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볼브에게 건틀렛은 마냥 살기 좋은 곳이 아닙니다. 

이볼브는 오늘도 건에서 겨우겨우 꿀통을 유지할 딜을 챙깁니다. 하지만 그 일조차도 자꾸 매워지는 킹펀치에 쓰라려 힘겹기만 한 조건입니다.   

그러나 이볼브는 절망하지 않습니다. 그 누구보다도 힘차게  하루를 시작합니다. 그 소박한 일에도 보람을 느끼며 이볼브는 천천히 스택을 쌓습니다. 2스택.. 3스택 늘어나는 버프창을 보며 잠시나마 미소짓는 이볼브는 정말 기쁩니다. 

'기뻐양! 기뻐양!'  

이볼브가 수심 가득한 얼굴로 그들을 바라봅니다. 

마침 이 구역의 불량배인 타워들이 어김없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타워들은 착하고 선량한 이볼브를 이유 없이 구타합니다. 이볼브에게는 항상 있는 일상입니다.  왜 이럴까.. 이볼브는 생각해봐도 잘 모르겠습니다. 

이유도 없이 그들이 건틀렛에 찾아오기 시작한 것도 벌써 수 시즌 째입니다. 

반쯤은 놀러온듯이 하지만 명백한 악의를 담아 이볼브를 고통스럽게 하는 타워들에게 이볼브는 크게 화를 낸 적이 없습니다. 

그들에게도 그들 나름의 고충이 있을거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폭력을 통해 그들의 울분을 토해낼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 굳게 믿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늘은 참을 수가 없습니다.  
아랫집 이프리트 마저 그들에게 무차별폭력을 당하는 장면을 두눈 똑똑히 보았기 때문입니다. 

'아파양! 아파양!' 

이볼브가 울부짖습니다. 

'이볼브도 이프리트도 정말 아프단 말이에양!!'  

그의 꿈도 희망도 산산조각 부서집니다. 

이볼브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한껏 얻어맞고 차가운 이면세계에 비참하게 누운  
이볼브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이볼브가 힘겹게 눈을 뜹니다.  
힘겹게 뜬 그 눈에는 아가탱크의 꿈, 마녀 라우라의 슬픔, 일용직 노동자 글리치의 허탈한 웃음이 비칩니다. 동네 귀염둥이이자 마스코트인 스패로우의 모습도 아른거립니다. 

이볼브는 오늘은 도저히 참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두 눈에 모두의 모습이, 모두의 희망을 가득 품은 채로 이볼브는 힘겹게 눈을 뜹니다. 

타워들은 그런 이볼브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경멸의 웃음을 담은 채, 그 분노를 비웃으며 마냥 기다립니다. 


오늘도 하루가 지나갑니다.  
어쩌면 힘겹게 들어올린  그 눈꺼풀에 건틀렛의 고달픈 하루도 함께 걷혀나갔을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그랬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짧은 분노의 뒤에는 타워들이 발하는 극딜이 그의 거구에 가해질 뿐입니다. 

이볼브는 정신을 잃기 전에 잠시 뇌리에 그려봅니다. 

꿀통을 풍족하게 나누는 하루, 건틀리스트들이 모두 모여 간소한 잔치를 여는 그런 광경이 펼쳐집니다. 그 곳에서는 타워들도, 공익도, 은신러, 솔져, 라이노들도 함께 웃습니다. 그런 광경을 잠시나마 그려봅니다. 그런 꿈 같은 꿈을 꿈꿔봅니다. 

이볼브는 눈을 감습니다. 굳게 닫힌 그 눈 속에 희망도 함께 사라져갑니다. 
이볼브는 눈을 뜨지 않습니다. 천천히 감기는 그 두 눈은 다시 띄이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것을 알면서도 이볼브는 감겨오는 눈꺼풀을 들어올리지 못합니다. 천천히 차고 속으로.. 하지만 포근하게 느껴지는 붕 뜬 기분 속에서 이볼브는 눈을 감습니다. 

이볼브는 좋은 꿈을 꾸고 있을까요? 
그 곳에서는 아가탱크도,  라우라도, 글리치도, 귀염둥이 스패로우도 모두 좋은 꿈을 꾸고 있을까요? 그 곳에선 그토록 염원했던 그의 박상연도 만나볼 수 있을까요? 

이볼브는 눈을 감습니다.  
영원히 깨어나지 않을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듭니다. 

잘자요 이볼브. 
그 곳에서는 아프지도, 힘들지도 않고... 
계속해서 좋은 꿈 꾸도록 해요.  
다시는 아프다고 말하지 않아도 되는 그 곳에서 좋은 꿈 꾸도록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