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전학 와서 어버버 거리지만

속은 강단있는

류드밀라. 



하지만 결국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학교

수예부에서 별 이상한거나 만드는 류드밀라와

단 둘이서 수예부 활동 하고 싶다.



곰돌이를 솔개랍시고 만드는 류드밀라에게

내 대머리 독수리를 보여주고 싶다.


깜짝 놀라는 류드밀라를 도발하여

내 대머리 독수리와 노는 법을 알려주고 싶다.

수예부실 창문을 붙은 류드밀라를 더더욱 밀어 붙여

찐따처럼 가버리는 류드밀라를 보고 싶다.



관리국 의무전대로 들어 간 류드밀라에게

그러면 아픈 곳이 있으니 진료해달라고

내 대머리 독수리를 꺼내주고 싶다.


깜짝 놀라면서도, 장갑을 벗어서

나와 시선을 마주치지 않고 놀아주는 류드밀라를

보고 싶다.



의무전대에서 사람을 구하지 못해서 침울한 류드밀라를

보고 싶다. 뒤에서부터 안으면 저항하는 그녀가

워치를 꺼내며 이제부터는 싸우겠다고

결심하는 그 모습을 범하고 싶다.


잔뜩 벌려, 늘어지게 한 뒤에 질 입구만을 공략해

조이지 못할 정도로 보내버리고 싶다.


땅바닥에서 널부러져, 허리 아래만 움찔 대는 류드밀라에게

학창 시절처럼 강하게 마킹하고 싶다.



메이즈 전대 초기에 통제가 되지 않는 전대원,

류드밀라를 괴롭히는 윗선 등등의 복잡한 문제로

잠 못 이루고 전대장실에서 침울해 하는 류드밀라를 보고 싶다.



날 보더니 눈물을 훔치고서는,

전대장이니까. 하고 웃는 너를 보고 싶다.



한 걸음, 아프더라도 한 걸음, 무섭더라도

한 걸음, 두 걸음.

눈보라가 불면 몸을 숙이지만, 그래도 한 걸음


자신보다 남이 다치는 걸 보기 싫어서, 싸우기로 한

그 걸음을, 강철의 결의를

손재주는 없지만 공작놀이 같은 걸 좋아하는

류드밀라의 전부를


작은 일에 놀라고, 의연한 척을 하지만 사실 불안하고

보르시치를 먹고 싶지만 대원들을 위해서,

얼마나, 그 얼마나 시간이 흐른다 하더라도

무의미한 저항이었다고 하더라도

누군가를 위해, 자신보다 남을 위해

싸우려 한 류드밀라, 니 모든 것을 갖고 싶다.




“......예... 예고르...”





“그 눈물도, 당황스러움도 갖고 싶었답니다. 전대장님”




나는 빈사의

류드밀라에게 다가가 대머리 독수리를 꺼낸다.

자아, 류드밀라.

같이 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