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군 훈련소를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한 엘리트였다.

덕분에 일반소총병이 아닌 피스키퍼로 입대할 수 있었고

'프리드웬 기관'이라는 나름 알려진 곳에서 복무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제 내 인생은 탄탄대로가 펼쳐질 줄로만 믿고 있었던 것도 잠시,

긴장으로 인한 실수 연발, 실전감각 부족탓에 판단력저하까지 겹쳐

선임들에게 인정받는 후임이 아니라 격려받는 후임이 되어버렸다.

당장 내일 대규모 작전도 있을 예정인데, 이렇게 폐급이어서야..


"하하하, 폴 이 짜식아.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딨냐?"

"그래 맞아. 나는 처음부터 잘 했지만."

"어이구, 첫 투입에 바지에 실례한 자식이 말은 잘하네?"

"야! 후임 있는 자리에서 그딴 말을.."


선임들은 내 표정이 영 꼴사나웠는지 또 다시 격려해준다.

정말 좋은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의 발목을 잡고 싶진 않다.

결국 내가 스스로 극복해야만 할 문제인 것이다.


"이봐, 폴. 실전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뭔지 아냐?"


분대장 릭 씨가 내게 어깨동무를 해오며 말했다.


"갈고 닦은 전투기술과 강철같은 의지..입니다."

"하하, 훈련소에서 배운대로의 대답이구만. 과연 우수한 성적의

수료생 다워. 하지만 산전수전 다 겪고 난 지금의 내 생각은 달라."


나는 그의 조언에 귀를 기울였다.


"잘 들어. 실전에서 제일 중요한건 말이다..  행운이다."

"행운.. 말씀이십니까?"

"그래. 럭키."

"그,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으하하하, 믿지 못하나 본데, 행운이 없으면 살아남을 수도 없다."


릭 씨의 얼굴을 가로지르는 큰 흉터가 행운덕에 살아난 그를 

증명하는 것 같았지만 이제 막 훈련소를 수료한 내게 행운 

운운하는 것은 조롱같이 들려 썩 유쾌하지는 않았다.


"진짜야, 이 녀석아. 저기 저쪽 풀밭에 가서 네잎클로버 하나

뜯어오기 전까지 돌아오지 마라. 명령이다."

"그게 무슨...!"

"그곳에 행운의 여신이 찾아온다는 말도 있더라고, 으하하하."


선임들은 전부 고개를 끄덕이며 웃어댔다.

행운의 여신은 무슨 얼어죽을. 

이런 명령을 내리다니, 부조리 아닌가?

나는 불평하면서도 상명하복은 군인의 필수덕목이기에 어쩔수

없이 근처 숲속 풀밭으로 향했다.


십오분쯤 걸어 도착한 풀밭은 지천에 토끼풀이 널려 있었다.

쭉 훑어봐도 전부 세잎클로버. 여기서 네잎클로버를 찾으라는 건

상상이상으로 심한 부조리가 아닐까?

나는 분을 삭이며 자세를 낮추고 토끼풀 밭을 뒤지기 시작했다.


...빌어먹을.

여기 네잎 클로버가 있긴 한거야?

나는 한참동안 눈이 빠져라 풀밭을 뒤졌지만 코빼기도 비추지 않는

네잎 클로버가, 이딴 거지같은 명령을 내린 선임들에게 화가났다.

애초에 행운의 여신이라니, 그딴 미신 같은 게 있을리가..


"안녕? 여기서 뭐하니?"

"으아악!"


나는 간드러지는 하이톤의 목소리에 놀라 펄쩍 뛰었다.

나는 전혀 눈치도 못 채고 뒤를 잡혔다. 경계근무 실격이구만.

뒤를 돌아보니 파렴치한 복장과 토끼머리띠의 은발머리 미녀가 

헤실헤실 웃으며 이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신비로운 분위기. 선임들이 말한 행운의 여신인가..


"아이~ 그렇게 놀랄 것 까진 없잖아, 상처 받는다구."

"여, 여긴 민간인 출입 금지구역인데.."

"아, 맞아. 난 근데 민간인 아니거든. 우리 잘생긴 오빠야는 여기가

위험한 곳이란 건 알고 온거야? 괴물이 출몰한다는 숲인데."


