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플갱어 류드는 그림자 류드에게 패배했고, 잡아먹혔다. 그녀는 자신이 그렇게 사라질 줄만 알았다.


그녀의 의식이 희미해진지 얼마나 지났을까... 하염없이 그림자 공간을 떠돌던 도플갱어 류드의 의식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강력한 힘에 끄집어져서, 강제로 현실세게에 내동댕이 쳐졌다.


"커억... 컥...!" 갑자기 마주한 현실의 공기는 도플갱어에게도 독하게 다가왔다.


그녀는 한참을 컥컥거린 뒤에야 겨우 숨을 추스릴 수 있었고, 그제서야 주변을 둘러볼 수 있었다.


처음 보는 낮선 공간... 창고? 아니면 컨테이너? 그 공간은 어둡고 음습했던 탓에, 그녀는 많은걸 알아낼 수 없었다.


다만 그녀가 볼 수 있었던 단 한가지는... 한때 그녀가 바퀴벌레라 부르며 멸시했던 그림자 류드 뿐이었다.


'그래, 그렇군... 결국 이 나약한 바퀴벌레가 침식통을 이겨내지 못해 포기하고 말았구나...!'


그녀는 눈앞의 정적에게 달려들었다. "자, 그 고통을 끝내주마. 그리고 나는 더욱 완전해지리라!"


어찌된 일인가. 맹렬하게 그림자 류드에게 달려든 도플갱어 류드는, 너무나 하찮게 제압당하고 말았다.


"넌 언제나 자기 분수를 모르고 달려들곤 했지, 아직도 네가 날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


그림자 류드밀라는 도플갱어 류드를 깔아뭉개곤 조소했다. 도플갱어 류드는 분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수 많은 도플갱어 전대원들을 잡아먹어 얻은 그 강대한 힘은 더 이상 그녀의 것이 아니었으니까.


도플갱어 류드가 길러온 모든 힘이, 이제는 그림자 류드의 것이 되어버렸으니까.


타인의 것을 빼앗아 강해진 그녀였기에, 스스로의 손으론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어버렸으니까.


"크큭... 그 강력한 힘을 갖고 한다는 짓이 고작 날 조롱하는 일이었나?"


고작해야 하찮은 수준의 비난, 그것이 도플갱어 류드에게 허락된 유일한 저항이었다.


"아니, 이 힘은 세상을 구하기 위해 관리자님께 바친 힘이다. 그런 같잖은 일에 낭비할 이유는 없어."


그림자 류드밀라는 도플갱어 류드밀라의 물음에 차갑게 대꾸했다. 마치 대답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


"그렇다면 왜지? 왜 나를 불렀나? 이제와서 날 불러 네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다고?"


"많은 일을 할 수 있지... 그래, 우선 발레리의 몫을 돌려받는건 어떨까?"


"발레리, 발레리, 발레리... 그래! 널 감싸다 죽은 버러지 말이군! 하! 거창한 이야기라도 꺼내는 듯 싶더니 결국 복수였나?"


"부정하진 않겠어. 그의 복수도 할 셈이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냐. 누군가는 발레리의 빈 자리를 채워야 하지 않겠나?"


그림자 류드의 한마디는 도플갱어 류드를 침묵시켰다. 그녀가 전혀 예상해지 못했던 답변이었기 때문이다.


도플갱어 류드는 한참을 침묵으로 일관하다, 일그러진 얼굴로 폭소하기 시작했다.


"하... 하하... 흐하하...! 빈 자리를 채운다고? 내가? 날 보고 네 부하로 들어오라고 말하는건가? 야 바퀴벌레, 좆까는 소ㄹ...!"


난대없이 천장이 뒤집혔다. 벽이, 바닥이, 그녀에게 달려든 것만 같았다. 옛날의 그녀였다면 가볍게 털어냈을 공격이지만,


모든 힘을 잃은 지금의 그녀는 제 몸 하나 가누지 못할 정도로 고통스러웠다.


"주제를 알아라... 그렇게 수지맞은 제안을... 할 것 같으냐? 네놈 같은 침식체에게?


발레리의 뒤를 있는건 네가 아니다. 내가 필요한건 네 절반 뿐이니까."


그림자 류드의 싸늘한 대답이 돌아왔다. 눈물을 머금고 배를 움켜쥔 도플갱어 류드는 고개를 들어 그림자 류드를 바라봤다.


"내... 절반이라고...? 그게 무슨... 개... 소리야...!"


"말 그대로다. 필요한건 네 절반 뿐... 그리고 나머지는 내 절반으로 채운 자가, 발레리의 뒤를 이을 것이다."


도플갱어 류드가 그림자 류드의 말을 이해하는데까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치마를 걷어올린 그림자 류드의 다리 사이에는, 본래 있어서는 안될 남성의 성기가, 흉악하기 그지없을 정도로 흥분해 있었다.


그리고, 그림자 류드의 흉악한 '그것'은 도플갱어 류드를 향해 있었다. 보다 정확하게, 도플갱어 류드의 다리 사이를 향하고 있었다.


"도플갱어인 너를 역으로 흡수한 덕분에, 난 생각보다 강한 침식체가 된 모양이더군. '이런 것'도 만들 수 있게 되었지 뭔가?"


그림자 류드빌라가 다가온다. 도플갱어 류드밀라를 바로 앉히고, 공포에 질려 벌벌 떠는 그녀의 다리를 벌린다.


도플갱어 류드는 저항한다. 하지만 의미는 없다. 그녀에게 남은 것이라곤 여리고 부드러운 몸뚱이 뿐이었으니까.


고작해야 어린아이 수준이 된 그녀에게 고위 침식체가 된 그림자 류드를 떼어낼 힘이 있을 리가 없다.


"자... 네가 낳는거다... 네 절반과, 내 절반으로... 네가 죽인 발레리의 후계자를 낳아라...!"


"아... 안돼... 오지마... 제발 하지마... 그만해... 싫어!!"




.....




.....




.....




뀨꺅?


어디서 온 애인가 했더니... 그렇게 낳은 애였어?


그래 맞네, 이 이야기는 언제 해도 가슴이 미어지는군.


그... 애엄마는 어떻게 되었구?


지금 병실에서 산후조리중이라네. 아, 뭣하면 알렉스의 도플갱어도 꺼내줄 수 있는데... 필요한가?


아니야 괜찮아... 난 류드밀라처럼 자지가 자라거나 하지도 않으니까... 난 그만... 가볼게...?


아, 잠시만 알렉스. 자네랑 해야할 일이 하나 있는데...


설마... 그건 아니지...?


그거 맞네



...




...




...




뀨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