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으음... 딸기우유.. 딸기우유.."
개인 휴일 늦은 아침.
샤오린은 졸린 눈을 비비며 그녀의 숙원을 이루어줄 파트너,
딸기우유를 꺼내려 냉장고의 문을 열었다.
하지만 딸기우유가 있어야 할 곳에는 쪽지 한장만이 남아 있었다.
'멸치야! 배고파서 니꺼 딸기우유좀 마신다!' -유진 언니가
"이 돼지가! 그게 무슨 의미의 딸기우윤데!!"
이래서 냉장고를 공용으로 쓰면 안된다니까.
샤오린은 툴툴거리며 편의점에 가기 위해 욕실에서
고양이 세수를 하고 나왔다.
숙소에서 편의점이 너무 멀어서 마지막까지 고민했지만,
일어나 딸기우유를 마시며 풍만한 가슴을 기원하는 그녀만의
루틴을 포기할 순 없었기에 샤오린은 큰 맘 먹고 집을 나섰다.
"우와.. 진짜 더워..."
흰색 민소매 상의와 남색 돌핀팬츠에 슬리퍼를 신은
후줄근한 차림이라 누구도 만나고 싶지 않은 패션이었지만
그렇게 입지 않았더라면 너무 더워서 편의점에 가기도 전에
쓰러졌을것이다.
오는 길에 아이스크림도 사야겠다고 마음먹은 그녀의 눈 앞에
어딘가 낯이 익은 여인이 보여 황급히 전봇대 뒤로 몸을 숨겼다.
"어머, 샤오린 양 아니세요? 만나서 반가워요!"
하지만 상대는 눈이 너무 좋은 나머지 저격수의 기도비닉을
무용지물로 만들었고 샤오린은 쭈뼛거리며 앞으로 나왔다.
"신지아씨.. 안녕하세요. 날씨가 참 덥죠.."
"네, 정말 더운 날씨네요, 샤오린 양. 가슴 밑에 땀이 차서.."
지금 난 땀 찰 가슴도 없다고 놀리는 건가?
샤오린은 눈을 치켜뜨고 신지아를 쳐다봤지만 그녀의 때묻지
않은 순수한 얼굴에 그저 시선을 피하게 될 뿐이었다.
악의는 없었던 것 같다. 아마도.
"와아, 굉장히 시원한 옷차림이시네요!"
"앗. 아.. 가볍게 뭣 좀 사러 나온 거라.."
"샤오린 양도 편의점 사러 나오셨어요?"
"네.. 네? 뭘 사요?"
"편의점이요. 저희 직원들이 줄 서는 게 싫대서 여길 저희 편의점으로 하려고.."
"아니아니아니, 보통은 그런다고 편의점을 사진 않는데요?"
당황한 샤오린에게 신지아는 조금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아, 죄송해요.. 제가 '보통'을 잘 몰라서 실수하곤 하거든요.."
"앗, 그런 뜻은 아닌데.."
그저 딸기우유 하나 사러 나왔을 뿐인데, 어쩌다 일이 이렇게까지 된걸까.
"아, 샤오린 양, 제가 사장님께 전해드린 것은 잘 받으셨나요?"
"네? 아.. 그 건강 야채... 요.."
"네! 그거드시고 안대끼고 푹 주무시면 저처럼 클 수 있어요!"
언제 침울했냐는 듯 해맑게 웃으며 깡총깡총 뛰는 신지아의
가슴이 파괴적으로 출렁거렸다. 여자인 자신의 시선조차 사로잡는
위력인데, 남자에게는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제가 크고 싶은건 키가아닌데.."
"네? 이런, 제가 또 실수를 한 모양이네요."
"아니에요. 저는 신지아씨 가슴이 참 부러워요..."
"가슴이요?"
신지아는 샤오린의 가슴에 시선을 보냈다.
"와! 귀여운 가슴이네요! 제 사촌 동생같아서 껴안아주고싶어요!"
"사촌동생이 몇살인지 혹시.. 아니에요. 말하지 마세요."
"남자앤데요?"
샤오린은 무기를 휴대하고 나오지 않았음에 감사했다.
대낮에 알파트릭스 영애를 해칠 뻔 했으니까.
"그래도 샤오린 양은 얼굴이 예쁘잖아요! 그리고 가슴은 얼마든지
커질 수 있어요!"
"네? 정말요?"
"그럼요! 제가 알파트릭스 비전을 직접 선보여드릴까요?"
