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릴 버리는 겁니까?”


???


이게 무슨… ?


발걸음을 멈췄다.


아니, 굳었다는 표현이 정확할까?


들어선 안되는 대화를 듣게된 사람처럼…


‘버린다.. 버린다라… 지금 이 상황에서 버린다..’


방금 전의 그 목소리는 분명 나유빈 카운터의 것이었다.


그리고 그가 지금 그런 말을 할 사람은…



‘아니야, 그럴리 없지.. 그 분이 대체 왜? 지금 이 순간에? 이제와서?’


가볍게 머리를 흔들며 생각을 정리한다.


‘워낙 절망적인 상황이다보니 내 머릿 속까지 비관적인 생각으로 가득 찾나보군..’


하지만, 한번 피어오른 불안감은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았다.



어떤 상황인지 직접 보면 알 수 있겠지..’


그렇게 발걸음을 때자 다시금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처음부터… 처음부터 이렇게 될 줄 알고 계셨던 겆니까?”


좀더 감정이 격앙된.. 그의 외침은 수수깨끼였다.


그는 무엇을 이미 알고 있었냐고 묻는 것일까?


한 걸음


두 걸음


그들이 보이는 곳 까지 다닿을 동안, 그 이 후론 어떠한 말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쓰러진 이수연 카운터.


그 옆의 나유빈 카운터.


그리고…


그 앞에서 고개돌린 채 우두커니 서 있는 힐데 전대장.


그 곳에서 그들은 말 없이…


대치,


그래 대치하고 있는 것 같았다. 


받아야할 대답을 기다리며


그것이 긴 시간이었을 거라 생각지 않는다. 아주 짧은 시간.. 어쩌면 찰나였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정말 오랜 시간을 기다리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끝은


“미안… 하다….”


절망이었다.


그 분.. 아니 그 사람은 그 말을 남기고 멀어져갔다. 뒤한번 돌아보지 않은체


난.. 이게 대체 무슨 일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오직 단 하나, 저 사람을 잡아야한다는 생각만이 들었다.


그러나 내 의지와는 다르게 몸은 굳어있었다.


잠시만.. 잠시만 기다려보라고, 멈춰보라고 외쳐보기라도 해야했는데…


목소리 조차 낼수 없었다.


어째서.. 왜? 그건 나도 모르겠다. 


그저 바람에 이는 흙먼지에 그 뒷모습이 씻겨 사라질때까지 바라만볼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난 눈 앞에서 인류의 정점, 영웅을 잃었다.



“맥도웰 대위님?”


목소리를 따라 시선을 돌린다. 나유빈 카운터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날보고 있었다.


“여긴 어떻게?”


여기… 내가 여기 온 이유.. 그러니까 방어선이 위험해서.. 방어선이 위험해서.. 방어선이.. 방어선이 위..


“방어선!!”


정신이 번쩍들었다.


모든것이 끝난 이 시점에서 힐데 전대장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모른다.


분명.. 방금 희망은 사라졌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세계를 지키며 싸우겠다고 맹세하지 않았던가..


그 맹세를 함께한 전우들이 지금 위험에 쳐해있는데 난 지금.. 


다급하게 주위를 살폈다.


왼쪽에서 차소리와 총격음이 들여온다.


다행히도 아직 알바레스와 디노는 죽지 않았다


“라인에 무슨 문제가?”


다시 그의 얼굴을 본다. 차갑게 굳은 냉정한 표정의.. 


그가 이런 표정을 지을 줄 알던 사람이었나?


“더이상 단독으로 버틸 수 없는 수준이라  팬릴전대의 합류를 요청하기 위해 왔습니다.”


그에게 바로 상황을 전했다.


심각한 표정을 지어보인 그는 이수연 카운터를 바라보았다. 아하..


“차량을 가져왔습니다. 충분히 후송할 수 있습니다.”