신비로운 분위기의 여자는 손을 발톱처럼 오므리고 으르렁 하는

자세를 취했다. 난 그녀에게서 4차원적인 매력을 느꼈다.


"상관없습니다. 저는 군인이니까!"

"호오, 그래? 그럼 멋진 군인 오빠야, 나랑 좋은 거 할래?"

"네? 무슨..?"

"이거 있잖아. 흐흐흐."


그녀는 손으로 무언가를 쥐고 위아래로 흔드는 시늉을 했다.

무, 무슨 이런 파렴치한! 

잠시나마 이 여자를 행운의 여신이라고 착각한게 부끄러워졌다.


"무슨 소리십니까! 저를 놀리는 행동을 멈추십시오."

"놀리는 거 아냐. 사실 여긴 내 비밀스런 자위스팟이라구."

"자.. 뭐요?"

"자위스팟. 이렇게 인적이 드문 곳에서 대자연의 기운을 받으며

토끼풀밭을 구르면서 자위하는 게 얼마나 기분 째지는지 몰라!"


그녀는 꺄꺄 거리며 정신나간 소리를 했다. 행운의 여신은 무슨.

미친 년인게 분명해.


"네가 협조안하면 혼자 해버린다?"

"협조라니! 저도 지금 바쁜 몸입니다!"

"흐응, 그래. 좋아."


그녀는 대뜸 입고있던 파렴치한 옷을 벗어던지더니 그대로 

토끼풀밭위에 드러누웠다. 나도 남자인지라 실 한오라기 안 걸친

여체에 시선이 가는 건 불가항력이었고, 탐스럽게 부푼 젖가슴과

터럭하나 없이 깔끔하게 손질된 성기부분을 보니 흥분이 동했다.

하지만 오늘 처음 본 여자와 함부로 몸을 섞을 순 없는 노릇이다.

심지어 내일 중요한 작전을 앞두고는 어림도 없지! 

나는 빨리 숙소로 들어가 쉬기 위해 다시 눈에 불을 켜고 

네잎클로버를 찾아 풀밭을 뒤지기 시작했다.


"아읏, 하으응.. 좀 더.. 앗, 아앗..!"


정말로 자위를 시작한 그녀는 내가 있다는 것을 망각하기라도 한듯

수치심이라는 걸 모르는 것처럼 한껏 소릴 내며 즐기고 있었다.

내 아랫도리는 이미 폭발하기 직전이었다. 다시 말하지만, 건강한

청년에게 알몸의 여체는 무시하기엔 너무 자극적인 볼거리였다.


"저기, 죄송하지만 좀 더 조용히 해주실 순 없습니까?"

"왜에? 소리를 내야 더 흥분된다구. 이왕 하는거 최대한 즐겨야

하지 않겠어?"

"집중해야 하는데 방해가 돼서 그럽니다."

"흐응, 뭐에 집중하는데? 딸딸이?"

"따.. 당신은 수치심이라는 게 없습니까?"

"수치심? 그게 내 목숨을 구해주거나 밥이라도 먹여준대? 

난 그런거 안키워. 아, 누가 보고 있으니까 더 흥분된다, 하으응.."

"제가 언제 그쪽을 쳐다봤다고..!"


또다. 그녀는 순식간에 나 등뒤를 잡았다. 숙련된 암살자처럼.

나는 소름이 끼쳤다. 어느샌가 그녀는 저 멀리 떨어져있던 게

거짓말인 것처럼 나를 뒤에서 껴안고 불룩 튀어나온 내 고간을

흥미롭게 어루만지고 있었다.


"그으래? 그럼 이건 뭘까? 꺄하하, 이거 나땜에 커진거지, 맞지?"

"이, 이건 당신이 자꾸 음란한 소리를 내서..!"

"음란한 소리? 어떤 거? 이런 거?"


그녀는 손가락으로 질꺽질꺽하는 소리를 내며 내 귓가에 야릇한

신음을 흘림과 동시에  귓불을 잘근잘근씹었다. 나는 처음 느끼는 자극에

그대로 사정할 뻔 했다. 그도 그럴것이 이게 얼마만에 느끼는 여자의

향기, 여체의 감촉인지 알수도 없을 만큼 오래 훈련했었다. 심지어

나는 아직 여자의 몸을 경험해본 적도 없는, 그래. 동정이었다.

