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신갑은 스피커를 통해, 떨리는 목소리를 냈다.
"시윤 군, 나는 이 프로젝트.... 그러니까, 다음 세대를 책임질 우수한 카운터를 확보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네."
그것은 마치......
언젠가 싹을 틔워 묘목이 되어줄 단 1그루의 나무를 위해, 수천수만개의 씨앗을 뿌리는 행위였다.
나머지 모두가 싹을 틔우지 못하더라도, 그 1그루가 살아남아 거목이 되어준다면 그것으로 좋다고.
그 과정에서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내가 이 일을 해야만 하는, 불가피성을 이해하지 못한 수많은 이들로부터 이 말을 들었지."
물론 그는 그런 것에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그. 러. 나.
"하지만 이번에는 내가 그 말을 해야만 하겠군."
* * *
<카운터 교배·출산 계획 Counter Breeding Project>
정확히 그 시작부터 100일이 지났다.
"흠, 꽤나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군."
이제는 그 다음 타깃을 찾아야 할 때였다.
"남편이여. 이 정실님께서 각본을 읽고 평을 남겨달라 하지 않았느냐."
"내 개인적인 의견은......"
그 순간, 알람이 떴다.
주시윤의 사장실 방문상담예약의 요청이었다.
딱히 거절할 이유도, 나중으로 미룰 일도 없었던 관리자는 바로 그를 호출했고......
"내가 있지 않느냐!"
"자자, 나중에 하지."
볼을 뿌우하는, 로자리아를 데리고 숨겨진 방에 들어갔다.
호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주시윤은 사장실의 문을 두들겼다.
......
......
"허허, 우리 시윤 군도 드디어 나의 이 엘레강트하고도 세련된 직성형 보디 프레임이 지닌 매력에 눈을 떴군!"
"어, 아니. 그건 아닌데 말이죠......"
"그런가? 그건 아쉽게 됐군. 하지만 뭐 됐네."
주시윤에게 계몽의 빛을 내리쬐어 주기로, 예약한 관남충.
하지만 그것보다는 본론에 들어가기로 했다.
"그래, 날 보자 한 이유가 뭔가?"
"예, 음...... 요즘 사장님께서 직원들의, 그러니까 카운터 직원들의 '연예사업'에 도움을 주고 다니신다는 이야기가 있어서요.
델타세븐의 그...... 존슨 씨라던가."
존슨 도우, 제이크가 코핀에서 쓰던 가명이었다.
"어허! 존슨 군의 사랑을 이뤄준 건, 암흑의 세계에서 활동하는 빌런 로봇, 다크갑일세! 내가 아냐!"
아주 순간이지만 주시윤의 포커페이스가 깨졌다.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 '이 새끼가 돌아버린건가?'라는 말을 얼굴로 한 그.
물론 금방 돌아오기는 했다.
"......"
"하지만, 뭐...... 내가 요즘 사랑의 큐피트 노릇을 좀 하기는 했지."
원하는 대답을 얻은 주시윤의 얼굴이 펴졌다.
"후후, 자네도 나의 도움을 바라나 보군?"
"예, 사실 제가 이러니 저러니 해도 우리 회사 직원 중 제일 고참인 편에 속하잖아요?"
"그렇지그렇지. 자네처럼 오래 근속한 친구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선물이 주어져야 안 되겠나."
"하하, 역시나 사장님. 손이 크시다니까요?"
관리자는 속으로 쾌재를 질렀다.
이거야 말로 배가 고픈데, 닭이 스스로 털까지 뽑고 몸에 기름 발라 다가온 격이 아닌가?
"음, 사실 내가 자네를 위해 준비한 리스트가 있는데 말일세?"
"감사합니다만, 먼저 공략하고 싶은 분이 있어서요.
그분들은 후순위로 미뤄도 될까요? 제가 마음에 두고 있는 분 저랑 같은 카운터라서요.
아마 잘 어울릴 겁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같은 카운터니 공통점도 많고, 이야깃거리도 풍부할 테고요."
"그것도 좋지!"
심지어는 자신을 통구이로 만들어 달라고 라이터까지 들고 왔다!
그러나 주시윤이 언급한 여성의 이름을 듣고, 관리자는 그 생각을 전면적으로 수정할 필요성에 직면해버렸다.
"Pardon? 누구라고?"
"제대로 들으셨습니다, 사장님."
"......"
"스승님 맞습니다. 힐데 스승님 말입니다."
