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저녁



홍차향이 진하게 나는 카페의 구석자리


용병으로 보이는 인물과 노인이 마주앉아있었다





"선금 500만 크레딧이라네. 이번 의뢰가 끝난다면 여기에 300만을 더 얹어서 주지."



턱 하는 소리와 함께 마른 테이블 위로 묵직한 가방을 넘기는 노인



"액수를 세어봐도 된다네."



노인의 건너편에 있는 남자는 불안한듯 주위를 슥 한번 둘러보고는 가방을 열어 내용물을 확인하고는 닫았다



"대답을 듣고 싶군."




"액수는 맞는것 같네. 그런데 정말 이 돈을 다 주는건가?"


남자는 너무 큰돈을 받은건지 노인에게 의심의 시선을 거두지 못했다



"애초에 저심도 다이브에 당신의 제자라는 사람과 함께 간다는 이유로 이정도의 돈을 준다고? 진짜 저심도 맞아?"




저심도 다이브에 이정도 거액을 쏟는다니 믿기지가 않았다



이정도 금액이라면 소문의 스캐빈저가 나오는 고심도 지역에 가도 남을 수당이었다



"의심하는건 매우 좋은 습관이라네. 그런데 자네가 보낸 명단은 변동사항이 없는게 맞나?"




"맞아. 댁에게 보낸 명단대로 우리 애들이랑 그 불길한 녀석, 호라이즌 파이낸스에서 지원겸 감시로 오는 카운터 2명이야."



"고맙군. 그러면 내가 한가지 조언을 해주지."




여태까지와는 다른 분위기가 잠깐 노인의 눈에서 나왔지만 이내 사라졌고 남자는 그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가까운 사람에게 잘 대해주게나. 언제 어떻게 죽을지 모르는게 이면세계니까 말이야."




"조언 고마워."



남자는 크레딧이 들어있는 가방을 들고서 자리에서 떠나갔다




"역시 궁금한건 못 참겠군."




남자가 떠나간 자리에 홀로 남은 노인은 식은 홍차를 마시며 생각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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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몫이야 찰리."




"진짜 이 돈이 다 우리거라고?"



용병들의 대장이 가져온 돈을 보고서 믿지 못하는 이들은 자신의 몫을 하나하나 세고 있었다



"대신 이 돈 받은건 의뢰주한테 티내지 말고 알았지?"



"뭐 그러라고 하면 하겠지만 말이야."




그 자리에 모인 이들은 갑자기 생긴 큰 돈에 이성적인 판단이 힘들었다



"빅터. 넌 내 몫에서 더 떼줄테니까 이걸로 저번에 자랑하던 애한테 화끈하게 고백해봐."



"역시 사람의 성격은 돈이 정하는거라니까?"


빅터라고 불린 이의 말이 끝나자, 그들은 모두 웃음을 참지 못하고 웃었다


"걱정말라고 대장. 이번 일 끝나고 그녀한테 꼭 고백할테니까 말이야."



"그건 꽤나 기대되네. 다들 돈 받은건 알아서 잘 쓰고 내일 10시까지 약속한 지점에 늦지 않게 모여 알았지?"




대장을 제외한 이들은 제각각의 대답을 하고서 모두 흩어졌다



"좀 불안하긴 하지만 괜찮겠지?"



용병대장은 자신의 마음속 구석에 있는 불안감을 애써 떨쳐내고 집으로 향했다














가지 말았어야 했다






"아저씨...괜찮아요?"




앞이 붉게 물들고 몸에서 사람이라면 나올리 없는 소리가 나온다



대시라고 했었나


그래도 이 찜찜한 다이브에도 유일하게 웃던 꼬맹이였지




"              !!"





뭐라고 말하는거 같지만 더 이상 귀는 들리지 않는다



이럴줄 알았다면 차라리 오지 말았어야 했는데



검게 물들어가는 시야속에서 꼬맹이가 마음을 다잡은듯 굳은 표정이 희미하게 보였다



죽여줘



들리지 않을 소리가 입안에서 맴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