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은 유독 비가 궂은 날이었다.


“하아... 메이드장님은 주인님과 함께 출장을 가셨지 말임다…”


모네는 비가 쏟아지는 밤 거리를 내려다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오늘 아침, 갑자기 컨디션이 나빠진 부사장을 대신해 베로니카가 사장의 허가 하에 관리국 직할도시 로터스로 동행출장을 가게 되었다. 아마 수완 좋은 그녀라 하더라도 곧바로 돌아오기는 힘든 건 이라고 했었으니 적어도 2~3일은 걸리리라.


“게다가 오늘은 릴리 선배님에게 너무 많은 폐를 끼쳐버렸슴다…”


항상 긍정적인 에너지를 자랑하던 그녀도 오늘 있었던 실수들을 떠올리자 온 몸에 힘이 쭉 빠져버릴 정도였다.

관리부의 결산서류를 실수로 세절기에 넣어버리고, 펜릴/알트 소대의 전투보고서를 누락하고 관리부에 전달한데다 공방으로 가야 할 물품을 실수로 격납고 도크에 두고, 작전부 청소 중에 클로에의 수정구를 여러 번 깨트리기까지.. 그 외에도 떠올리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많은 실수들이 뇌리를 스쳐갔다. 아마도 릴리가 곁에서 모네를 돕지 않았더라면 이 모든 사태가 정리되었을 지 스스로도 의문이 들었을 정도로 너무 실수가 잦은 날이었다.

평소라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옆에서 모네를 다독였을 메이드장 베로니카도 없는 만큼, 모네에게는 그다지 달갑지 않은 상황이기도 했다. 순간 머리가 빙글 도는 느낌에 살짝 몸을 휘청인 모네는 들고 있던 빗자루로 몸을 지탱했다.


“으으.. 메이드장님이 보면 아직 모네는 배울 점이 많다고 웃으실 거 같슴다.. 저도 어서 정식 메이드가 되고 싶은데 말임다..”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모네에게 희미한 발소리가 다가왔다.


덜컥.


“모네? 청소는 끝났나요?”

“아, 릴리 선배님! 여기 청소는 다 끝냈슴다! 이제 남은 곳이…”

“나머지는 제가 다 끝냈습니다. 리코리스가 야식 다 됐다고 찾더군요.”

“엑. 오늘 야식 담당이 리코리스 선배였슴까.”

“메이드장님이 출장을 가셔서 일정을 조절했어요. 식당으로 오세요.”

“꼭 가야 할 지 두렵슴다…”

“메이드란 주인의 뜻을 받들어 이루는 존재입니다, 모네. 그런 약한 소리를 하면 또 뺨을 꼬집어줄 거에요.”

“하지만 오늘 야식 담당이 리코리스 선배님 이라는 걸 알면 아무도 야근하려고 남지 않았을 검다..”


피도 눈물도 없는 부사장의 지휘 아래 블랙 네트워크 내에서도 블랙기업으로 유명한 코핀컴퍼니에서 야근과 초과근무는 너무나도 당연한 것. 원래라면 이런 야식 지원 같은 것도 없었을 테지만 코핀 컴퍼니의 사장이 그녀들 플로라 메이드 서비스를 정식 고용한 이후, 얼마 전 베로니카의 진언에 의해 며칠에 한 번씩 메이드들이 순번을 정해 야식을 조리하여 제공하게 되었다. 이 조치는 야근이 일상이던 관리부와 작전부 사원들에게는 작은 문제를 제외하고 호평을 받고 있었다.

아직 모네에게는 이르다며 빨래와 청소 외에는 다른 일을 맡기지 않은 탓에 베로니카와 릴리, 리코리스 이 셋이 돌아가면서 야식 당번을 하고 있었지만…



“뭐야, 왔어?”


식당 앞에서 무표정한 얼굴로 모네의 뺨을 주물거리던 릴리와 발개진 뺨을 어루만지는 모네 앞에 붉은 단발이 흩날렸다.


