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 Black Pink의 스핀오프입니다(세계관만 공유함)

https://arca.live/b/counterside/2779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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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 델타세븐 사무실의 오후, 제이크와 카일은 점심시간을 맞아 

붙잡고 있던 업무를 놓고 잠시 숨을 돌리고 있었다.


"이봐 카일, 점심이나 먹으러 가자! 오늘은 네가 쏜다!"


'네가' 의 발음을 뭉개는 것이 제이크화법의 포인트였다.


"됐습니다 대령님. 제가 한 두번 당한 것도 아니고. 그리고 오늘은

실비아 양과 도시락 먹기로 했습니다."


카일은 제이크의 외식 권유를 묵살하며 산뜻한 핑크색 도시락통의

뚜껑을 열었다. 온갖 호화로운 음식이 그 자태를 뽐냈다.


"피잉크으~? 야, 그거 설마 실비아가 직접 싸준거냐?"


카일은 뭔가 떠올린 듯 가볍게 미소를 지었고 제이크는 카일의

그런 표정에 욕지기가 올라왔다. 


"퉷, 살판 났지 아주? 마누라가 직접 싸준 도시락을 상관앞에서 

자랑질이나 하고."

"이 도시락, 실비아 양이 싸준거 아닌데요? 제가 쌌습니다."

"뭐? 근데 왜 귀엽다는 듯이 쪼개.. 가 아니라 웃었냐?"


카일은 도시락을 들여다보며 다시 한 번 제이크의 구역질을 

유발하는 미소를 지었다. 우욱.


"요리를 못하는 실비아 양이 제게 도시락을 만들어주고자 하는 

모습이 너무 귀엽습니다. 몇 번이나 실패한 뒤 지금은 제가 

만드는 걸로 합의봤지만, 아직 포기하지 않은 게 킬포인트입니다."


카일이 웃는 모습은 너무나도 행복해 보였다. 그래서 제이크는 더

화가 났다. 저 목석같던 녀석이 언제 저렇게 사랑꾼이 됐지?

제이크는 자신이 언제 그런 알콩달콩한 연애를 해봤는지 떠올렸다.

쉽사리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을 보니, 그도 제법 닳고 닳은 모양이다.

첫 연애가 결혼으로 바로 이어져서 저렇게 깨가 쏟아지는 걸까?

제이크 자신에겐 더이상 그런 달콤한 연애는 허락되지 않는걸까?


"야 카일. 군 생활 편하다 그치?"

"아 왜 또 이러십니까."

"아니 그렇잖아. 선임은 혼자 외롭게 늙어죽게생겼는데 후임은

결혼까지 해서 사내연애.. 아니 영내연애를 즐기고 있으니 말야."


제이크는 괜히 심술을 부렸다.


"그 건에 대해서는 이미 중장님께서도 승인을 ..."

"알아 알아. 그냥 부럽다고."

"영내연애를 부러워하시는 겁니까.. 가만, 지금 영내에 실비아 양 

제외하고 남은 여성이...?"

"너 진짜 미친놈이지? 영내연애가 부러운게 아니라고!"


길길이 날뛰는 제이크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카일은 얼굴을 찌푸렸다. 

상관앞에서 그딴 표정을 짓다니, 빠져가지고 말이야.


"야, 카일 임마, 요즘 들은 게 있는데 말야."

"뭘 말입니까?"

"네가 요즘 성매매에 빠져있다는 소문이 쫙 퍼졌더라고."


카일은 책상을 쾅 치며 일어나 분노를 표했다.


"그게 무슨..!"

"아주 할인까지 알뜰살뜰하게 챙겨가면서 미성년자를..."

"아니, 그게 말이나 됩니까?!"

"물론 나는 우리 카일 믿지, 그래서 내가 그 소문내는 녀석에게

라이트닝 익스큐션 전력으로 한방먹여줬고 말야. 고맙지 않냐?"


카일은 화가 좀 누그러진 듯 도로 자리에 앉았다.


"감사합니다, 대령님."


애초에 아예 근거도 없는 헛소문이었지만. 하고 카일은 생각했다.


"이런 고마운 상관에게 여자 소개한명쯤은 괜찮잖아?"

"결국 그게 목적이셨군요."

"하하, 제이크 대령에게 여자를 대령하라!"


헌병대가 봤으면 당장에라도 하극상이라고 잡아넣을 표정을 

보여주며 카일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죄송하지만 제가 아는 여자라곤 실비아 양과 사령관님 뿐입니다."

"그래, 너한테는 기대도 안했어 사실."

"원래 가벼운 연애를 즐기시지 않으셨습니까?"