"그...... 좀 어린 친구를 키잡하기를 원하는 거면, 이건 어떤가? 저기, 관리국 아카데미에 말일세?"
"아뇨, 연령이나 체형 문제가 아닙니다. 사실, 저도 힐데 스승님 가슴이 베로니카 양이나 부사장님처럼 풍만했으면 좋겠거든요."
역시 여자라면 가슴과 엉덩이가 풍만한 쪽이 매력적이죠.
그런 말을 하는 주시윤을 보며 관리자는 식겁했다.
주시윤은 로리콘이라서 힐데가 좋다는 게 아니었다.
그냥 좋아하는 여성인 힐데가, 정확히는 힐데의 체형이 로리였던 것이다!
"오, 붓다 맙소사.....!"
그리고 이야기는 처음으로 돌아간다......
관리자가 숨을 들이 쉬었다.
그 사이.
머신갑의 카메라와, 주시윤의 홍채가 허공에서 교체했다.
'내가 어쩌다 이런 신세가?'
이런 말을 자신이 하는 날이 올 줄이야.
하지만 누군가는 이 앞날이 창창한 카운터가 광기에 찬 짓거리를 하는 걸 말려야만 했다.
힐데와 맺어지기에, 주시윤은 너무 아까운 인간이었다.
심지어 이 친구, 편의점에서 담배 살 수 있게 된 지, 아직 일주일이 채 안 된 19살 소년이었다!
머신갑, 그 너머에 있는 관리자는 배에 힘 빡 주고, 로자리아에게 어깨를 꽉 걸었다.
로자리아가 재밌다며 막지말라고 칭얼거리는 걸 무시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미쳐버린 건가, 시윤 군?"
그러자 주시윤은 난감하다는 듯이 볼을 긁적였다.
"하하하, 그건 절대 아닌데 말이죠. 저 진짜 제정신입니다."
머신갑은 열심히 그를 설득했다.
'하다못해 시도는 해봐야......'
스스로도, 자신이 이렇게 인류애 넘치는 인간이었나 싶을 정도로 간절하게 말한 관리자.
"이보게, 좋은 여자는 많네, 시윤 군.
그녀에게 자네는 너무 아까워. 진심일세.
그래, 이건 어떤가?"
머신갑이 홀로그램을 켰다.
주시영.
그 얼굴을 보자, 주시윤의 얼굴에 이채가 서렸고.
그걸 민감하게 캐치한 머신갑은 재빨리 말을 이었다.
"전에 봤던 그 엑자일러 아가씨 말일세. 이러니 저러니 해도, 싫지는 않았던 거 같은데?
마침 얼마 전에 이 세계로 다시 왔더군! 조만간 접촉 예정이야. 그녀를 자네에게 최대한 붙여주지."
엑자일러를 이 세계에 안착 시키려면 돈이 좀 들기는 하지만......
그녀들 자신의 가치 만으로도 그 비용은 부담할 만 했다.
"어... 그 아가씨도 좋습니다. 진짜에요? 하지만 그 전에 역시..."
"그, 그럼 이 아가씨는 어때?"
이쪽도 그가 알고 있는 얼굴이었다.
"루크레시아였나? 그 구원기사단의 성녀 아가씨 말이야. 그녀는 어떤가."
"흐음..... 루크레시아 양이라..."
"그녀를 찾고, 포섭하는 건 힘들겠지만...... 자네를 위해서라면 충분히 해줄 수 있어! 어떤가?"
"......"
침묵이 사장실을 채웠다.
그리고 약 5초 후.
"감사합니다, 사장님. 정말이에요. 진짜.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그의 표정과 어조에서 머신갑은 이후 나올 말이 예상되었기에 어깨를 늘어트렸다.
이 앞길이 창창한 친구가 상처받을 미래를 막을 수 없다니......
"......진심이로군, 자네."
심경이 참담했다.
로봇의 전면부 인터페이스에서 "실망" 얼굴이 표시되자, 주시윤도 죄송했지만......
그래도 이것 만은 양보할 수 없었다. 아니, 양보하기 싫었다.
"그래도 전 역시 그녀가 좋습니다."
"......그래, 이것도 숙명인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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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남충도 뜯어 말리는 걸 픽한 시윤 쿤......
힙스터 감성이 매우 충만한 게이임에 틀림없음
죽어버린 가족만큼 힐데가 낳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폐경 문제 이전에, 이 할매 초경이 온 적이 있는 지부터가 궁금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