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것이 힘이다'


참으로 진부하고 뻔한 말이라 생각하겠지만 이쯤 나이를 먹고보니 참으로 괄목할만한 격언이 아닐 수 없었다


'나는 어떻게 존재하는가?'


존재의 근원에 대한 학설은 하루를 멀다하고 쏟아지는 글자의 범람에 파묻혀있지만 정작 그 무엇도 그것에 대해 모든 이들이 납득할만한 해석을 내놓지는 못했다


인간의 사고는 가치관과 환경의 절대적으로 영향을 받으며 그렇기에 그들은 자신이 쌓아올린 가치관과 의식을 기준으로 현상을 판단하며 때문에 절대적으로 하나의 해답에 귀결되는 일이 없다


때문에 많은 이들은 이러한 상대적 무지에 익숙해지고 그렇기에 더 이상 자신의 무지를 부끄러워 하지도, 두려워하지도 않은 채 금전적인 부와 명예라는 맹점의 가로막혀 초월하려고 하지 않는다


지식은 파편이며 사고는 그 파편을 맞출 수 있는 기계이다

그저 본적이 없다거나 이해할 수 없다는 어줍잖은 자기위안으로 물러서 있는 것은 사고의 정지이며 그저 본능에 순응하며 들판을 목적없이 서성이는 금수와 하등 다를 바 없다


인간은 초월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교수님!"


아무도 없는 강의실에서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한 늙은 교수는 그곳을 돌아보았다


한쪽눈이 가려지는 비대칭적인 머리와 특유의 오만함과 자신만만한 표정이 섞인 학생 한명이 교수가 있는 곳으로 한걸음에 다가왔다



"전에 말씀드렸던 '이면세계탐사' 관련해서 말인데......!!"



"......"



자신만만하게 이야기하던 학생은 문득 자신의 이야기를 듣기는 커녕 멍한 얼굴로 물끄러미 바라보는 교수의 시선에 약간 짜증이 난 목소리로 교수에게 말했다



"제 얘기 듣고 계세요?"



"......아, 실례했네 월버군"



교수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원숭이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