나는 아마 그녀의 손길에 한심한 표정과 신음을 낸 것 같다.

눈을 뜨니 그녀가 귀여운 장난감을 손에 넣은 표정을 짓고 있었으니까.


"저기저기, 그 목소리랑 반응 뭐야? 혹시 동정? 꺄아, 귀여워."

"소, 손대지 마십시오..!"

"왜에, 이렇게 훌륭한 꼬추를 가지고 안 쓰는 건, 아깝잖니."


그녀는 허락도 없이 내 바지에 손을 집어 넣고는 폭발하기 직전인

내 음경을 멋대로 주물렀다. 부드럽지만 난폭한 손놀림에 수십번

사정을 참아야만 했다. 


"흐흥, 괴로워보이네. 나 때문에 이렇게 된거니까 책임을 지는게

맞겠지, 그치?"


혼자 질문하고 혼자 납득한 그녀는 기어코 내 바지와 팬티를 전부

벗긴 후 애처롭게 발기한 내 성기를 손으로 만지작 거리며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킁킁, 하아.. 뇌가 녹을 것 같아~ 생각보다 늠름한 모양을 하고 있네? 꺄하하. 잘 먹겠습니다아."


흐읍! 나는 꼴사나운 소리를 낼 뻔 한 것을 겨우 참았다. 그녀의

입이 흐물흐물하지만 따뜻하게 내 자지를 빨아들였고 녹아버릴 것

같은 쾌감이 내 척추를 타고 흘렀다. 온 신경이 아랫도리에 집중

되는 것 같은 느낌. 나는 얼마 못 버티고 그녀 입에 사정하고 말았다.


"음후후. 꿀꺽. 진한 맛이네. 동정맛이 나."

"자꾸 동정 동정 하지 말아주시면 좋겠습니다만.."

"설마 지금까지 좋아하는 사람과 하려고 지킨거니? 미안해서

어쩌니, 그냥 나한테 몸 팔았다고 쳐, 아하하하."


그녀는 첫 사정으로 온 몸에 힘이 하나도 없는 내 위에 올라타기

시작했다. 아래에서 바라본 그녀의 육체는 위력적이었다. 다리를

천박하게 쩍 벌리고 내 음경을 붙잡아 스스로의 성기를 비집어

연 뒤 찔러 넣는 모습. 실제로 처음 본 여성기는 그로테스크했다.

하지만.. 넣자마자 구불구불한 질주름의 느낌, 내 남근을 뿌리까지

집어삼키는 듯한 움직임이 내 머리를 하얗게 만들었고 정신을

차리니 내가 그녀를 찌르는 모양새가 되어 있었다.


"핫, 하앙. 뭐야, 동정주제에 제법 하잖아? 아읏."


그녀는 토끼처럼 내 위에서 깡총거리고 있었고 흔들리는 젖가슴이

탐스러워 보여 나도 모르게 손을 뻗어 그것을 주무르게 되었다.


"앗, 아앙. 좋아.. 젖꼭지도 만져줘어~"


마치 내 손을 빨아들이는 듯한 흡입력을 자랑하는 그녀의 젖가슴을

만지며 허리를 위아래로 흔들었다. 그녀는 만족스럽다는 듯이

웃으며 허리를 돌리기 시작했고 내 성기를 뽑아낼 듯 조여내어

쥐어짜기 시작했다. 질척거리는 소리와 야한 냄새가 내 머리를

가득 채웠다. 나는 준비할 틈도 없이 거친 신음소리를 내며 그녀의

안에 진한 정액을 내어버리고 말았다.


"하아.. 동정에게는 자극이 너무 쎘나..?"

"허억. 허억..

"아하하,어땠어? 인생 첫 섹스를 질내사정으로 마무리한 소감은?"

"어머니께서.."

"응, 어머니? 우리 군인 오빠 마마보이니? 어유, 좀 깬다.킥킥."

"여성에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그녀는 내 말에 다소 놀란 표정이었다. 처음으로 얼굴에 여유와

미소대신 당혹이 피어올랐으니까.