“다른 분들은 아직 안 오셨나요?”

“그래. 정말이지 지루해서 죽겠다니까. 어째서 다들 이 멋진 맛을 보고 도망치는건지.”


이 야식에 있는 작은 문제는 바로 리코리스의 조리였다.

리코리스가 야식을 담당한 첫 날, 그녀의 요리를 맛 본 관리부 사원들과 알트 소대, 그리고 R7순찰대원들의 절규는 모네가 보기에 마치 뭉크의 작품을 연상케 할 정도였다고 할 만큼 극적이었다.

모두가 물을 찾아 아비규환이 된 상황에도 어떻게든 웃음을 유지하려고 애쓰던 알트 소대장은 혹시 침식체가 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말이다.

그 날 이후 리코리스가 주방을 맡는 날이면 야근과 초과근무를 하는 사원들은 모두들 개미 한 마리도 없다고 할 만큼 다들 재빠르게 퇴근하게 되었다. 이에 리코리스는 약간 불만을 토로하긴 했지만.


"….리코리스 선배님이 만든 걸 먹느니 차라리 다들 죽는 게 낫다고 할검다…”

“흐응.. 우리 모네, 한 마디만 더 하면 내일 하루 세 끼 전부 매운 고추만 먹여 줄 거야.”

“아님다! 저, 저는 아무 말도 안 했슴다!”

“조용히. 이제 곧 사원 분들이 오십니다.”


릴리의 주의와 동시에 단련된 그녀들의 청각에 식당으로 다가오는 여러 발소리가 들렸다.


끼익.


이윽고 식당의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들어온 것은 펜릴 소대의 힐데와 주시윤이었다.


“이야~ 스승님, 오늘은 분명 베로니카 양의 야식이…. 어라?”


싱글거리며 들어온 주시윤은 준비되어 있는 야식 앞에서 정렬하고 있는 메이드 들을 보고 잠시 멈칫했지만, 이내 다시 웃는 얼굴로 뒤를 돌아보며 하얀 머리카락의 소녀를 바라본다.


“응? 무슨 일이냐, 제자야. 오늘 네가 그렇게 칭찬하던 베로니카의 야식 때문에 남아서 끝까지 보고서 썼으니까 내 기대에 못 미치면 각오해라.”

“하하하.. 저, 스승님? 미나 양은 어디 갔죠? 분명 내려 올 때는 함께 아니었나요?”

“신입은 어디 갈 곳이 있다고 먼저 나갔다. 그나저나 야식이..”


약간 난처한 듯한 주시윤과 기대에 찬 눈빛을 보내는 힐데가 점점 식탁으로 다가오자 릴리를 위시한 메이드 들은 곧게 편 허리를 숙이고 마치 한 몸인 듯 마냥 입을 열었다.


“””어서 오십시오, 주인님. 식사는 이쪽에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야, 안녕하세요, 플로라 메이드 서비스 여러분. 오늘 하루 내내 다이브 작전을 진행한 것 때문에 정확한 상황을 몰라서 그러는데, 혹시 베로니카 양은 어디 가셨나요?”

“메이드장님 이라면 오늘 급한 용무로 인해 출장 중이신 주인님을 보좌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싱글벙글 웃는 얼굴로 요리들을 바라보며 주시윤이 릴리에게 말을 걸었다.

다만 여유 있게 웃던 평소와는 달리 여기저기 고개를 돌리며 식은땀을 흘리는 모습에 릴리는 약간 미안함을 느꼈지만 우선은 계속 식사 시중을 들기로 했다.


“아 그렇군요. 그럼 혹시 오늘 조리당번이..”

“오늘의 요리는 리코리스가 만들었습니다. 모네, 힐데 님과 주시윤 님에게 안내해드리세요.”

“넵! 오늘 메인 디시는 안심으로 조리한 슈퍼 스테이크 레어임다! 허브솔트와 올리브오일로 간해서 휴지하고 굽기는 레어로 로스팅했슴다! 구울 때 하바네로 소스를 발라 빈 틈 없이 구워낸 리코리스 선배님의 역작임다! 서브 디시는 아스파라거스 줄기와 채 썬 감자를 쥐똥고추와 함께 볶은 감자볶음임다!”

