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상황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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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관리자의 모든 사정을 들은 후, 베로니카는 작게 탄식했다.

자신이 알고 있던 평소의 듬직한 모습은 없었지만 사장실 책상에 앉아 여유롭게 상황을 설명하는 그 모습은 베로니카가 알던 관리자의 모습 그대로였다.



"상황은 이해했겠지?"

"네. 하지만 어째서 주인님께서 저를 따로 부르셨는지는..."

"나무를 숨기려면 숲에.....라고 하더군. 마침 자네들도 한창 때였지?"


잠시 관리자의 말의 의중을 파악하던 베로니카는 이내 재밌다는듯 피식 웃었다.



"주인님께서 막내라니,  모네가 좋아하겠네요."


"아니,막내라니 내가 그렇게 어려보이는 건가?
이래보여도 꽤-"



그렇게 말하며 관리자는 의자에서 우아하게 다리를 꼬더니 베로니카를 향해 요염하게 미소지었다.



"외향에는 자신있는데 말이지."



관리자는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활용할 줄 알았다. 아니,그래야만 했다.

그렇기에 그는 이런 비상식적인 상황-자신의 몸이 여자가 됐다는-에도 자신의 무기를 십분활용하고 있었다.



"......"

"어떤가? 자네가 보기에는."

"리코리스 바로 밑으로 넣어드리겠습니다. 아이들도 납득하겠지요. 이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아,그러고보니 자네들은 그런 게 있었지."



맨션 마스터 아래에서 지도받은 베로니카와 릴리는 그녀의 취미답게 꽃을 이름으로 가지고 있었다.

맨션 마스터와는 별 상관없는 리코리스와 모네 또한 꽃의 이름을 가진 것은 우연이었지만 지금 와서는 그것이 그녀들을 하나로 묶는 동력중 하나가 되었다.

잠시 고민하던 관리자가 말했다.



"흠......바이올렛으로 하지."


"제비꽃 말씀이신가요?
그....이런 말씀드리기는 조금 그렇지만 주인님의 이미지와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껴집니다."


"무슨 소리인가. 나만큼 성실하고 겸손한 사람이 어디 있다고."


"실례지만 평소 주인님의 언동을 보면 겸손과는 거리가 있다고 느껴집니다."

"직설적이로군."

"메이드로서 충언을 한 것 뿐입니다,주인님?"

"하하,  스스로는 잘 어울린다 생각했는데. 하나의 블랙조크였다네,블랙조크."


"네?"


"언젠가는 알려주도록 하지. 하지만......지금은 아니야.
마침 제비꽃도 검정색이 있더군. 내 머릿결과 비슷하니 딱 좋다고 생각하네."


"그럼 그렇게 조치하도록 하겠습니다. 가짜 신분은 어떻게 할까요?"


"회사의 데이터베이스를 빌려주도록 하지. 침식 재난으로 사망한,친인척이 없는 소녀 위주로 찾아보도록 하게.

혹시나 귀찮은 일이 생기면 곤란하니까. 이름이 사라진 이라 할지라도 사람의 의지는 끝이 없는 법이니. 시간은...."



"하루면 충분합니다.
오늘 밤 안에 신분과 성격 패턴을 서류로 정리해 가져다 놓도록 하겠습니다. 실례지만 주인님께서 신분을 몸에 익히시는데 걸리시는 시간은..."


"하루면 충분하네. 그 이상은 사치지."




베로니카가 고개를 깊게 숙였다.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출근 및 업무 시작은 내일 오전 6시부터입니다.

그리고 그 시점부터 저는 주인님을 주인님이 아닌, 철저히 저희 5번째 임시 일원인 바이올렛으로 간주하겠습니다.

그에 따라 혹여나 생길 무례사항이나 애로사항에 대해서는 유의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확실해서 좋군. 그럼 기다리고 있지."

"네."




베로니카가 방을 나가고,관리자는 조용히 의자 등받이에 몸을 뉘였다.


"말투는 어떻게 해야 하려나...미나 양이나 서윤 양을 따라한다기엔 그 둘은 워낙 독보적인데 말이지...."



그러다 그가 냉소적으로 웃었다. 아무런 진조없이,마치 갑자기 떠올랐다는듯.



"하. 정직과 겸손이라. 내가 생각해도 자학적이군. 그녀에겐 미안한 짓을 했어."





당황한 표정의 베로니카를 애써 머리에서 지운 관리자는 이내 컴퓨터에 손을 뻗어 검색하기 시작했다.




'요즘 여고생 말투'

















놀랍게도 검은 제비꽃은 진짜 있는 꽃이다.


정직과 겸손이란 꽃말 관해서도 세계를 거쳐오면서 자기 주제를 알고 타인에게 냉정하게 된 관리자에 맞다 싶어서 골라봄.

블랙 쪼오오오~~~크.

왜  다 쓰니까 에이미가 나온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