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야 그럭저럭 최전방에서 즐기고 무사히 전역했지만.
동기 중에서 죽은 애도 몇 명 있고. 철책 가기 전에 선임들은 집단구타 성폭행 절도 린치 별 거 다 일어나서 칼부림까지 나서 다 내쫓기고. 물은 툭하면 단수여서 거지꼴로 살고. 아파서 군 병원 갔더니 턱 박살나 돌아온 애도 있는 엉망진창 복지 수준에 외출해봤자 온갖 바가지만 수두룩. 달빛민 간신히 비치는 산 속에서 덜덜 떨며 힘들어 하는 애들 돌봐야 하고. 멘탈 터진 애들 케어하면서 정작 총기 다루는 것도 가르쳐야 하고 등등등.
정작 우리 소대는 소대장부터 고참 후임들이 다 오덕이어서 그런지, 이상할 정도로 부조리가 없었음.
소대장이랑은 소대원들이 정신교육 때 애니 얘기하고, 내무반에는 듀라라라 슈타게 공의 경계 뭐 그런 라노베 산처럼 쌓여 있고, 일과 끝나면 애들 모여서 경녀 보고 미친듯이 웃고 그랬는데.
덕분에 몸은 힘들어도 사람 때문에 힘든 일은 없으니 그냥 재밌었음.
근데 이건 진짜 운이 좋았던 거지.
군대는 그냥 빠지는 게 최고임. 아니면 후방 가서 몸 성히 제대하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