“…제자야. 나는 오늘 처음 메이드 들이 만든 야식을 먹는다만 방금 불러준 메뉴들이 이상했던 거 같은데.”

“하하하, 스승님이 잘못 생각 하신 걸 거에요. 그렇죠, 메이드 여러분?”


콧노래를 부르며 신나게 조리하는 리코리스와 바로 앞에서 필사적으로 흔들리는 눈동자를 교대로 바라본 릴리는 차마 진실을 말할 수 없어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걱정 마십시오, 힐데 님. 저희가 빡세게 시중을 들겠습니다.”

“뭐? 그게 무슨 소리…”

“어이쿠! 이렇게 멋진 저녁을 저하고 스승님만 먹을 순 없죠. 지금 바로 나가서 미나 씨도 데려올게요~”

“아니, 잠깐 기다려! 주시윤, 너 지금 어딜 가려는….”

“바로 미나 씨 데리고 오겠습니다, 스승님!”


쿠당탕!


평소의 느긋한 모습과는 달리 먹이를 포착한 뱀처럼 재빠르게 식당 문을 박차고 나가는 주시윤을 멍하니 바라보는 힐데와 릴리, 그리고 모네.

순식간에 고요해진 식당에는 리코리스의 작은 콧노래만 울려 퍼졌다.



 

“아… 오늘도 실패야…”


약간 상심한 듯한 리코리스의 말에 모네는 움찔 어깨를 떨었다.

결국 리코리스의 요리를 먹고 입에서 불을 뿜으며 주시윤을 쫒아가려는 힐데를 말리기 위해 릴리와 모네, 리코리스 셋이 전부 달라붙어야만 했다. 모네가 힐데를 붙잡고 있는 사이, 릴리가 가지고 있던 특제 수면탄으로 힐데를 잠시 멈추게 하고 리코리스가 재빠르게 주방 냉장고에 있던 우유를 가져와 대령하면서 이 소동은 겨우 끝이 날 수 있었다.


“그, 그래도 선배님이 만든 요리는 맵긴 해도 맛있슴다.”

“아하핫, 모네 너도 그 때 내 요리 먹는 것 보단 차라리 자백하겠다고 했잖아?”

“으… 그 때는 고문인 줄 알았슴다..”


며칠 간 폐허에서 우유도 없이 리코리스의 요리를 먹었던 때를 떠올리며 모네가 뺨을 부풀리자 리코리스가 웃음기 어린 얼굴로 모네의 볼을 톡 건드렸다.


“그래도 고마워. 간만에 먹으러 온 사람도 있었고, 애초에 많이 만들지도 않았으니까 버릴 것도 별로 없을 걸?”

“우리 엄니가 먹을 걸 버리는 건 아까운 짓이라고 했슴다! 나머지는 제가 먹어도 되는검까?”

“어머, 정말? 그런데 우유는 아까 힐데 소대장 님이 다 가져갔는데 괜찮겠어?


심술궃은 미소를 짓는 리코리스를 보며 모네는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저… 지금 옆 건물 편의점에 갔다 와도 괜찮겠슴까….?”

“삐-. 안 돼. 거부. 후배는 선배 말을 잘 들어야지?”

“으.. 적어도 제가 살아서 갈 수 있게는 해 주시지 말임다…”

“리코리스, 괜찮다면 저도 부탁드리죠.”


축 늘어진 모네 옆으로 어느 새 다가온 릴리가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


“헤, 네가 웬 일이야? 평소에는 내 요리에 입 대기도 싫어했잖아?”

“모네 말대로 재료가 아까워서 그렇습니다. 방금 전에 편의점에서 쿨피스도 사 왔으니 괜찮겠죠.”

“좋아. 그럼 잠깐 기다려.”