카일이 정곡을 찌르자 제이크는 쓴 웃음을 지었다.


"그랬지. 근데 나보다 한참 어린 녀석이 덜컥 결혼하니까, 뭔가

나도 정착하고 싶어지더라. 나는 외식이나 하러갈란다. 혹시 내가

돌아왔을때 실비아랑 '아앙~' 이런거 하고 있지마라."


카일의 말대로였다. 제이크는 군인이라고 하기 민망할 정도로

자유롭게 놀러다녔고, 그 중간중간 몇명의 여자와 스쳐지나가는

인연을 가졌다. 개중엔 반년정도 만난 여자도, 하룻밤만에 끝난

여자도 있었다. 그런 속박하지 않는 관계가 쿨하다 생각했던 

그였지만, 결혼을 해서 깨가 쏟아지는 신혼생활을 하는 동료를

보게 되니 진작에 말라 죽은 줄만 알았던 연애세포가 살아나기라도 

한 것처럼, 서로에게 죽고 못사는 연애를 하고 싶어진 제이크였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니 퇴근 하고 습관처럼 늘 들르던 술집에서 

여자를 찾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자조섞인 웃음을 흘렸다.

그래, 이 나이 먹고 무슨 동화같은 연애를 한다고 주책이었는지.


내려놓으니 이렇게 마음이 편한 것을.

제이크는 살얼음이 뜰 정도로 차가운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크으!"


시릴정도로 차가운 맥주가 부드럽지만 짜릿하게 목을 넘어갔다.

달콤한 인생이 별거냐, 그냥 한잔 시원하게 들이키고 적당히 예쁜

여자 하나 잡아 밤을 보내면 그게 달콤한 인생이지.


"와아, 맥주 진짜 시원하게 마신다. 광고모델같아."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옆자리에 앉은 여자가 제이크에게 속삭였다.

셔츠 앞섶을 풀어헤쳐 알찬 가슴골과 검은색 브래지어가 살짝 드러나고, 

존재 이유를 모르겠는 붉은 넥타이와 동일한 붉은 눈동자. 갈색

중단발의 능글맞아보이는 미녀가 그를 향해 한쪽 눈을 찡긋 하며 

윙크를 보내더니 눈이 마주치자 입을 손으로 틀어막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어라? 제이나?"

"어, 착각하셨나 봅니다. 제 이름은 제이크인데."

"아아, 착각했네요. 제 전 연인이랑 너무 닮아서. 하하? 혹시

냉기를 다루거나 그러진 않죠?"

"애석하게도 번개를 다룹니다. 연인이라니, 제이나는 보통 여자 

이름아닌가요?

"어쩜, 짜릿한 오빠네. 아하, 저는 뭐 여자든 남자든 상관 없긴 하거든요."


가벼운 말투와 헤픈 웃음. 하지만 은근히 빈틈이 없다. 전투에서의

경험이 다분한 티가 났지만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었다. 남자의 

본능때문인지 제이크의 시선은 자꾸만 그녀의 가슴골짜기로향했다. 

 

"크흠, 저, 아가씨. 셔츠 앞섶이 너무 파여서 속옷이 보입니다만."

"어이쿠, 일부러 보여드린건데, 설레셨나요?"


장난스럽게 꺄르륵 웃는 그녀에게 제이크의 가슴이 설렜다.

늘 꿈꿔왔던 개방적이고 쾌활한 여자가 제이크의 눈앞에 있었다.

여태껏 그가 만나온 여자와는 차원이 달랐다. 매력, 생기, 미모,

당당함까지도. 새로울 것 없는 늘 찾는 술집에서 새로운 인연을

만난 것은 운명이라고 밖에 설명할 단어가 없었다. 마침 그녀는 

동행한 사람이 없는지 옆자리가 비어있었고, 앞도 비어있었다.


"사장님. 이 아가씨에게 머리가 찡할 정도로 차가운 맥주 한잔주시죠."

"어머, 제이크 오빠 눈치도 빠르시네, 잘 마실게요?"

"맥주도 샀는데, 이름정도는 알려 주실 수 있겠죠?"

"흐흥, 물론이죠. 주시영이에요."


전력을 다해 붙어볼 상대를 만난것도 아닌데 이토록 설렌게

얼마만일까? 제이크는 싱긋 웃으며 건배를 권했고 주시영도 

눈웃음 치며 잔을 쨍소리나게 부딪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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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뎃중인 쓴 글 모음 https://arca.live/b/counterside/30006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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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전부터 구상했던 주제였는데.. 카일 이미지가 나락가서 못올렸던거

지금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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