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09 오늘의 -건- 일지]

경헌한 마음으로 임한 첫 큐를 잡았다.


잡히자마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처음 상대의 리더를 보고 나의 소중한 좌불알 우불알이 울부짖으며 이 게임은 일찌감치 포기하라 하였다.

하지만 내가 누군가? 대한의 남아로 태어나 명예롭게 죽을지언정 포기란 없다며, 내가 낼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다 내어 기필코 이기겠다 다짐했다.

초반, 흐름이 좋다. 확실하게 밀어부치며 적 함선 가까이 붙었다.

중반, 난전이다. 서로 중간에서 힘싸움을 하며 엎치락 뒤치락 한다. 사실 이 때 조금이나마 희망을 보았다, 왜냐하면 내가 아는 "그녀" 는 똑같이 내지 않는 이상 답이없는 현시대 최고의 대적자이기 때문이다. 허나 보아라, 나는 불굴의 의지로 게임 중후반까지 버텨내고 있지 않은가? 역시 포기하지 않는 자에게는 영광을! 오! 금태여! 나에게 승리를!

후반, 약 30초가량 남았다. 내 함선은 풀피, 적 함선은 3/2피, 오케이 됐다. 버티기만 하면 된다.
존버는 승리한다를 외치며 행복회로를 굴리는 내 눈앞에,  별안간 궁극기를 쓰는 소리가 들리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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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빨간 한줄기 "빛" 이 맵 전체를 관통했다.


버텨보자 다짐하며 출격했던 나의 30년지기 동료들은... 그 새빨간 " 한 발 " 에 모조리 갈려나가 시체조차 찾을 수 없었다....

너무나도 무력하게 나의 킹갓제너럴엠페러슈퍼하이퍼 알비온 함선이 터져버렸다.


사장님만 믿는다며, 다녀오면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결혼을 약속한 나의 사랑스러운 유나..
3번씩이나 출격하며 끝까지 버텼건만, 결국 저 요망한 년의 총알 한발에 찢겨나가는구나...

사장님만 믿는다며, 다녀오면 고급유를 듬뿍 넣어주고, 후라이즌과 미팅을 시켜주겠다 약속한 나의 사랑스러운 이프리트... 3번씩이나 출격하며 끝까니 버텼건만, 결국 저 요망한 년의 총알 한발에 찢겨나가는구나...

사장님만 믿는다며, 자기는 업까지 받았다고, 기대하라며 당차게 뛰쳐나간 우리 유빈이...
3번씩이나 출격하며 끝까니 버텼건만, 결국 저 요망한 년의 총알 한발에 찢겨나가는구나...

떨리는 손으로 통계를 눌러보았다, 전율이 멈추지 않는다.

단 1회의 출격.

단 1회의 궁극기.

그러나 딜량은 부동의 1위...

떨리는 손으로 아이템을 보았다.. 세상에, 무려 "템을 1개만 착용" 했다. 그녀의 전용장비라 알려진 이어폰 형태의 장비다... 셋옵따윈 필요 없다는 것인가...?

도데체 그녀의 정체는 무어란 말인가? 오! 금태신이시여... 어찌 저런 존재를 세상에 내려보내셨나이까, 그녀의 존재는 마치 패치를 기다리는 기니피그 앞의 상연이요, 카붕이 앞의 송승목과 같다.

그 압도적인 힘에 그저 경배할 뿐...














오늘도 값진 -건- 이었다. 우리모두 평생 카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