주방으로 들어가는 리코리스를 바라보며 릴리가 조용히 식기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모네, 조금 더 메이드로서의 자각을 가지세요. 아직 피어나지 못한 꽃봉오리라도 이렇게 실수가 잦다면 주인님과 메이드장님에게 얼굴을 들 면목이 없어요.”

“죄송함다…”

“우리 플로라 메이드 서비스의 가치는 스스로 쟁취하는 것. 다행히 메이드장님이 고르신 주인님께서는 저희들을 아직까지 정원의 꽃으로 여겨주고 계시지만 저희는 그 믿음에 더욱 보답을 해야 합니다.”

“넵..”


리코리스가 요리를 가져오고도 한동안 릴리의 잔소리는 끝이 없었다.




식당을 정리하고 사내 숙소로 돌아온 메이드 들은 각자 방에 들어가 개인 정비로 하루를 마무리 한다. 모네는 베로니카와 같은 방을 쓰고 있지만, 오늘은 영락없이 혼자서 침대에 누워 자야 할 모양이다.


“으… 안 되겠슴다… 머리가 빙빙 돔다..”


저녁 이후, 빙글빙글 도는 머리로 어떻게든 방에 돌아온 모네는 옷을 갈아 입지도 못한 채 침대에 누웠다. 자기도 모르게 감기는 눈에 저항조차도 하지 못하고 조용히 숨소리만 남기고 꿈으로 빠져들었다.


그 날의 일이 떠오른다.

모네의 인생에서 손에 꼽을 만한 그 날의 사건.

베로니카를 만나고, 리코리스와 릴리에게 공격받고, 폐허에 갇힌 그 나날.

카운터가 된 이후 처음으로 겪는 아픔이었다.

당연하다. 카운터도 칼에 맞으면 피를 흘리고, 총에 맞으면 죽는다.

베로니카에게 잠시 배웠던 전투술로는 가면을 쓴 메이드들을 막는 것이 고작이었다.

결국 마지막에는 폭파까지.

그야말로 그 날은 모네의 인식을 모조리 뒤바꾼 날이었다.

그리고 모네가 베로니카를 보며 자신의 미래를 결정한 날이기도 했다.

 

“아네모네 펀-치!”

“우리 엄니보다 못 생겼으면서 성격도 순 마귀할망구임다!”

 

이 때 자신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었을까.

메이드장님을 도울 수 있어서 웃고 있었을까?

아니면 메이드장님을 괴롭혀서 잔뜩 화가 난 얼굴이었을까?

잘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 웃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 사건 이후, 플로라 메이드 서비스 일동은 취조를 마치고 다시 그라운드 원으로 돌아왔다.

정식으로 코핀 컴퍼니와 계약을 맺고 이렇게 지내기까지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모네 자신은 견습 딱지를 벗지 못하고 있다.

이런 자신에게 내심 불안한 적도 있었지만 그 때마다 베로니카가, 릴리가, 가끔은 리코리스가 옆에서 그녀를 도와주었기에 지금까지 나아갈 수 있었다.

 

‘메이드란 주인의 뜻을 이루어 드리는 삶의 형태를 지닌 존재입니다, 모네. 아직 당신은 어리고 피어나지 않은 새싹이지만 분명 저나 릴리보다 뜨거운 햇살에도, 차가운 달빛에도 부서지지 않고 피어나는 꽃이 될 수 있을 거에요. 당신의 가능성을 믿으세요.’


갑자기 베로니카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내 가능성은 대체 뭘까.

내가 리코리스 선배님을, 릴리 선배님을, 메이드장님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

빙글빙글 세 얼굴이 돈다.

무한한 사고의 회랑은 매듭이 풀린 실타래 마냥 끝없이 그 날의 일을 재생한다.

이윽고 그 기억도 희미해져 갈 때, 이마에 차가운 것이 닿았다.

 

“아.. 으…?”

“몸 관리도 메이드의 소양입니다, 모네. 컨디션도 조절하지 못하다니, 메이드로서 결격 사유에요.”


