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허억...허억..."
사람을 짊어진 주시영은 숨이 턱까지 차오른 상태에서 무거운 발걸음을 옮긴다.
훈련된 용병, 튼튼한 카운터라도 역시 사람을 업고 달리는 행동은 쉬운 일이 아니다
"보수에 이런 무거운 것 배달도 포함이 돼있었던가요?"
"..."
너스레를 떨어도, 반쯤 업혀가고 반쯤 끌려가는듯한 상태의 카린은 대답하지 못했다
자원과 시설이 한정된, 극도로 피폐한 세계.
지상을 메운 침식체들로, 각종 군부대의 비호가 있는 지역 외에는 단순한 이동조차도 목숨을 담보로 한다.
물론 군부대가 지켜준다고 해도 대형종에게 발각당해 난민들과 함께 궤멸당하기 전까지의 이야기다.
이면세계에 지금 가장 큰 위협이 되는 존재를 버리고 온다는 계획에서, 이 손님이 얌전히 있어준다 해도
실행에 옮길 시설로의 이동만으로도 위험하다. 정확히 말해서는, 위험을 측정할 수 없다.
꽤 오래 유지된 작은 난민캠프가 불과 수킬로미터거리인데,
그 사람들도 무사한 마당에 그정도 이동하는 사이에 무슨 일이 있겠어 하고 안일한 생각을 한 결과
기기 작동을 도와주기 위해 접선하기로 했던 윗양반들이 보낸 인력들은 이미 침식체 점심밥이 됐다.
그리고 어쩌면, 카린도...
문득 주시영은 급하게 건물 그림자로 몸을 숨기고 카린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카린씨! 카린씨!"
뺨을 찰싹찰싹 때려보고, 꼬집어보고 하지만 돌아오는 반응이 없다.
대충 둘러봤을 때 출혈이 심한 외상같은 것은 없었다.
"자꾸 뻗어있으면 점심 샌드위치 제가 다 먹어버려요??"
당연히, 아까 다른 짐들과 함께 이미 버렸다.
요령없이 쿡쿡 찔러도 보고, 흔들어도 보지만 반응이 없다.
이런 임시방편의 은신이 오래 가능할리가 없다. 마음이 급해지고 머리가 혼란스러워졌다.
"...어떡해 죽었나봐..."
주시영의 눈이 흔들린다. 이동은 이미 멈추었는데, 숨이 가쁘고 머리가 띵해지며 시야가 일그러진다.
"헤헤...허억...허윽..."
침식체들의 가까워지는 소란 속에서 주시영은 가까스로 몸을 일으켰다.
카린의 팔을 어깨에 두르고 몸을 일으키려는 순간, 카린이 눈을 떴다.
"어...콜록...머리야"
"카린씨!"
"...미안합니다 꽤 오래 기절해 있었나보네요."
입안이 마른 목소리로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려 하며 카린이 주시영의 등에서 일어나려 했다.
아직 시선도 제대로 돌리지 못하는 와중이라, 휘청이는 카린을 주시영이 들쳐업었다.
카린이 마다해보지만 걸리적거리지 않게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만 이라는 말에 몸을 맡겼다.
주시영의 발걸음이 가볍다.
"꽤 멀리까지 왔군요. 힘드셨겠네요."
"말도 마세요 등에 짐만 없었어도 한달음거린데~"
"미안합니다...아 그리고 혹시 아까 시영씨 울었어요?"
"에이 왜 이러실까~ 계획 시작 전부터 틀어져서 선금만 먹고 물러나겠습니다 할 수 있었는데 왜 울어요?"
힘이 솟는다.
용병은 받은만큼 일한다. 받는 것은 돈이지만, 아주 가끔은 기대나 신뢰가 되기도 한다.

난 크로스로드 너무 좋았다
민폐녀들 벌로 관남충 세계에서 못돌아가게 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