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라.....도망가시는 건가요?
그렇게는 안 되죠. 무릇 학생회장의 반려란 만인에게 존경받고 우뚝 서 있는 모습이 아니면 안 된답니다.
게다가 카붕 씨는 교사시잖아요? 그럼 더욱 더 학생들에게 모범을 보여야죠,후훗.
네?
반려라니 무슨 소리냐고요?
참,농담도 잘하셔라.
그 때 아카데미에서 제게 해주신 말씀,
전 한시도 잊은 적이 없는데.
옌이 학생회장이라 다행이라고,충분히 맏길 수 있다 해 주셨죠.
카붕 씨....아니 그 때는 선생님이었죠.
당신을 만나기 전까지는 제 삶은 무의미였죠.
세상 물정이란 아무것도 모른 채 이용당하다 거리 뒷구석에 버려질 뻔한 딱한 여자아이.
그런 저를 구해주시고 이렇게 아카데미의 교사 인턴으로 취업할 수 있게 해주신 건 카붕씨잖아요?
그리고 그걸 저한테는 비밀로 하려 했죠? 부끄러움도 많으셔라.
아카데미의 회장은 공짜로 얻는 자리가 아니랍니다. 그 정도 정보쯤이야 쉽게 캐낼 수 있다고요.
그리고 수많은 제 동기들 중에 아카데미로 온 학생은 오직 저 혼자였어요.
그 말인즉슨....
저만 이런 행운을 얻은 거죠?
저만 이런 남자를 만난 거죠?
저만 이런 인생을 살 수 있는 거죠?
저만 오직 카붕씨와 함께 할 수 있는 거죠?
저만 카붕씨에게 사랑받는 여자인 거죠?
다른 사람은 아무도 없어. 오직 저만!
오직 저만 당신께 구원받았다고요!!
그러니까 그건
오직 저만 사랑했기에 그러신 거 맞죠?!?!
카붕씨가 저를 사랑하니까!!!!!!!!
하아,이렇게 말하니까 더욱 기분 좋아지네요.
첫사랑이던 카붕 씨에게 그 말을 들었을 때 이후로 오랜만이군요.
충분히 맡길 수 있다라는 그 말......
네? 오해라고요? 카붕씨가 아니라 아카데미를 믿고 맡길 수 있다....라는 뜻이요?
아하하. 거짓말은 좋지 못하답니다.
그야 카붕씨는 저를 사랑하고 저도 카붕씨를 사랑하는데 아카데미가 무슨 상관이에요?
그렇지만.....살짝은 짜증이 나네요. 조금만 참아주세요?
퍽!
둔탁한 소리와 함께 주먹이 날카롭게 사내의 배에 꽂혔다.
이제는 아무도 오지 않는 아카데미의 빈 교실에서 의자에 묶인 채 그는 그저 고통스러운 신음소리를 내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하아....죄송해요,카붕 씨. 그렇지만 아무리 카붕 씨라도 저희의 사랑을 없었던 것처럼 말씀하시다니.
이번에만 이정도로 넘어가 드리는 거랍니다?"
"....옌. 나는 너의 연인이 아니-"
"쉬잇-"
옌은 조용히 검지를 사내의 입술에 가져다 대고 지그시 눌렀다.
"사과하실 필요는 없답니다? 카붕 씨가 정신을 차리면 저희 집으로 같이 가도록 해요.
넓고,쾌적하고,아무도 올 일이 없는
외딴 곳이니까......"
옌은 히죽 웃었다.
그 미소는 아름다웠지만 어딘가 비틀린 채, 그 누구의 말도 받아들이지 않은 채로, 그저 일방적인 애정으로-
딴 챈에서 망가보고 갑자기 생각나서 후닥닥 끼적였는데 좀 그런 거 같기도 하고? 사실 빌드업 귀찮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