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업무가 끝나 지친 탓일까, 알렉스의 말이 조금 이상하게 들린 관리자는 눈을 조금 크게 뜨며 되물었다.

 

"자기는 체스 해봤어?"

 

"아아, 체스 말인가."

 

관리자는 좆같은 체크메이트 한방에 쓸려나간 아군 후열의 모습을 회상하며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해본 적도 없고, 별로 하고 싶지도 않군."

 

"어머, 꽤나 재미있다구? 게다가 몸 쓰면서 즐겁기까지 한데. 굳이 하지 않는 이유라도 있어? 설마......"

 

알렉스는 뭔가 입맛을 다시는 듯이 말끝을 흐렸지만 진이 빠진 관리자는 그것을 캐치하지 못한 채 적당히 얼버무렸다.

 

"아니, 그냥 코핀 업무를 보는것도 힘들고 말이야. 그런데 체스는 머리 쓰는 게임이 아닌가?"

 

"아아, 그렇지... 잠시 착각해 보짓물이야."

 

"뭐?"

 

또다시 알렉스의 말이 이상하게 들렸다.

 

"잠시 착각해 버렸지 뭐야. 하핫"

 

관리자는 무기력한 웃음을 지으며 물었다.

 

"뭔가 조금 이상하지 않았나?"

 

"후훗, 자기도 참."

 

알렉스는 말을 돌리듯 갑자기 관리자를 칭찬했다.

 

"자기는 정말 정력이 좋은거같아."

 

"뭐?"

 

우연의 일치일까? 또다시 알렉스의 말이 이상하게 들렸다.

 

"아닌가? 사전에는 열정적인 그런 의미로 나와있던데... 내가 클론이라 잘 몰랐나봐♡"

 

"하하, 고맙군."

 

관리자는 그렇게 답하며 시계를 쳐다보았다. 어느덧 시간은 10시. 코핀 컴퍼니의 업무도 진작에 끝나 다른 사원들도 전부 돌아갔고, 그 또한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슬슬 집으로 가도록 하지."

 

자리에서 일어나 짐을 챙기고 회의장 입구를 향하는 관리자. 그의 등 뒤로 알렉스의 목소리가 다시금 들려왔다.

 

"잠깐, 같이 가자 자지야."

 

"뭐?"

 

오늘 자신은 도대체 몇 번이나 알렉스에게 이 한 글자 짜리 질문을 하는 것일까, 하고 관리자는 속으로만 한탄했다.

 

"같이 가자구, 자기야."

 

"물론, 나 혼자 갈리가 없지 않나."

 

"어머, 고마워요 당신♡"

 

"요즘 워낙 흉흉한 일이 많으니까 말이지. 지난번 사건도 그렇고."

 

정말이지, 어딜 가든 이상한 사람들이 많은 시대이다.

 

"그러게 말이야. 그래도 그 사람들도 사정을 했겠지."

 

"뭐?"

 

"사정이 있지 않았을까?."

 

"하하, 그렇겠지."

 

하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오늘만큼은 수면시간을 지켜내리라, 그렇게 다짐하는 관리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