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행하다가 각힐데 무장 얘기 보고 오랜만에 예전에 재밌게 본 고전 문학 얘기가 있길래 좀 적어봄






각힐데 이름인 지크프리트 힐데에서 지크프리트는 다들 알다시피 니벨룽겐의 반지에서 나오는 영웅 지크프리트의 이름임


니벨룽겐의 반지는 독일의 유명한 영웅 서사시로 난쟁이들의 황금을 갈취해간 악룡 파프니르를 발뭉으로 쓰러뜨린 전형적인 용을 쓰러뜨린 기사 이야기인데
그 갈래가 내 기억이 맞다면 북유럽 신화의 뵐숭 사가에서 나온거임


그 외에 레긴도 나오는데 얘도 황금을 욕심낸 드워프로 북유럽신화 중 뵐숭 사가에서 나온 인물이다
본래 레긴은 드워프 흐레이드마르의 아들로 앞서 얘기한 파프니르와 형제였음
즉 파프니르도 원래 드워프였다는거


암튼 발단은 오딘, 토르, 로키가 길을 가다가 수달로 변신해 물고기를 잡던 오르트를 죽이는데 이거 때문에 흐레이드마르가 개빡친다 이유는 오르트가 파프니르와 레긴의 형제, 즉 흐레이드마르의 아들이었기 때문


그래서 배상금으로 수달가죽을 꽉 채울만큼의 황금을 바치라는데 서양쪽 수달이 한국의 귀여운 수달과는 덩치도 생김새도 다른거 생각해보면 꽤 많은 양이 필요했을거임


그래서 암튼 북남충 셋은 드워프 안드바리에게서 황금을 갈취해서 흐레이드마르에게 변상한다
그러면서 황금을 만드는 반지도 함께 넘기는데
이 반지는 본래 소유자인 안드바리가 강탈 당할때 저주를 남겨서 소유자를 파멸시키는 저주가 걸림
여기서 눈치깠을텐데 맞다 반지의 제왕의 모티브가 된 그 반지다


여튼 이 반지를 얻은 흐레이드마르를 보고 탐욕에 눈이 먼 아들 파프니르는 흐레이드마르를 죽이고 도망치는 패륜을 저지르게 되고 이를 지키기 위해 악룡으로 변신하게 된다
이게 바로 힐데의 방어무장 이름인 악룡 파프니르의 유래임


한편 황금을 지키기 위해 악룡으로 변신한 형 파프니르에게 쫓겨난 레긴은 인간들과 어울려 살며 드워프의 재련 기술 같은 지혜를 알려주게 되며 입지가 높아졌는지 덴마크 왕의 대장간에서 일하게 되는데
그러던 중 영웅 지그문트의 아내인 효르디스가 덴마크 왕의 아들과 재혼하면서 훗날 북유럽 신화의 최고 인간 영웅인 지그문트의 아들 시구르드도 덴마크로 오게 됨


어릴적부터 대장간에서 놀기를 좋아했던 시구르드는 자연스럽게 왕의 대장장이인 레긴과도 친해졌는데, 시구르드의 천재성을 알아본 레긴은 시구르드를 이용해 악룡으로 변한 형 파프니르를 죽이고 황금을 빼앗고자 함
그래서 시구르드의 스승을 자처하게 되고, 아버지 지그문트의 부러진 명검 그람을 다시 재련해주는 등 지원을 해줌


결국 악룡 파프니르는 시구르드의 손에 죽게 되고 레긴은 파프니르의 심장을 구워서 가져오라고 시킨다 왜그런진 모른다
암튼 스승이 까라니까 까기로 한 착한 시구르드는 파프니르의 심장을 굽다가 잘 익었나 쇠막대로 찔러보다 덜익은 심장에서 용혈이 튀어 손가락에 묻게 되는데 존나 뜨거웟는지 데었다


놀라서 손가락을 입에 가져간 시구르드는 얼떨결에 용혈을 먹게 되는데 이게 왠걸 갑자기 짐승과 새들의 말을 알아듣게 된 거임
벙쪄서 짐승소리와 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듣던 시구르드는 스승 레긴이 파프니르를 죽였으니 이제 이용가치가 없어진 시구르드를 죽이고 황금과 반지 그리고 용의 심장을 모두 빼앗고자 한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결국 개빡친 시구르드에 의해 레긴은 죽게 되고 황금과 반지, 용의 심장 모두 시구르드가 손에 넣게 됨


이후에 스승을 통수치고 모든것을 손에 넣은 시구르드는 반지에 남아있던 소유자를 파멸시키는 저주에 의해 의도치 않게 아내 브륀힐드를 배신하고 빡친 브륀힐드에게 통수를 맞아 죽는다


그리고 이걸 각색해서 만들어진게 후에 쓰여진 니벨룽겐의 노래임
영웅 시구르드는 지크프리트로, 명검 그람은 발뭉으로 바뀌어서 각색된 것.


해서 어쨌든 지크프리트 힐데로 돌아가면 지크프리트는 니벨룽겐의 반지의 영웅 지크프리트를 힐데에게 이입한거고 방어무장 파프니르와 레긴은 탐욕에 눈이 멀었던 두 드워프 형제에서 따온거임
보물을 지키는 악룡과 영웅의 스승으로써 그를 보호하고 가르쳤던 현자 드워프였으니 방어무장 이름으론 적합했던 것
검의 이름은 각각 시구르드와 지크프리트의 검인 그람과 발뭉임

니벨룽겐의 반지는 내가 직접 읽어봣는데 꽤 재밌고 읽어보진 않았지만 뵐숭 씨족의 이야기인 뵐숭 사가도 나름 재미있는거 같은데 한번쯤 찾아보는것도 좋을거 같음
참고로 뵐숭 사가는 독일식 문법이고 볼숭 사가라고 써진게 있으면 같은거니까 그거 읽으면 됨


긴 글 봐줘서 고마워!



+ 생각해보니까 힐데 배신자라고 일부러 지크프리트 붙여놓고 비꼰거 같은데

지크프리트도 어릴 적에 눈맞았던 야만족 공주엿나 걔 잊어먹고 프림힐트였나 뭐시기 공주한테 장가 간 다음 공주 오빠 야만족 공주한테 장가보낸다고 도깨비 감투 쓰고 은신써서 강간하게 도움
공주 입장에선 존나 씹새끼라 나중에 공주가 통수쳐서 지크프리트 죽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