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는 오후.
"하아..아직도 자고 있는 건가요."
도저히 일반적으로는 볼 수 없는 야릇한 차림의 소녀는 눈앞의 광경을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들다는 듯 머리를 짚으며 한숨을 쉬었다.
어디에 사용되는지 알 수 없는 기계부품과 장치, 각종 데이터 수치와 공식이 써져있는 종이가 마구잡이로 흩어져 어질러져 소녀는 조심스럽게 바닥의 빈 곳을 밟으며 걸어갔다.
문도 딱히 없어서 방이라고 하기도 뭐한 이 거대한 공간의 한 가운데에는 커다란 퀸사이즈 침대가 자리하고 있다.
"으응..5분..아니 5시간만 더.."
침대의 중앙에는 커다란 애벌레처럼 푹신한 이불에 몸을 둘둘 말고 나른하게 잠꼬대 투정을 하는 금발머리 소녀가 있었다.
"오늘 중요한 일이 있다고 깨워달라고 한것은 당신이라구요? 이디스."
그제서야 이디스라고 불린 두꺼운 애벌레 소녀는 움찔하고 반응하며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헤헤..맞아. 고마워 회장님..나 아직 안늦었겠지?"
이디스는 자신의 눈에 써진 암막눈가리개를 슬며시 이마로 밀어올리며 실실 웃었다.
무슨 약속인지는 몰라도 혹여나 기다리는 상대가 이 소녀의 현 상태를 본다면 아마 상당히 열이 받을 것이다.
물론, 자신이 알고있는 한에서 이 나른하고 잠에취한 게으른 고양이 같은 소녀가 만날 지인은 딱히 생각나지 않지만 말이다.
"네~네~ 벌써 오후 2시랍니다. 해가 중천이에요. 또 새벽까지 연구한건가요?"
"응. 오늘 아주 희귀한 재료를 구할 수 있다는 정보가 있어서..그것을 사용하기 위한 시뮬레이터 작업을 밤새도록 해버렸어~"
그렇다.
이 게으른 고양이는 천재중의 천재들만 들어갈 수 있다는 그 퓨처 앳 워의 연구원이다.
평범한 고양이는 단지 자신의 귀여운 외모만으로 인생을 통째로 날로 먹으려 하지만, 무려 이 고양이는 천재에 유능하기까지 한 것이다.
"평소에도 그런 의욕을 보여주면 참 좋을텐데 말이죠..하지만 당신이 그렇게까지 하는 것을 보니 상당히 중요한 일 같네요."
"이번은 특별히니까..평소에도 학생회장님처럼 일하면 내가 못버티는걸~"
흑발의 소녀는 자신을 이름이 아닌 학생회장이라고 부르는 게으른 금발 고양이를 불만스럽게 쳐다보며 다가가서 헝클어진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살짝 움찔거리면서 기분좋게 자신의 손길을 느끼는 이디스를 보고있자면 무언가 참을 수 없는 것이 가슴으로부터 올라오는 느낌이 들었다.
"뭐 좋아요..어쨌든 당신의 부탁은 들어줬으니 전 이만 가보도록 할게요."
알 수 없는 감정을 진정시키며 이디스의 머리에서 손을 뗀 야릇한 복장의 학생회장은 몸을 휙 돌려 들어올때처럼 조심스럽게 그 공간의 입구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아 참, 당신이 너무 안일어나길래 간단히 먹을 음식을 책상에 올려놨으니 약속에 가면서 먹도록 하세요. 수면..은 당신에겐 충분하겠지만 영양도 꼭 챙겨줘야 한다구요."
이디스는 고개를 돌려 학생회장이 눈길로 가리키는 곳의 책상위에는 확실히 적당한 크기의 바구니가 있었다.
이불의 향기에 묻혀 방금전까진 알지 못했지만 달콤하고 고소한 빵냄새가 난다.
분명 그녀가 평소에 가끔 해주던 토스트와 크로와상이 들어있을 것이다.
꼬르륵-.
배에서 대신 대답을 하며 히죽 웃은 이디스는 적당히 손을 흔들었다.
"나중에 봐, 란체스터 회장님."
"흠..흠 그래요 나중에 뵈요, 이디스."
빠르게 몸을 돌려 복도로 사라지는 학생회장의 얼굴은 조금 상기되어 있었다.
이디스는 그녀가 감기 기운이라도 있는 것인가 조금 걱정하며 맛있는 냄새를 풍기는 바구니로 굴러갔다.
쓸까말까하는데 누가 그냥 쓰라고해서 바로 써봄
그냥 바로 생각나는 스토리라서 잘쓴건지도 모르겠음
아직 내용은 남긴했는데 폰으로 쓰니까 불편하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