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 https://arca.live/b/counterside/29002213

모음집


그날이 있은지 3일. 이수연대신 일을 처리하느라 나는 많이 지쳐있었다.


"...야, 자기야!"


사장실 책상에서 곤히 자고있던 날 깨운건, 다름아닌 메이즈 전대의 부전대장, 알렉스였다.

평소에도 그를 보러 가끔씩 사장실에 오던 그녀였기에, 사장실에 있는것이 별 문제는 안됐지만...



"자기, 너무 안색이 피곤해보이네, 뭔 일 있어?"



"별 일 아니네. 그저 좀 졸렸을 뿐이야. 날도 따뜻하지 않나?"

별 일 아니라고 둘러댔지만, 상태가 영 좋지 않음은 나도 직감하고 있었다.
무거운 눈꺼풀, 잦아지는 실수, 기력 부족까지.

평소에도 이수연과 관리자 2인으로 진행되던 업무였기에, 혼자서 감당하기엔 너무나 많은 양의 일거리였다.
그럼에도 아직 그날 이후 미나양을 감시중이던 이수연 부사장은,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알렉스도 별 일 없으면 돌아가는게 어떤가?, 난 지금 매우 바빠서 말이야."



"별 일 없긴, 우리 자기가 이렇게 힘들어하는데, 나라도 옆에 있어줘야 하지 않겠어?"

"마침 도시락 싸온게 있어, 이거 먹고 해."



요리 솜씨가 돋보이는 맛있는 도시락. 졸음도 문제지만 연속적인 업무로 허기가 져있던 관리자에게는 한줄기 축복과도 같았다.


"고맙네. 마침 배가 고프던 참이었거든."



관리자는 고민하지 않고 앞에 있던 밥을 집어들기 시작했다. 평소에 자주 도시락을 챙겨줬던 그녀이니만큼 알렉스의 요리실력을
관리자는 충분히 알고 있었고, 일은 잠시 있고 달콤한 휴식이 시작된다.



"세상에, 이 일거리 더미들좀 봐. 이걸 혼자 다 하고있던거야?"



"부사장이 자리를 비웠는데 그정도는 해야지 않겠나. 평소에도 그정도는 작업한다네."



"우리 부사장님은 뭘 하고있길래 우리 자기를 이렇게 고생시켰을까~?"



"최근에 생긴 불미스런 사고에 대처하기 위해 감시를 나가있는 상태라네. 금방 돌아올테니 내 걱정은 말게."



"으응. 다 먹었네? 맛있었어?"



"매번 먹을때마다 고맙다는 말밖에 못하겠군. 맛있게 잘먹었네."



"그래. 나 항상 올 수 있으니까, 또 힘들면 얘기하구. 내일봐요 우리 자기?"



"내일 봅세."

그녀가 나갔다.
메이즈 전대 구출작전 이후로 회사에서 생활하던 그녀와는 어느새 도시락을 싸주는 사이로 발전했고,
나에게는 그녀가 세상을 지켜야 할 이유중 하나로 바뀌었다.
세계 이주플랜을 완전히 버리고 클리포트 격파 플랜에만 완전히 몰두하게 된 이유도 그녀였으며,
더 나아가 세상에 피해자가 최대한 없도록 하는 "타입 : 펜릴 광폭화 플랜"을 개발하게 된 이유도 그녀때문이었다.

그녀에게 더 좋은 세상을, 덜 상처받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었기에.
자신의 성격마저 버리고 불안정과 이상향에 발을 내딛은 그였기에
이번 타입 : 펜릴 광폭화 작전의 핵심인 유미나양을 "온전히" 보존하는것은 큰 과제였다.



똑똑



"누군가?"


"사장님, 부사장입니다. 감시 결과가 끝나 보고를 올리러 왔습니다."



"음, 그거 희소식이로군. 들어오게."

"그래서. 유미나양에게 별 일은 없던가? 따로 움직임을 보이진 않고?"



"4일간 근처 감시 밑 주변인 심문을 반복한 결과, 별 이상은 없는것으로 판단됩니다. 선배인 주시윤군 조차 발벗고 나섰지만, 별 의미는 없었던듯 합니다."



"그 주시윤군이? 그건 좀 흥미롭군."


"그래서, 우선은 괜찮다는거지..."

"우선 기존 업무자리로 복귀 후, 최근의 함선 인계목록 정리를 도와주게. 이후 유미나양을 주시할 일이 생기면 내가 직접 하지."



"알겠습니다. 그럼 이만."



방금 전의 명령과 동시에, 관리자는 안심했다.
관리국의 최고결정자 자리에 앉은 후, 유례가 없던 위기 상황.
모든게 무너질뻔했고, 그렇기에 그런 안심은 그를 더욱 더 무심의 영역으로 빠뜨렸다.




이 모든것이 무너지기까지, 3일.



다음화



출처 - https://arca.live/b/counterside/289974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