어느 새 릴리가 파자마 차림으로 방 안에 들어와 모네의 이마에 손을 대고 있었다.

다른 사람이 방 안에 들어오는데도 눈치채지 못 할 정도로 잠이 들었던 모양이다.


“릴리.. 선배님..?”

“일단 근처 약국에서 해열제를 사왔어요. 카운터는 일반인보다 훨씬 저항력이 강하고 튼튼하니까 이 약과 제가 가진 수면제 정도면 괜찮을 겁니다."

“어떻게…”

“….오늘따라 반응이 평소보다 둔하고 멍하니 있던 경우가 많더군요. 저도 그랬던 적이 있어서 간단히 알 수 있었습니다. 몸에 이상을 느끼고도 무리를 하는 건 오히려 분탕입니다.”

“으… 죄송함다…"

 

꾹.


모네의 뺨을 검지로 살짝 누른 릴리는 알약과 물컵을 모네의 눈 앞에 내밀었다.


“역시 모네는 바보로군요. 그렇게 사과.. 도게자를 박을 필요는 없어요.”

“하지만 오늘 모네는 릴리 선배님이 아니면 큰일났을검다..”

“어차피 제 일을 하는 김에 도왔던 거니 문제 없습니다.”

 

창 밖의 네온사인이 빛나며 무표정한 릴리의 얼굴을 비춘다.

릴리와 함께 지낸 지도 어느 정도 지났지만 모네는 아직도 릴리가 저 작은 머리에서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릴리가 자신을 싫어하지 않는 것 정도는 미숙한 자신도 충분히 알았다.


“그래도 감사함다. 저는 아직 견습에 빨래는 리코리스 선배님이 도와줘야만 하고 다른 모든 일도 도움을 받아야 하는 반푼이임다..”


중얼거리는 모네의 뺨과 이마를 어루만지던 릴리가 조용히 말한다.


“당신은 바보지만, 반푼이는 아닙니다. 거북이같이 느릿해도 착실히 나아가고 있어요. 언젠가는 당신도 어엿한 메이드로 떡상할 겁니다. 항상 밝게 웃고 기운찬 모습만큼은 개추할 만 해요.”

“헤헤. 릴리 선배님이 칭찬해주는 건 오랜만임다…”

“칭찬이 아니라 냉혹한 질타입니다, 바보 모네. 오늘은 메이드장님도 안 계시니 옆에 있어드리겠습니다.“

“앗, 정말임까! 모네는 벌써 몸이 다 나은 거 같슴다!”

“조용히. 다른 분들도 주무시니 이 이상 소란은 피우지 마세요. 그럼 취침소등 하겠습니다.”


침대 옆 스탠드가 꺼지고 조용히 릴리가 모네의 이마에 손을 댔다.

차가운 손이 이마를 어루만지는 것을 느끼며 모네는 조용히 잠에 빠져들었다.


"으아~ 늦었슴다!”


활기찬 모네의 목소리가 코핀 컴퍼니의 복도를 울렸다.

복도를 지나가는 코핀 컴퍼니의 사원들도 모네를 보며 손을 흔들거나, 웃으면서 인사를 했다.

모네도 모든 인사를 고개를 꾸벅이며 받았다. 지각은 전혀 안중에도 없는 모양이다.


“어머, 모네 양, 이제 몸은 괜찮나요? 릴리 양에게서 감기에 걸린 거 같다는 얘기를 듣고 수정구 값은 안 받기로 했는데.”

“안녕하심까, 클로에 님! 감사함다! 하루 동안 푹 잤더니 모네도 건강해졌슴다!”

“건강해졌다니 다행이네요. 모네 양이 너무 걱정되어서 오늘 아침에 수호령님으로 점을 쳐 봤는데, 이건 전부 모네 양의 이번 주 운세가 흉조라 그렇다는 결과가 나왔답니다. 자, 이 부적 하나면 적어도 이번 달은 무사히 넘어갈 수…”

“클로에! 사내에서는 호객행위 하지 말라고 했잖아! 모네, 너도 이제 그만 클로에가 하는 강매 정도는 무시해!”

