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병원에서 나무 관에 담겨 있는 기증자 분들을 받아와야 하는데 여기까진 대부분 업체가 해 준다. ㄹㅇ 졸라 무거워서 도구 없이 안됨


시체는 시체 전용 합성수지로 된 가방에 들어있는데 백 열자 마자 포르말린 화학약품 냄새가 엄청나게 남



  포르말린은 다들 알다스피 방부제인데, 기증자 분께서 돌아가시고 난 후 실습에 사용하기 위해 부패방지용으로 혈관에 포르말린을 주사함


결국 포르말린에 절여진 시신이 해부 실습에 쓰이는 시신이라는 것


  오이 피클과 생오이가 느낌이 좀 다르듯이, 이 때문에 시신도 사람같은 느낌이 별로 들지 않는다


다들 으~~ 하는 느낌은 있지만 시작 전부터 호들갑이란 호들갑은 다 떨던 년 포함해서 한명도 이탈자는 없음



  카데바 백에 고여 있는 핏물도 당연히 빼야하지만 별 생각 안 듦...유체를 받은 직후에 제일 고역인건 면도를 해야한다는 사실이다


머리털, 눈썹 등은 물론이고 음부의 털까지 전부 면도를 해야하는데, 진짜 빳빳하고 주어지는 일회용 면도기는 개 ㅄ이다 보니


면도 하다가 손에 낀 라텍스 장갑에 구멍이 뚫리는 일도 잦음



  그렇게 시체를 깨끗이 한 후에 가방에 다시 넣어서 해부실습실로 옮기고 간단하게 시체 기증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묵념한다


시체 담는 백에는 고인의 이름과 사인이 적혀 있음...난 돌아가신 할아버지 생각나서 이 때 좀 울컥했다



  우리 조는 심장병으로 사망한 여성 분이였는데 실제로 해부를 해 보면 비대해진 심장을 관찰할 수 있었고


기증자분들이 대부분 노인이다 보니 페이스메이커와 인공고관절을 관찰할 수 있는 조도 있었다



  해부실습때 가장 힘든건 지방질 제거임


가죽처럼 느껴지는 표피를 째면 아주 노오란 지방질이 나오는데


그걸 혈관과 신경을 손상시키지 않고 전부 긁어내야 한다



  혈관과 신경은 대퇴부의 그것처럼 엄청나게 굵은것도 있고 얇은것도 있지만, 굵은 신경도 정신 놓다보면 잘라먹는 일이 잦음


사람 한 명에 지방질이 어찌나 많은지, 하다 보면 장갑에 기름이 줄줄 끼게 되는데 실습 후에 밥 쳐먹으면서 이야기 해 보면


아 지방 ㄹㅇ 좆같은데 살 빼야겠다는 소리가 제일 많았다



  혈관과 신경, 근육을 관찰한 후 톱으로 뼈를 잘라보기도 하고 톱, 정과 망치로 두개골을 들어내서 뇌를 보기도 하는데


그 때 쯤이면 몇번씩 실습을 한 후라서 초반의 아...내가 여기서 뭔가 많이 배워 가야겠다! 라는 마음가짐보다는


아 ㅅㅂ 개힘드네 끝나고 밥이나 맛있는거 먹어야지 이 생각이 솔직히 더 많이 든다...


시체 기증자분들 저희가 못나서 죄송합니다...



  해부 끝나면 거의 식사 시간이고, 시간이 늘어지면 해부 실습 중간에 밥 먹으러 나갔다가 다시 오는 일도 있는데


다들 밥만 잘 먹고 역겨워 하는 놈들 하나~도 없는데, 역겨운게 있다면 그건 몸에 쩔어버린 포르말린 냄새때문에 좀 역겹다


지하철이나 버스 타면 포르말린 냄새때문에 남들이 쳐다보는 경우도 있었음. 좀 민폐지만 어쩌겠냐 집은 가야지...

  


  그렇게 한 고인을 샌즈로 만든 후에는 뼈를 원래 모양에 최대한 가깝게 조립하고 (나머지 장기, 뼈 등은 검정 비닐봉지에 따로 보관함)


묵념과 함께 약식 장례를 치르는게 마지막이다



  시체라서 움직임이 없고 피도 대부분 다 빠진 상태고 대동맥, 심장 부위에만 굳은게 남은 형태다 보니 디씨에서 고어짤 보는거랑은 느낌이 좀 다름


아마 카붕이들도 역겨움 없이 잘 할 수 있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