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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디 자매님 화좀 푸세요."

"하아아아..."


신디와 클로디아는 지금 막 경찰서에서 목격자로서 조사를 받고 막 나오고 있었다.

다행히도 그때 벌어졌던 일들은 다른 생존자들의 증언으로 정당방위로 끝났다.

하지만 신디는 지금 도저히 즐겨워할 기분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서 내 미트볼이 돌아오지는 않아."

"나중에 꼭 다시 사드릴게요 네?"

"약속한거다?"

클로디아는 사준다는 말에 표정이 조금 누그러지는 신디를 보고 웃음을 지었다.

"풋. 진짜 아이 같으시네요,."

"뭐? 나 어린애 맞는데."


신디는 놀랍게도 어린애가 맞았지만 평소에 보여준 그녀의 모습은 도저히 어린애로 보이지 않았다.

침식체를 토막내는걸 웃으면서 한다니.


"클로디아. 먼저 가 있어. 난 잠시 들를데가 있어서."

"아 그리고 카드좀 빌려줘."


클로디아는 의문을 표했다.


"네? 이제 곧 통금시간인데요?"


"너도 많이 피곤할거 아니야. 늦지않게 갈게."


"알았습니다. 여기 카드요."

클로디아는 알아챈듯한 미소를 띄웠지만 그걸 굳이 말하지는 않았다.


"그럼 늦지않게 오세요~"


클로디아가 멀어지자 신디는 어느 구식 DVD점에 들어갔다.


"어서오세...요?"

신디를 본 점원은 뭔가 이상하다는 듯이 눈을 비볐다.

당연하게도 어린 수녀가 이런 DVD 전문점에 오는게 정상은 아니었다.

"꼬마야 혹시 심부름으로 왔니?"


신디는 점원의 말을 무시한채 말없이 DVD를 집었다.

"여기 이거 다 결제해줘."

그리고서는 자신이 고른 DVD를 계산대에 올려놓았다.

점원은 DVD의 표지를 보자 더더욱 의문이 생겼는데 그건 바로 일관되게 슬래셔 호러 무비  장르만 있었기 때문이다.

"어....꼬마야? 이것들 연령제한 있어서 사는거 안되는데?"

"안돼?"

계산대에 겨우 이마가 걸칠 크기의 꼬마가 물어본다면 당연한 반응이었다.

"꼬마야 심부름이니?"

"그건 아니긴 한데....진짜로 안되는거야?"

점원은 신디의 반응을 보고서는 당황했다.

심부름도 아닌데 어린 꼬마가 이런 마이너한 B급 슬래셔 무비를 고르다니.

그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안갔다.

"4월 13일의 밤은 꼭 다시 보고싶었는데 아쉽게 되었네..."


신디는 매우 아쉽다는 듯이 한숨을 푹 쉬고는 발을 돌려 출입구로 향했다.

그는 신디의 혼잣말을 듣고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질문을 던졌다.

"어? 꼬마야 4월 13일의 밤 좋아해?"

그리고 그의 질문은 놀라운 대답으로 돌아왔다.

"그야 좋아하지. 용병 학살자 제이크가 선악을 가리지 않고 모조리 썰어버리잖아."

"난 마지막에 희생자들이 도망치려고 함선을 출발시켰는데 함선 장갑에 손가락을 박아넣고 따라왔던게 제일 인상 깊었어."


점원은 너무나 의외의 대답이 들려오자 어쩔줄을 몰랐다.

분명 이 아이는 슬래셔무비를 즐기는거 같은데 그래도 애한테 팔아도 될까 하는 죄책감과 의구심이 평행선을 달렸다.

"혹시 아티팩트로 어려지셨어요?

신비한 아티팩트중에는 나이를 어리고 만드는것도 존재한다는 소문이 있었다.

혹시 이 사람이 그런 아티팩트를 사용한게 아닐까?


"아니?"

"그러면 진짜 이런걸 좋아하는거야?"

"당연하지. 왜 이상해?"


점원은 어떻게든 되라는 심정으로 말을 걸었다.



"내가 오해해서 미안해. 혹시 지금이라도 사갈 마음이 있니?"


"뭐야. 나이 어린데도 사도 되는거야?"

"물론이지. 이미 즐기고 있으면 나이제한은 필요없어."

신디는 웃음을 지으며 점원에게 손을 내밀었다.

"잘부탁해. 앞으로도 자주올게."

