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불타고 있다.

내가 살았던, 부모님이 살았던, 추억이.

나를 들어 올리던 아버지가, 항상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반겨주시던 어머니가....

불타고 있다.


숨이 턱 막힌다.

추억을, 부모를 잃은 지경에 숨이 막힌 것인지.

자신의 집이 불타며 나오는 검고 매캐한 연기 때문인 것인지 모르겠다.


어째서일까.

내가 착한 아이가 아니라서...?

그래서 나한테 신께서 천벌을 내리신걸까?


'어째서...누구라도...도와...'


"보스! 보스! 여기 꼬마 한 명이 있습니다! 꼬맹아! 정신 차리렴. 곧 구해주마!"


문득 들려오는 한 남성의 목소리.

이윽고 살았다는 안도감이 문득 가슴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자신만이 살았다는 혐오감과 함께.


이내 눈이 감긴다. 아마 이 잠이 끝나면 자신은 살아있겠지.

...차라리,차라리 나도... 죽었으면 좋았을까?

.

.

.


...마..야...


남성의 목소리가 들린다.

익숙한 목소리다. 내가 어디서 이 목소리를 들었더라?


...꼬..마...야...일..


아, 그 소리다.

나를 구해주던 나를 추억에서 끄집어 내준 그 목소리.

근데...지금 뭐라고...


"꼬마야 일어나보렴!"


갑작스레 들려오는 큰 소리에 갑작스레 눈을 휘둥그레 뜬다.

그리고 눈 앞에 보이는 것은, 목소리를 내던 남성과 중절모를 쓰고 마치 마피아나 쓸법한 케인을 들고 있는 사내.

이제 중학생 정도 될까? 자신보다는 나이가 많아 보이는 초록색 머리의 여성이 내 앞에 있었다.


"..."


"이제 일어났구나! 어때 몸은 조금 괜찮니."


"..."


저돌적이고 열정적인 목소리.

마치 황소가 말을 한다면 저러지 않을까.



"하아, 자네는 환자에게도 그렇게 저돌적인가? 잠깐 나와있게나."


대답을 안하려던건 아니었는데...


"꼬마야."


"....네."


"괜찮으냐? 의사가 말하길 몸은 괜찮다지만..."


"...괜찮습니다.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구나. 혹시 가족이나 친인척에게 연락이라도 하고 싶은데. 그 연락처라도 있니?"


가족은....추억은 불타버렸다. 재 한 줌 남기지 않은 채.

친인척은 진작에 침식체에게 뜯겨 죽었다고 들었다.


"....없어요."


".....예상은 했지만, 미안하구나. 꼬마야,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해서."


"...저 하나 물어봐도 괜찮을까요?"


"무엇이든, 아무거나 물어보렴."


"저는...저는 이제 어떻게 살아가면 좋은가요?"


"...."


"가족도...집도...추억도...전부...전부 불타버려서...이제는..."


자신을 구해준 상대에게 있어서 무례한 질문.

그러나...지금 이런 감정을 누구에게 풀어내지 않으면...정말...정말로 무너질 거 같았다.


잠시 병실에 침묵이 찾아왔다.

그러나 이윽고 보스라 불린 남성이 나에게 경고와 권유의 말을 건내왔다.


"꼬마야, 지금부터 잘 듣고 네가 결정하려무나...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권유지, 강요는 아니니까."


"이대로 살아가길 원한다면, 아는 고아원에 맡겨주마... 조직의 후원을 받는 고아원이라 나쁘지는 않을 거다."


...고아원.

살면서 불쌍한 버림받은 사람들만이 간다고 생각하고, 그들을 동정했었다.

그러나, 지금 그 소리를 들으니 내가 가진 모든 것이 타버려 한 줌의 재가 되어버렸다는 것이 느껴진다.


"다른 하나는,우리를 따라오지 않겠니?"


"...네?"


"아버지?"


남자의 입에서 나온 말은 상상치도 못한 말은 나도 상상치 못했고, 초록 머리의 여성도 상상치 못했나 보다.

근데 내가 저들을 따라간다면...과연 괜찮을까?

수상한 두 남성을 따라가서 내 몸이 성할 수 있을까?


그렇지만...믿고 싶다...은혜를 갚고 싶다.

날 구해준 은인을.

나에게 선택지를 내려준 은인을.


"...역시, 알겠다. 꼬마야...그럼.."


"저는...저는 따라갈게요."


"...꼬마야, 위험할거다. 네가 상상치도 못할 정도로 말이야."


"...그렇겠죠. 그렇지만...저는...따라가고 싶어요."


"...저 보스, 위험합니다. 이런 아이를..."


"하아, 하지만 자네도 보이지 않는가."


저 궆히지 않겠다는 '용' 같은 눈을.


"....꼬맹아, 한 번 다시 생각해보렴. 위험할거다. 그래도..정말 보스랑 우리를 따라오겠니?"


"네...저는,저는 따라가고 싶어요."


위험하여도 상관없다...

어차피 이젠 잃을 것도 없으니.


"그만하게나. 그래, 꼬마야. 따라오거라. 그전에...네 이름을 듣고 싶구나."


"저는...저는...시윤이에요...주시윤.."


"그래...그치만 만약에 네가 따라온다면 이름은 바꿔야 하겠구나. 괜찮겠니?"


"...네, 상관없어요."


"그래...그렇다면 네 이름은 이제....시윤, 시윤 아르셰니코다. 괜찮겠니?"


"아버지, 그 이름은..."


"저는 괜찮아요. 따라가겠다고...마음 먹었으니까."


아르셰니코...내 새로운 이름..


"...그래,그럼 시윤아. 따라오거라, 험난하고도 위험한 길이지만 갈 때까지는 이끌어주마."


"...감사합니다."

.

.

.

.

도로에는 검은색 차들이 마치 행진하듯, 정렬되어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그 중 검은색의 리무진에는 자고 있는 꼬마 두 명과, 남성 두 명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저 보스 어째서 시윤 군을 받아들인겁니까? 애초에...권유하신 것부터 저는 잘 이해가 안갑니다.


"...나도 잘은 모르겠네. 하지만, 자네도 보지 않았는가. 그 눈빛을, 그 말을...꼬마라고는 볼 수 없는 그 의지를..."


"끄응...그건 맞지만..."


"그리고 저 아이는 사실 어느 쪽을 간다 하더라도, 결국 위험한 길로 발을 들일 아이일세. 고아원을 가던...우리를 따라오던, 시기만 다를 뿐이겠지."


"그건...어떻게 아십니까?"


"글쎄...하하..감이라고 하지..."


"....그,그렇군요. 하하."


"곧 있으면, 공항입니다. 보스."


"아 벌써 그렇게 시간이 됐군. 그래..."


곧 있으면 공항이라.....그래, 이제 출발이구나.

그럼 시윤 군, 잘 부탁한다네.


조직을 위해서, 가족을 위해서...그리고 내 딸을 위해서라도.

나에게 보여준 그 '용' 같은 모습을 보여주게나.


그렇게 아르셰니코 조직에는 올 때는 볼 수 없는 아이를 데리고,

비행기는 본토로 향하기 시작했다...



점점 글이 엉망이 되가네.

시발 진짜 좀 쉬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