“칫…”

 

모네와 클로에가 얘기하는 모습을 보고 바로 레나가 다가왔다.

아무래도 클로에가 꾸미던 계획을 바로 눈치 챈 모양이다.

 

“좋은 아침임다, 레나 님!”

“응, 굿모닝~ 그래도 클로에가 수정구 값을 받지 않았을 정도로 걱정하긴 했었다구. 자, 가자 클로에. 오늘도 아침부터 작전이야!”

“자, 잠깐 기다려주세요, 레나 양! 이 부적이 있어야 모네 양도..”

 

언제나처럼 티격태격하며 브리핑룸으로 향하는 레나와 클로에를 보며 멍하니 있던 모네도 이윽고 자신이 지각이라는 점을 깨달았는지 핫 하고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죄송함다! 늦었슴다!”

“모네, 메이드가 주인을 기다리게 하다니, 실례입니다.”

“반성하겠슴다!”


모네가 들어간 사무실 안에는 이미 부사장과 릴리, 리코리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다행히 아직 업무할당을 시작하지는 않은 것 같았다.


“그러면 오늘은 5층의 청소를 부탁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플로라 메이드 여러분. 아시겠지만 사장실과 부사장실은 베로니카 메이드장이 없으니 청소에서 제외하고요.”

“알겠습니다 부사장님. 그 외에 다른 주의사항은 없으신지요.”

“오후 3시 즈음 연구소에 릴리 양이 잠시 들러줬으면 한다는 것 말고는 없군요.”

“알겠습니다. 그러면 오늘의 업무를 시작하겠습니다. 가즈아~”

“얘는 대체 이런 단어를 어디서 배우는 걸까….”

“모네도 저런 유행어 따라해보고 싶슴다!”

“야, 너까지 그러면 정상인은 나 밖에 없거든?!”

“리코리스 선배님도 정상은 아닌 거 같슴다… 아따따따!”

“어~디~ 얄미운 하는 말을 하는 입이 요 입일까~?”


서로 투닥거리는 모네와 리코리스를 보며 릴리는 한숨을 쉬었다.


“모네, 리코리스. 어서 업무를 시작하세요. 농땡이 친다고 저격 당하면 오늘 저녁은 없는 걸로 하죠.”

“엑… 모네는 아침도 못 먹었는데 저녁까지 없으면 말라 비틀어질검다…”

“흥, 좋아! 부트 졸로키아처럼 화끈하게 끝내자고!”

“리코리스 선배님이 그럴 때마다 항상 일이 터졌었는데 말임다…”


옆에서 떠드는 동료들을 생각하니 모네는 어제만큼 불안하지 않았다.


아직 자기는 미숙하고, 바보 같고, 피어나지 못한 꽃봉오리지만.

언젠가 자신도 따스한 햇살 아래 기지개를 펼 아네모네가 될 테니까.


“그 때까지 메이드장님과 릴리, 리코리스 선배님에게서 많이많이 배울검다!”






예전에 모네문학 한 번 써본다고 플롯만 3개 준비했다가 플로라 메이드 이벤트를 한 번도 못 봐서 그런지 캐릭터성을 전혀 알 수가 없어서 포기했었는데 이번에 이벤트도 복각하고 대회 개최자가 챈럼들 더 즐겨보라고 규모 키우는 거 보고 어제 밤부터 술 마시고 부끄러운 글 써 봄.

내 능력이 너무 부족해서 캐릭터 해석이 제대로 됐는지도 불안하고 스토리도 너무 뻔해서 올려도 될 지 너무 고민했는데

누무현도 쓰는 내가 부끄러워할게 뭐가 있노? 싶어서 그냥 올림.

내가 스토리 상 나오는 내용하고 내가 망상딸한 것도 어느 정도 섞여 있어서 어? 이게 왜 이렇게 되지 하는 챈럼들도 있을텐데 그거는 댓글 달아주면 고맙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