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는 익숙했었지만 이제는 낯선 통로를 힘들게 걸어간다
아니 다리를 끌고 간다고 하는게 맞을까
다시 생각해보면 그 아이에게는 잘 말해줬다고 생각한다
그 아이라면 분명 나와는 다르게 우리의 이루고자 했었던 목표를 이루어줄테니까
"아직 포기하지 않았어? 엠버."
머리가 지이잉하고 울려댄다
"비켜."
살짝 고개를 내려 복부를 보자, 이미 돌이킬 수 없을정도로 절망적이다
"난 아직 해야할 일이 있어."
시야에 들어온건 한때 인류를 함께 인류를 수호하리라 믿었던 동료 잭이 앞을 가로막았다
"아니, 넌 여기까지야. 네 그 같잖은 이상은 여기서 사라질거야."
어깨에 통증이 엄습해온다
어느새 그의 손에는 작은 권총이 들려있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콜드케이스를 반출한지는 모르겠지만 너의 작은 반란도 얼마지나지 않아서 끝날거다."
"아니. 넌 그애를 막지 못할거야. 내가 장담할게."
그 말을 들은 잭의 표정이 굳어진다
"그런데 왜 이런 멍청한짓을 저지른거지? 너라면 분명 다른방법이 있었을텐데."
"그렇구나. 다른방법 말이지?"
잭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고서 다시 방아쇠에 손을 올렸다
"아직도 그런 헛소리가 나오는구나 엠버"
권총이 다시금 불을 뿜자, 이번에는 발등에서 피가 솟구쳤다
"하긴. 나도 그런건 이제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고 생각해."
주머니에 손을 넣어 준비해두었던 스위치를 눌렀다.
"난 나의 모든걸 이미 맡겨두고 왔거든."
찾았다! 저쪽이야!
"그래? 자세한건 천천히 얘기해보자고."
통로 건너편에서 사람들이 개미떼마냥 몰려온다
사이렌 소리가 귀를 때리는게 너무나도 거슬려
쿵
쿵
"이제 끝이다. 엠....버?"
"맞아 끝이지. 그동안 고마웠어."
"이런...씨발! 모두 피ㅎ"
격벽뒤에서 발사된 미니건이 시야에 들어온 모든걸 갈아버렸다
나는 고깃덩이라고 부르기도 어려운 붉은색 웅덩이를 지나 막 예열을 끝난 기체를 바라봤다
콜드케이스 No.39 크로노스
"가지고 있던건 여기다가 두고 갈게. 호라이즌."
이제 내게 주어진 시간은 얼마 없다
"내가 믿었던 신념."
난 능숙하게 핵심코어를 조작해 뇌파 복사준비를 시작했다
"내가 지나온 과거."
뇌파 스캔을 시작합니다
"내가 포기해버린 지금"
스캔 진행도 80%
"내가 이루지 못했던 미래."
스캔이 완료되었습니다
"그래도 가치없는 인생은 아니었던거 같아."
몸은 힘을 잃고 떨어지고
정신은 계승되어 올라간다
"크로노스 기동준비 완료."
그리고 하나의 생명이 사그라지고 또 하나의 생명이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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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 내 말 듣고 있어? 그래서 저 녀석들 어떻게 할거야?"
"대장?"
녹슨 기억에서 벗어나 현실에 부상하자, 주위에는 해적들과 구속구에 묶인 인원이 렌즈에 들어왔다
"야! 깡통! 대장 맛 간거 아니야?"
"......"
"하. 나참 이런게 대장이라고."
"그렇다면 다시 도전해볼건가?"
"와 씨 놀랬잖아 대장!"
"그래서, 저 살덩이들은 왜 여기있는거지?"
"내 말 하나도 안들었구나."
구속구에 묶여있는 인원은 8명
그중 몇명은 부상을 입은건지 호흡이 불안전했다
"지금 니네는 넘버링 테스크포스를 건드린거라고! 얼마지나지 않아 관리국 함대가 이곳ㅇ"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소리를 지르던 녀석의 머리가 날아갔다
"아니! 대장 그녀석은 이번에 만든 전자파에 쓸 녀석이었다고!"
"그래서, 불만인가?"
"아니 그런건 아니고."
이볼브원의 대답에 기계와 포로를 제외한 모두가 웃었다
하지만 순식간에 옆자리에 있던 동료의 머리가 날아간 포로들은 공포에 질린 눈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엔지니어를 빼고 모조리 처분해라."
"대장 말 들었지? 야호! 누구부터 팔을 달아줄까?!"
"좀 닥쳐라 아미고."
이볼브원은 시끄러운 자리에서 벗어나 서브스톰의 공터로 이동했다
올려본 하늘의 별은 수없이 많았다
그러던중 그녀는 메모리에서 희미해진 누군가를 떠올렸다
인류수호
앰버가 멋대로 떠넘긴 사명은 필시 어딘가에서 이행되고 있을터였다
어쩌면 지금도
"무가치하군."
엠버의 기억을 이식한 이볼브원은 언젠가 자신의 앞에 나타날 엠버의 의지를 계승한 결함품을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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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줘서 고맙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