내 말에 그 역시 주위를 살핀다. 소음을 들은 것인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군요.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넵”


난 그의 곁으로 가 이수연 카운터를 넘겨받아 안아들고 걸어 왔던 방향으로 앞서가며 말했다.


“이쪽입니다.”


두어걸음 내딛다 그 사람이 떠나간 곳을 슬쩍 돌아보았다. 


마침 나유빈 카운터도 그 곳을 보고 있다. 



그에게 묻고 싶은 말.. 


물어야하는 말이 많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


살아 남는다면… 그 때 물을 수 있겠지…


“나유빈 카운터님”


그가 고갤돌려 나를 본다.


“시간이 없습니다. 얼른 움직이셔야합니다.”


그는 순간 내게 무언가 말하려는듯 입을 들썩였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숙이고 잠시 가만히 있었다.


다시 고개를 든 그의 눈엔 결연한 의지가 묻어나왔다.


좋은 눈… 이라고 생각했다. 


 그가 대답했다.


“가죠”


*****

시야가 트이는 곳에 도착하자 보인건 3종 침식체의 발에 밟히기 직전의 디노와 알바레스였다.


그것을 보면서 그저 눈을 크게 키우고만 있던 내 뒤로 하얀 섬광하나가 뻗어나갔다.


갑작스런 빛에 눈을 감았다 뜨니 그 침식체는 머리에 커다란 구멍이 난채 죽어쓰러지고있었다.


다시금 다섯 개의 빛 무리가 쏘아졌다. 


이번엔 침식체들도 반응했다. 


그래도 죽이진 못했지만 주춤하게는 만들었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덕분에 차량이 무사히 우리 앞에 도착했으니까.


“너무 오래 걸린거 아닙니까?”


차를 세우며 말을 건네는 디노의 표정이 짐짓 밝았다.


하지만 금방 굳어버리고 말았다.


반갑게 차 밖으로 고개를 내밀던 알바레스 역시 그랫다.


마치.. 조금전의 나를 보는것 같다. 


“시간이 없다. 얼른 라인으로 가야해. 알바레스”


알바레스를 불러 이수연 카운터를 넘겨주었다. 


피투성이의 그녀를 받아든 녀석의 표정은… 후..


난 아무 말없이 차에 올라탔다.


“출발하자. 전속력으로 라인으로 복귀한다.”


디노에게서 답이 없었다.


뭐지 나처럼 굳었나? 하고 보니 둘이셔 나를 빤히 보고 있었다.


??


“저어.. 아직 전대장님이 안 타신거 같은데요..”


아…


나유빈을 돌아보았다. 


시선이 마주쳤다.


이건…


이건 말할 수 없다.


난 그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 출발해”


“하지만…”


“전대장님의 결정이다. 이의를 달지말고.. 출발해.”


그들의 표정이 더욱 굳었다.


그런 그들에게 나는 언제나처럼 마지막 한마디를 건냈다.


“걱정말고, 힐데 전대장님을 믿어라.”


우습게도 정말 이 말 한마디가 통한다.


그 사람. 펜릴의 이름이 우리에게 가지는 의미가 그랬다.


패배라는 건 상상도 할수 없는 존재. 희망 그 자체…


두 사람의 눈빛이 살아난다.


그들은 아직 믿는다 전대장은 반드시 돌아와 우리를 승리로 이끌어줄 거라고…


지금은…


그거면 된거다. 


움직이기 시작한 차량에서 다시 나유빈 카운터와 눈이 마주쳤다. 


그는 고개를 한번 끄덕였고.. 나 역시 그랬다.


그래… 지금은 이거면 된거다.


크뤄어어어어어


… 


“대위님 침식체 무리가 쫒아옵니다”


아…


그러고보니.. 저 놈들 다 우릴 쫒아오겠… 는데..?


내가 당황하던 그때 나유빈이 자리에 일어서며 말했다.


“추격해오는 침식체들은 제가 맡겠습니다.”


그는 우리를 한번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


“반드시 막아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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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발 웰케 진도가 안나가지…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