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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찌는 듯한 더위가 지속되는 여름날, 사기진작을 위해
아이스크림을 먹기로 한 메이드들이 한 곳에 모여 선풍기 바람을
쐬고 있었다.
"으아~ 진짜 더워 돌아가시겠네! 뭔 놈의 날씨가 이따위야?"
"리코리스가 점심으로 매운 요리를 해서 미각을 테러당했습니다.
이 테러리스트. 덕분에 저도 덥습니다."
"리코리스 슨배임은 그 요리라고 부르는 테러활동을 당장 멈춰야
한다고 생각함다!"
"역시 어린이는 거짓말을 못 합니다. 모네 맛잘알."
릴리와 모네는 하이파이브를 했고 리코리스는 못마땅하다는 듯
손부채질을 계속 했다.
"리코리스, 메이드는 언제나 품격을 지켜야 합니다. 경박한
손부채질은 멈춰주시길."
"와! 메이드장님 오셨슴다! 아이스크림 사오셨슴까?"
모네가 쪼르르 달려가 베로니카가 들고있던 봉투를 나눠들었다.
"아니, 메이드장님아, 우리도 에어컨좀 달자. 선풍기로는 해결
안 되는 더위도 있는 법이야.. 아니 그리고! 뭘 그렇게 꽁꽁 싸맸어!
이슬람교야? 긴 치마에 긴 팔 내가 돌아버리겠네!"
"소신발언 하겠습니다. 리코리스는 급발진 장인입니다. 매운 거
좋아해서 그런듯, 이거 ㄹㅇ임."
"악! 너도 조용히 해 릴리!"
모네는 아이스크림이 든 봉투를 열어보고는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왜 그러죠, 모네?"
"메이드장님.. 취향 이상함다.. 역시 모네가 따라가야 했슴다.."
"왜? 뭔데 그래?"

아맛나와 비비빅, 깐도리가 봉투에서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아니 메이드장, 팥이랑 원수라도 졌어? 센스가 이게 뭐야!"
"베로니카.. -틀-.."
"리코리스, 당신을 위한 건 따로 있습니다."

"와 쩐다, 이런 게 다 있네..."
"베로니카, 이건 배려가 아니라 신종 이지메입니다."
"으으, 팥 싫슴다.. 바닐라.. 초코.. 딸기..."
"베로니카, 모네가 도저히 못 먹겠다는데, 모네한테 새로 사오라고
하는 건 어떨까?"
"밖은 너무 더운데, 괜찮겠어요 모네?"
"팥을 먹는 것 보단 낫슴다! 모네 해 쨍쨍한 곳에서 자라서 이정돈
문제 없슴다!"
"하와와, 모네 최고인거시야요, 모야호~"
모네는 재빨리 슈퍼로 달려나갔다.
"정말, 어린 게 부럽다니까. 힘도 넘쳐요."
리코리스는 다시 손부채질을 시작했다. 릴리는 손을 움직일때마다
위력적으로 흔들리는 리코리스의 젖가슴에 가슴이 아팠다.
릴리도 손부채질을 해보았지만 그녀만큼 넘실거릴 가슴이 없었다.
"리코리스, 가슴이 그렇게 경박하게 흔들리는데, 손부채질은 좀
자제해 주시죠."
메이드장이 엄중하게 경고했다.
릴리는 메이드장을 공허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나도 같이
부채질했는데 왜 나한텐 뭐라 안해줘요?
"아 우리밖에 없잖아! 가슴 밑에 땀차는 것도 찝찝해죽겠어."
"음.. 하긴, 가슴과 살이 맞닿는 부분 말이죠? 이해는 합니다.
남들 보지 않을때 우아하고 신속하게 처리해주시길."
가슴 밑? 그게 살이랑 맞닿을 수 있는 부위였던가?
릴리는 난데 없이 시작된 거유의 고민 낭독회에 참여할 수 없었다.
그저 아싸찐따마냥, 꿔다놓은 보릿자루마냥 공기처럼 조용히,
집게벌레처럼 구석지로 향했다.

"메이드장님, 슨배임들! 모네가 맛있는 아이스크림 사왔지 말임다!"
릴리는 모네를 보자 비로소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녀는 모네를 사랑했다.
"모네, 역시 모네뿐이에요. 어른이 되어도 결코 변하지 말아줘요."
울컥한 릴리는 모네를 와락껴안았다.
그다지 폭신하지 않은 포옹이 모네는 썩 달갑지 않았지만
항상 볼을 꼬집는 릴리선배의 보기 드문 애정표현이었기에
살며시 등을 토닥여주는 어른스러운 모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