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네! 이리 와봐요, 당장!"
"네,넷! 릴리 슨배임!"
릴리는 한손은 자신의 옆허리를 짚고 한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그 제스쳐의 뜻을 알아 챈 모네는 울상을 지으며 자신의 볼을
릴리의 손에 갖다 대었다.
꼬집.
"아우우우..."
"모네, 본인이 뭘 잘 못한건지 알겠나요?"
"잘 모르겠슴다.."
쭈욱-
릴리의 손에 의해 모네의 볼이 쭉 늘어났고 모네의 눈가에 눈물
한방울이 맺혔다.
"모르면 메이드 생활 끝나나요? 능지 수준.."
얼얼한 볼을 문지르며 모네는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아! 혹시 리코리스 슨배임 빨간 팬티랑 릴리 슨배임 흰티랑
같이 세탁해서 물든 거때문임까?"
"화나긴 했지만 지금은 그거땜에 부른 거 아니에요."
"어.. 그럼 릴리 슨배임 방 먼지털다 타이탄 피규어 망가뜨린거?"
"...그것도 모네 짓이었나요..레게노."
"으으.. 리코리스 슨배임 식사준비 돕다가 릴리 슨배임 밥에
캡사이신 무지성투하한거..?"
"ㄹㅇ 파파괴네요. 난죽택..."
모네는 겁에 질린 얼굴로 릴리를 올려다 보았다. 표정 변화는
많지 않았지만 그게 오히려 더 무서웠다.
"주인님이 쓰실 침구에 다우니 대신 퐁퐁을 넣으면 어떡하나요?"
"아! 실수해버렸슴다...에헤헤.."
"모네는 메이드의 수치네요! 요리도, 빨래도, 청소도 못하.."
릴리는 말을 끝마칠 수 없었다. 모네가 등을 돌려 방을 뛰쳐나가
버렸기 때문이다. 릴리는 황급히 모네를 뒤쫓아보려했지만,
아이의 체력을 이겨낼 수 없었고, 헐떡이며 숨을 고르고 있던
릴리에게 베로니카가 다가왔다.
"무슨일이죠, 릴리? 릴리가 달리는 건 오랜만에 보는 것 같네요."
"메이드장님..."
릴리는 베로니카의 자애로운 미소 앞에 무릎을 꿇고 자신의
잘못을 고백했다. 과도하게 혼낸 것, 지나친 말을 해버린 것,
아직 어린 아이임에도 불구하고 감싸주지 못한 것.
베로니카는 자책하는 릴리를 다정하게 품어주었다.
"릴리는 모네가 싫은가요?"
"아니요, 좋아요. 처음 생긴 동생같기도 해서, 완벽한 메이드로
키우고 싶은 마음이 앞서서 더 다그친 것 같습니다. 모네가
저를 미워하게 되면 어떡하죠..?"
베로니카는 릴리의 울상지은 얼굴을 바라보았다. 흔들리는 그녀의
동공은 릴리의 말이 진심임을 나타내주었다. 표정을 나타내는 데
어려움을 겪던 릴리였는데, 모네와 함께하다 보니 제법 다양한
표정을 지을 수 있게 된 것 같아 베로니카는 릴리와 모네가 함께
지내는 것을 퍽 좋아했다.
"걱정할 것 없어요, 릴리. 모네는 강한 아이랍니다. 하지만
너무 다그치진 않기로 해요. 야단보단 칭찬이 서로를 더 행복하게
해주니까요.... 그리고 한가지 팁을 주자면, 모네의 볼은 꼬집을
때보다 가볍게 만질때 훨씬 부드럽고 귀엽답니다."
"네, 메이드장님. 사과하고 용서를 받겠습니다. 조언 감사합니다."
릴리는 치맛단을 우아하게 잡아 올리며 인사했다.
***
"어, 릴리 요리하네?"
"네, 요리까지 정복함으로써 릴리의 입지가 또 떡상했습니다."
"... 뻘건색이 좀 부족한 게 영 내스타일이 아닌데?"
"리코리스 스타일 아니어도 됩니다. 이 미각 괴물."
"나한테 맡겨, 화끈한 맛으로 만들어줄게."
"아, 안됩니다! 어린이가 먹기에 매우면..."
"어린이? 이거 모네꺼였어? 의외네~ 모네 혼낼줄만 아는줄 알았더니."
"시끄럽습니다! 리, 리코리스는 가서 캡사이신이나 흡입하시죠!"
***
조리는 순조로웠다. 이제 완성된 육수와 양념에 도미를 넣어 졸이면..
낭패였다. 사온 줄 알았는데 도미가 없었다. 제일 중요한 도미를
잊어버리다니, 메이드의 수치는 모네가 아니라 자신이었던 모양이다.
릴리는 힘이 빠져 벽에 기대어 주르륵 내려앉았다.
그 때, 주방의 문이 열리고 두 팔에 펄떡거리는 생선을 든 모네가
위풍당당하게, 주변을 환하게 만들 정도의 미소를 지으며 들어왔다.
"킁킁, 앗! 맛있는 냄새 남다! 모네가 좋아하는 도미찜 양념 냄새!"
"모, 모네? 손에 든 건 뭐죠..?"
"모네가 잡은 도미임다! 릴리 슨배임한테 모네 고기 잘 잡는 거
보여드리고 싶었지 말임다! 이거, 릴리 슨배임 줄 선물임다!"
모네는 릴리가 부끄러워할 정도로 환하게 웃으며 아직도 팔팔한
도미를 내밀었다. 릴리는 모네를 와락 껴안은 후, 도미를 손질한 뒤
도미없던 도미찜에 주인공을 넣고 요리를 성공적으로 완성시켰다.
"모네, 오늘 미안했어요. 이건.. 모네가 완성시켜준 거긴 하지만,
모네가 좋아하는 도미찜입니다. 맛있게 먹어주면 좋겠어요."
모네는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릴리에게서 접시를 받아들었다.
요리를 입에 넣고 난 모네는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우와아~ 릴리 슨배임 우리 엄마만큼 도미찜 잘함다!"
릴리는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의자에 주저 앉았다.
모네는 그런 릴리에게 도미 살을 크게 떼어 내어 릴리의 입 앞에
권하며 미소지었다. 정말, 눈부신 아이. 릴리는 살짝 미소지으며
도미찜을 받아먹고는, 손을 뻗어 모네의 볼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베로니카의 말대로 꼬집을 때보다 수백배는 보드라운 느낌과 함께
두 사람은 미소로 가득찬 행복한 식사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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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거아까워서 올려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