"좀 순서가 틀렸지만, 당신의 이름을 듣고 싶습니다."


비웃어도 좋다. 내가 첫섹스덕에 감정적으로 되었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자신에게 충실한 모습과 당당한 태도. 자유분방한 매력에

나는 빠져버렸다. 늘 딱딱하고 진지한 나는 반대인 그녀에게

완전히 끌린 모양이었다.


"내 이름? 으음.. 리벳이라고 부르면 될까나?"

"리벳, 저는 폴이라고 합니다. 언젠가 제가 피스키퍼에서 한 사람의

몫을 하는 당당한 군인이 되었을 때, 저와 결혼해 주시겠습니까?"


한동안 그녀는 대답이 없었다. 


"...아하하. 너 너무 급발진 하는 거 아니니? 동정 떼줘서 고맙다고

하는거야, 아니면 네 동정을 가졌으니 책임져달라고 하는거야?"

"그, 그런게 아니라..!"

"잘 들어. 군인 오빠야, 지금 감정이 굉장히 격앙되어 있어서

감정적인 판단을 하는건 아닐까?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니? 나는

와아아안전히 미친 년인데. 킥킥킥."

"그 점이 좋습니다. 저는 진지합니다."


그녀는 고개를 떨궜다. 

정말 진지하네. 그런 점도 괜찮지만.

이라고 조용히 말하는 것을 들은 건, 내 착각일까? 

다시 고개를 든 그녀의 표정은 처음만난 그때처럼 헤실거리고 있었다. 


"내 대답은, 짜잔, '안 돼' 입니다. 기억 안나? 난 네 몸을 산거야. 

결혼은 무슨. 꺄하하! 자, 이건 화대."


그녀는 아직 사태파악이 덜 끝난 내 손에 네잎클로버를 쥐어주었다.


"그리고..."


그녀는 별안간 내 팔을 잡더니 발로 팔이 접히는 반대방향으로 세게 찼다.

엄청난 격통이 밀려왔다. 뼈가 부러진 것 같았다.


"으아아아악!"

"미안, 넌 정상적인 여자 만나서 결혼해. 봤지? 나는 미친년이라니까. 

꺄하하하!"


아팠다. 부러진 팔보다도, 그녀를 다시는 못 볼것 같다는 예감이 

드는 게 더 아팠다.

나는 아픔에 눈물을 애써 참으며 숙소로 돌아왔다.

당연히 팔이 부러진 나는 다음날 있을 작전 투입에선 열외되었다.


***


그리고 이튿날.


"폴, 우리가 갔다올 동안 숙소 잘 지켜라."

"푹 쉬어. 아플 땐 쉬어야 낫는거야. 밥도 많이 먹고."

"죄송합니다. 이번엔 참여하고 싶었는데.."

"어떻게 굴러야 네잎클로버를 찾다 팔이 그렇게 아작이 나냐? 크큭."

"갔다와서 보자, 막내야."


나는 분대원들에게 경례를 올려 붙였다. 부러진 게 왼팔이라 다행이었다. 





마지막 그들의 가는 길에 왼팔로 경례를 했더라면, 

두고두고 마음에 걸렸을 테니까.



이번 espr 공습 작전에서 우리 프리드웬의 피스키퍼부대는

'궤멸적인 피해' 를 입었다고 했다.

그 말은 즉, 전멸을 윗사람들 듣기 좋게 보고하는 것에 불과했다.

릭 분대장도, 쟝 부분대장도, 저스틴도, 토마스도, 프레드도, 빌도.

모두 돌아오지 못했다.


겨우 살아 돌아왔지만 이내 쇼크사한 다른 분대원의 말에 따르면,

기괴한 생명체가 대부분을 먹어치웠다고 했다. 그리고 총을 여러정

장비한 미친 여자 하나가 웃으면서 병력의 반을 쓸어버렸다고 했다.

우리 분대도 그 미친 여자에게 당했다고.. 



나는 리벳이 준 네잎클로버를 만지작거렸다.

그녀가 팔을 부러뜨려준 덕분에 나는 목숨을 건졌다.

그녀는 정말로 행운의 여신이었을까?

나는 그저 그녀가 쥐어준 네잎클로버만 하염없이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