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옘병이 처음이 아닐 것이고, 마지막도 아닐 거라는 것 정도는 각오하고 있었어.

 나는 카사 스타트 유저고, 또 페그오 스타트 유저기도 했거든. 내 생에 하는 폰겜이라곤 저 두개가 전부였는데, 둘다 아주 개작살이 나는 꼴을 실시간으로 봐 왔어. 이 겜이 2.0이 나오기까지 어떤 꼴을 봤는지,  페그오의 5차 사과문이 어떻게 나오는지 그 꼴을 실시간으로 체크하면서 봤다고. 내가 전생에 죄가 깊나봐. 하는 게임마다 1점 이하를 안 찍어보는 게 없어.


 올해 초에 회사에 트럭 보내는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도, 모금이 시작되는 것도. 간담회까지 기다리는 짓도, 몇 시간이 넘는 간담회도 리얼타임으로 봤어. 정말 그 노란공룡을 찢어죽이고 싶었고, 겜이 터질것까지 생각하면서 지원했지.

 하지만 결론적으로 그때 우리는 타협을 봤어. 솔직한 마음으로는 회사나 우리나 살고 싶었거든. 다만 분노가 너무 커서 어설프게 해결될 바에야 차라리 같이 죽자는 마음이었지. 그만큼 분노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애착도 크다는 거니까.


 간담회에서 노란공룡 부사장 입으로 '한번만 봐달라'라는 말이 나오고 시간이 지났어. 그리고 페그오는 놀랍게도, 꽤 정상적으로 운영이 되었지. 꼬박꼬박 업데이트 일정과 내용들이 나왔어. 문제가 많고 해결과정도 빡침의 연속이었지만, 어느 정도는 봉합이 되었어.

 

 나는 카사도 비슷한 과정을 겪고 있다고 생각해.

 그때 그오 유저들이 꼭지가 돌았던 것은 마냥 보상의 문제가 아니었어. 보다 감정적인 것이였지. 성의없는 운영, 개념없는 사과문에 그 동안 참아오던 감정이 폭발했던 거야.

이 게임도 마찬가지지. 무성의한 운영과 없뎃, 개념없는 패치에 대한 분노가 모이다 못해 폭발하는 거야. 명백히 게임사의 업보지. 지금 나도 게임에 1점을 준 상태야. 이번 패치는 다시 생각해도 선을 너무 한참 넘었어. 내용도 내용이지만, 참아오던 유저의 감정선을 넘어버렸어. 


 물론 회사의 입장도 입장이긴 하지.

 명확한 수익 모델이 나오지 않는 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기존 유저들이 가진 것들을 싹 날려버리는 거야. 동시에 가장 해선 안 될 짓이기도 했지. 이건 말이 좋아 패치지, 그냥 있는 것들을 뜯어가기 위한 명분에 가까운 거잖아. 

 가뜩이나 없뎃, 건틀릿, 캐릭터 밸런스에 열받아 있는데 '재무장'이랍시고 가진 자원들을 수탈할 목적인 업데이트를 가져왔으니 안 터질 수가 있나. 울고 싶은 마당에 뺨을 아주 제대로 날려주는 한방이었지. 드디어 정말로 유저와 회사가 멱살잡고 싸우는 꼴이 나는 거야. 드디어 여기까지 온 거지. 어쩌다가 여기까지 왔어.


 정말 솔직하게 말하면, 나는 이 겜이 망하길 바라진 않아.

 나아지길 바라지. 대부분의 사람들도 그럴 거야. 하지만 더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이자 차라리 지금 죽자 하는 마음이 드는 거겠지. 하지만 난 아직도 유저가 아닌 딴 사람들이 '이겜 망했다!'라고 떠들어대는 꼴을 보면 속이 좀 꼬여. 내가 아직 애정을 덜 뗐나봐. 

 나도 이 사건이 마냥 '보상' 정도로 끝날 문제는 아니라고 봐. 이건 이 패치 하나가 아니라, 이 게임의 운영과 태도 전체가 맞물려서 터진 사건이니까. 앞으로 해결과 운영 방안에 대한 명확한 답이 없다면, 우리는 이 게임을 더 이상 신뢰할 희망이 들지 않겠지. 이미 그런 사람들이 나오는 상황이니까. 


 하다 못해 나는 금태가 직접 나와서 얼굴을 보고 '한번만 봐 달라'는 소리라도 했으면 좋겠어. 그래야 최소한의 사과라도 될 테니까. 그리고 그렇게 해야 우리가 최소한의 타협과 협상, 서로 살아갈 답을 내릴 수 있게 될 테니까. 


 밤이 늦었는데 마음이 복잡해서 써 봤어. 내일 삭제해도 이상하지 않은 글이니까, 그냥 서로 힘들게 욕하지는 말고 위로해줬으면 좋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