"하하 드디어 얘기할 사람이 생겼네."





신디는 간단하게 인사를 마친 후 DVD가 들어있는 봉투를 들고 심의회로 복귀했다.


심의회는 거대한 성당이었다.

정말로 커서 여기에는 수천명이 생활하고 있다는 얘기를 클로디아에게서 들은 기억이 있었다.

거대한 대문은 중세시대풍의 디자인과는 대조적이게 온갖 첨단장치가 도배가 되어있었다.

신디가 문앞에 서 있자, 적외선 센서가 그녀를 한번 슥 훓더니 문이 열렸다.

신디는 빠르게 자신의 방으로 가서 지금 볼 4월 13일의 금요일을 제외하고 나머지 테이프들은 침대 밑에 숨겼다.

"어떤 녀석인지 걸리기만 해봐."

그런 그녀에게도 고민이 하나 있는데.

숨겨둔 테이프들이 사라진적이 있었던것이다.

예전 교육용 방에서 보던 테이프들을 옷장안에 넣어놨는데 밤에 보려고 찾아보니 어느새 사라져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절대로 못 찾을 침대 밑에 숨겨놓았으니 누가 가져갈 걱정은 잊은 신디였다.

"이제 느긋하게 볼까."

테이프를 재생기에 넣고 불을 끄고서는 침대 앞에서 영상을 보는 신디는 멀리서 봤을때는 순수한 아이로 보일것이다.

그 영상의 내용을 알기전까지는.


"역시 다시 봐도 재밌네."



신디는 누워서 영상을 보다가 그만 잠들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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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구나. 아직 남아있는 놈이 있었다니."


"뭐야 넌."


"꿈인가?"


신디가 지금 있는곳은 예전에 살았었던 그 마을이었다.

다만 마을에 살아있는건 신디 자신과 그녀 앞에있는 어떤 안개에 가려진 인간이었다.

나머지는 아마 저 솥안에 있겠지.

신디의 앞에 있었던 인간은 차츰 안개가 사라지더니 인간 여성의 모습을 띄었다.

나이는 30대 초반쯤에 몸매를 강조하는 타이트한 검은색 슈트를 입고 있었다.


"꿈이 맞단다. 아이야. 의심되는거니?"


자신에게 영문모를 미소를 보내는 여성.


"난 너같은거 본 기억이 없는데."


"난 너를 계속 보아왔단다."


"스토커는 사절이야 꺼져."


그 여성은 잠깐 생각을 하더니 이내 말을 대답을 해주었다.

"그럼 이 어리석은 것들이 왜 이런 우둔한 짓을 한건지는 알고 있니?"

그녀는 손으로 솥을 가리켰다.

마을의 의식은 단지 자신들을 위한게 아니었던가?


"그건 너의 생각이란다."


"사람의 마음도 읽는거야? 기분 진짜 더러운데?"


"미안해. 그렇지만 읽어지는걸."

"그럼 이제 정답을 알려줄게."

여성이 솥에 손을 올리자 수 많은 목소리들이 솥에서 흘러나왔다.


'제발 여신이시여. 우리의 기도를."

'피의 강림을 다시 한번 여기에!'

'우리의 피로써 증명하겠나니.'

'나의 이웃을 바치겠습니다!'


"기분 나빠. 빙빙 돌려말하지 말라고."

"흐음....숨기는게 많은 아이구나?"

"뭐?"

"너의 궁금증은 당연하단다. 왜 자신만 살아남았는지가 궁금한거지?"


신디는 표정을 일그러트렸다.


".....닥쳐"


"이유는 간단해. 내가 그들에게 계시를 내렸거든. 너를 살린채로 피의 증명을 한다면 믿어주겠다고 말이야."


".........닥치라고.."


"내가 너를 고른 이유는 간단해. 너는 유일하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거든."

"삶조차도 말이지."


"........닥치라고!"


신디는 그녀에게 주먹을 거세게 휘둘렀다.

하지만 주먹은 그녀의 근처에도 가기전에 어떤 막에 의해 막혔다.

"그래서 살려두었더니. 꽤 재밌는걸 하더라고? 주를 믿는다. 라"

그녀는 실소를 했다.

"아니지 그가 아니라 "그년"이라고 해야지 맞겠네."

"꼬맹아. 네가 나를 믿으라고는 하지 않을게."

"내가 원하는건 단 하나야."

