다면서 유미나는 특별 취급을 받았다. 

서윤이 끝장나버린 인생에서, 끝이 보이지 않는 새까만 터널속에서 빛처럼 발견한 보석. 그녀의 구원. 관리자의 관심도 받고있었다.

그녀가 아무리 노력해도, 그의 관심 대상 첫번째는 유미나였다. 그녀의 모든 것은 관리자를 위해 있었는데도 서윤은 두번째였다. 

아니, 두 번째인지도 확실하지 않았다. 미쳐버릴 것 같았다. 그가 원한다면 뭐든지 줄 수 있었는데. 그래도 연기해야했다. 


이 마음을 눌러야 했다. 쓸모있는 여자가 되어야 했다. 

그래야, 버림받지 않을테니까.


그를 위하는 감정 앞에서 스스로의 마음은 전혀 중요하지 않았으니까.

서윤은 논리적으로 파탄난 사고를 이어가면서 대충 말을 내뱉었다.


"네가 처치한 그림자와 리플레이서 간부들은 어떻고."


"그건.."


대답을 찾기 곤란해보이는 유미나의 표정이 서윤의 가학심을 자극했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


"유미나 너 말이야. 학교 다닐때도 옆사람 콤플렉스를 꽤 자극하고 다니는 타입이라는 소리 듣지 않았니?"


"뭐, 넌 별 자각이 없었을 수도 있지만.."


"....."


그제야 입을 다문 유미나를 그녀는 얼음장처럼 차가운 눈으로 내려다보았다. 

아직도 서윤의 마음 한구석은 갈등하고 있었다. 그냥 죽여버릴까. 이 년은 자기가 얼마나 사랑받고 있는지 알 리가 없었다.

정말, 자기밖에 모르는 잡년임이 분명했다. 서윤이 어떤 지옥같은 고통속에서 자신을 연기해오고 있는지도 모를 터였다.

결정을 내릴 시간이었다. 서윤은 총을 들어올렸다.


"하하, 뭐가 됐든, 한 가지는 확실하네. 우리 승부는 내가 이겼고, 결과가 바뀌는 일은 없을거야."


이건 확실했다.


"...난 다시는 너랑 싸울 생각이 없거든."


그리고 이건 거짓말이었다. 새빨간.


"그게.. 무슨 뜻이지?"


멍청한 년아. 널 여기서 죽이지 않겠다는 뜻이잖아. 

가진 건 운빨밖에 없는 쓸모없는 년. 관리자님이 널 살리는거야.


"됐고, 이제 마지막이야. 잘 가."


어딘가 체념한 듯, 하지만 공포를 숨기지 못하는 유미나의 얼굴은 이 고통스런 결정을 내려야 하는 서윤의 유일한 즐거움이었다.

씨발년. 정말 방아쇠를 당길 수 있으면 좋을텐데.


"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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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는? 내?일?써옴?

사실 멘헤라고 얀데레고 써본적없어서 매운맛 모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