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 주인님. 아침 식사야. 먹어."
붉은 머리 메이드가 그 머리색깔만큼이나 붉어진 얼굴로 접시를
내밀었다. 요리는 아주 그럴듯해 보였다. 머리색깔보다, 얼굴보다
더 붉게 타오르는 소스가 범벅이 된 것만 빼면 말이다.
"아.. 고맙네. 그런데 내가 아직 배가 고프지 않아서.. 좀 나중에
먹어도 될까?"
"내, 내가 특별히 만든 리코리스 에디션 오므라이스에 불만이라도
있는거야? 어이가 없네! 이젠 다시는 안 만들어줄거야! 주인님은 무슨!"
관리자는 대차게 토라지는 리코리스를 보고 그 말을 번복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 설마 죽기야 하겠어?
"하하, 농담일세, 농담. 모닝 조크라고나 할까? 이리 주게. 간밤에
배고파서 죽을 뻔 했을 정도라니까."
호기롭게 접시를 받아 든 손이 떨리고 있었지만, 리코리스는 그저
자신이 만든 음식을 관리자가 먹는다는 사실이 기뻐 그것을
눈치채진 못했다. 관리자가 한 입 시도하는 것부터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그녀는 아마 평생 모를 것이다.
"음, 리코리스."
"왜?"
기대하고 있지만 기대하고 있지 않은 척 고개를 돌린 채 곁눈질로
힐끔 힐끔 반응을 살피던 리코리스가 대답했다.
"먹여줄 수 있겠나?"
"뭐뭐뭐뭐뭐..?!"
어이 없는 주문에 놀라 다시금 얼굴을 붉게 물들이는 메이드.
펄쩍 뛰는 바람에 풍만한 가슴도 요동친다는 것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당황한 모양이다.
"미쳤나봐? 주인님이라고 뭐든 명령해도 되는 줄 알아? 흥!"
"역시.. 안 되겠지?"
눈에 띄게 움츠러든 어깨를 보고 마음이 약해진 리코리스는 결국
그의 손에 쥐어져 있던 숟가락을 뺏듯이 잡아 채갔다.
"정말... 이번 한 번 뿐이니까.. 감사한 줄 알라고!"
리코리스는 가장 붉은 부분을 한 술 푹 떠서 관리자의 입에 가져갔다.
"착각하지 마,메이드장이 주인님 잘 보필해야 한다고 해서 하는
것 뿐이니까! 건방떨지말라구.. 아, 아앙.."
'귀엽다!'
관리자는 부끄럽다는 듯이 시선을 피하고 아앙을 시전하는 그녀가
너무 귀엽고 예뻐서 코피를 터뜨릴 뻔 했다.
"뭐, 뭐해? 날 얼마나 창피하게 만들 셈이야? 빨리 입벌려..!"
"크흠, 아앙 한번만 더 해 주겠나?"
"진짜... 특별히 해주는 줄 알라고.. 아앙~"
그녀의 아앙 두번이면, 식용 최루탄한입정도는 견딜 수 있지.
관리자는 입을 벌려 리코리스가 먹여주는 오므라이스를 받아먹었고,
내색하지 않으려 조용히 기뻐하는 리코리스의 들뜬 표정을 마지막으로
정신을 잃고 말았다.
***
붉은 머리 메이드 - 붉은 핏방울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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