"마음대로 하고 싶은대로 살아가렴."


신지는 머리가 아픈듯 왼손으로 머리를 붙잡았다.

"대신 나는 너에게 힘을 줄게. 하찮은 버러지들이 꼬이지 않게 말이야."

"넌....도대체 누구야..."

점점 흐릿해지는 여성을 보며 신디는 억지로 목소리를 짜내어 말했다.

"드디어 솔직하게 말하네. 상으로 내 이름을 말해줄게."


내 이름은 가말리엘이란다. 기억해두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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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아아악!"

"헉....헉.."


"괜찮아요? 신디 자매님?!"

문이 벌컥 열리면서 클로디아가 들어왔다.


신디는 가슴을 움켜쥐었다.

분명 그건 꿈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미안해 클로디아. 내가 어제 비디오 보다가 자서 악몽좀.꿨어."


자신의 가슴 왼쪽에서 알 수없는 뜨거움이 느껴진다.


"제가 저번에 야간에 비디오 보시지 말라고 그렇게 말씀드렸는데..."


"미안해. 이 비디오 압수해도 돼."


클로디아는 표정이 심각해졌다.


"어제 일때문에 그러신건가요?"


아무리 신디가 침식체를 웃으면서 썰고 다닌다고 해도 어제 그녀가 썰어버린건 사람이었다.

살인의 충격이 가해졌어도 전혀 이상할게 없다.

거기다 신디가 자신을 이름으로 부른건 2번 밖에 없었다.

저번에 침식체의 발톱 칼날에 왼팔이 잘려서 올 때와 지금.

최소한 지금 그녀의 상태는 그와 동일하다고 봐야한다.


"그거 아니니까 걱정마. 조금 누우면 괜찮아질거야."

"일단 알겠습니다. 혹시라도 저를 찾고 싶어지시면 불러주세요."

신디는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고 그걸 본 클로디아는 방을 나갔다.

"개자식아 내 몸에 뭘 한 거야."

'어머. 선물이 마음에 안들었니?'

다시 들리는 목소리.

'점차 나아질거니 걱정마. 지금 패스가 막혀있어서 이것밖에 힘이 가질 않네.'

"윽...."

다시 가슴을 부여잡는 신디

'그럼 다시 만나자 신디.'

"망할년 다시 만나면 찣어버릴거야."

신디는 다시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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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핀 컴퍼니의 사장실

그곳에는 관리자가 의자를 툭툭 치고 있었다.

"왜 그러지 불안한거라도 있나?"


"자네가 직접 올줄은 몰랐는데."


관리자에게 누군가가 말을 걸었다.

그는 이 목소리가 익숙한듯이 말을 했다.


"흥미가 생겨서 말이야. 이렇게 가만히 오래있는건 처음이기도 하고."


"흠..지금 나를 죽일 생각인가?"


"아니지 너를 죽이는건 앞으로도 할 생각이 없다. 다만 너의 인형극에 어울려줄까 해서 말이야."


"무슨 생각인지 감이 안잡히는군."


"문어녀석과 까칠한 꼬맹이 놀고 있는 모습을 보니 나도 조금은 즐기려한다."

"거기다 이게 마지막이잖나? 그럼 느긋하게 즐겨야지."


관리자는 허공을 응시한다.


"혹시 누가 더 있는지 말해줄 수 있겠나?"

"알려주면 재미없지. 다만 나, 문어, 꼬맹이 빼고 한명 더 있다고만 말해주마."

"흠...."


"요즘도 인형극은 즐기고 있나?"

"그걸 인형극이라 부르다니 안타깝군."

"난 네놈이 안타깝도다."

"결국 네가 구하려는건 이미 사라진것들의 그림자아닌가?"


"그만하게나."


"인정하도록. 네가 구하고싶었던 "그녀"는 이미 죽었다. 모습과 목소리가 같다고 해서 그걸 구원이라 부르던가."


"그만 현실을 직시하도록 거짓된 구원자여."


"네놈이 침식파에 면역인 이유가 뭔지 인형들에게 말은 해주었나?"


"당연한게다. 이미 버려진자는 버려지는게 불가능하기 때문이지."


"나를 도발하는게 목적인가?"


"네가 가라면 가야겠지. 이만 가보마."

"네놈이 마지막에 손에 쥐는건 어떤걸지 기대하마."

"가짜 구세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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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