샤오린은 오늘 만난 것이 신지아가 아니라 여신이라고 생각하고
광속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신지아는 여신의 미소를 지으며
샤오린의 손을 붙잡고 그녀를 어디론가 데려갔다.
도착한 곳은 알파트릭스 본사였고 그 웅장한 스케일과 모두 정장을
차려입은 분위기에 흰색 민소매, 남색 돌핀팬츠, 슬리퍼의 샤오린은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어졌다.
그런 샤오린의 마음도 모른채 신지아는 신나서 방방뛰고 있었다.
"아이, 신나라. 친구를 방에 데리고 오는 것은 처음이에요!"
"저, 저기 신지아씨."
"지아라고 불러주시면 안 될까요?"
"지아 양. 저 부끄러워서 그런데.. 빨리 좀.."
신지아는 샤오린의 붉어진 얼굴을 보고 최대한 빠르게
자신의 사무실로 안내했다.
신지아의 사무실은 흰색과 파란색을 메인으로 인테리어 된
시원하고 깔끔하지만 호화로운 디자인이었다. 냉방도 물론
신지아의 몸매만큼이나 빵빵했다.
"자, 샤오린 양. 여기 누워주세요!"
샤오린은 신지아의 말 대로 사무실 내 비치된 침대에 올라가 누웠다.
눕자마자 잠이 솔솔 올만큼 쾌적하고 안락했다.
"자 그럼 알파트릭스 비전 마사지 시작하겠습니다!"
몰캉
"으힉?!"
신지아는 샤오린의 가슴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겨드랑이 쪽부터
가슴을 모아 와 떡 주무르듯 주무르고, 방해되는 브래지어를
풀어 헤친 뒤 당황하는 샤오린을 제지하며(완력도 어마어마했다)
아래에서 위로, 양끝에서 가운데로 지방을 모아오는 듯한 마사지를
선보였다. 그리고 젖꼭지 근처까지 손가락이 닿자 샤오린은
참지 못하고 신음을 뱉고 말았다.
"하으읏, 지,지아 양 이거 뭔가 좀 이상한데..?!"
"아니에요, 그런 소리가 나고부터가 진짜랬어요!"
신지아의 손은 부드럽지만 딱 기분좋을 만큼의 악력으로 샤오린의
젖가슴을 주물럭거렸다. 샤오린은 기분이 묘해지는 자신이 싫었다.
단단해진 젖꼭지를 만져지면 들킬 것만 같아서 가까스로 숨을 헐떡이며
신지아의 손을 붙잡고 만류할 수 있었다.
"헉, 허억. 지아 양. 누구한테 배웠어요 이거..?"
"저희 숙부님이요. 이걸 매일매일 반복하면 저처럼 커질 수 있답니다!"
그 부회장 새끼. 언젠간 꼭 저격해주고 말겠어.
"고마워요. 근데 저는 이 정도로도 충분할 것 같아요.."
"저도 처음엔 그랬어요. 아, 근데 제가 처음 마사지 받을 때보다
조금 작긴 하시지만.. 시간이 해결해줄거에요!"
악의 없이 미소짓는 신지아. 그녀에게 악의는 없을 것이라고 곱씹으며 샤오린은 대접받은 차를 홀짝였다.
****
"정말 마사지 더 안받으실거에요?"
신지아는 비맞은 강아지같은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하하, 네... 저는 괜찮아요. 제 몸엔 좀 안받나봐요.."
더 만져지면 새로운 것에 눈을 뜰 것 같기도 하고.
"아참, 지아 양, 이제는 마사지 안 받으시죠?"
"네에. 이제 많이 커져서. 숙부님이 이제 절 좋아하시지도 않는 것 같고."
그 빌어먹을 부회장 심지어 페도새끼였네. 꼭 죽여줘야겠어.
"그래도 다음에 또 지아 방에 놀러와주실거죠? 친구로서.."
친구.
하긴 신지아는 샤오린에게 늘 진심으로 잘해 준 것 같았다.
"네, 불러만 주신다면 또 놀러올게요. 친구로서."
신지아는 아이처럼 방방뛰며 샤오린의 손을 맞잡고 흔들었다.
귀여운 아가씨.
샤오린도 모처럼 환한 미소로 화답했다.
***
샤오린은 결국 아무런 수확도 얻지 못한 채 숙소로 타박타박 걸어갔다.
아니, 친구를 얻었구나. 그것도 부자친구. 그녀는 살짝 웃었다.
"아, 딸기우유 사는거 까먹었다."
그녀는 이미 다 늦은 루틴을 위해 근처 편의점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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