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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보고 씀






꿈을 꾸었다


그 꿈에서의 난 말로 하기도 힘들정도의 행위를 태연하게 저지르는 마녀였다

수많은 목숨들이 의미없이 바스라지고 나는 시체들의 산 위에서 오직 한사람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사람은...




"제이나."


나를 부르는 소리에 상념이 깨진다


옆을보니 마리아 사령관님께서 나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보고 계셨다

"죄송합니다 대령님. 다시한번 말씀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내 말을 들은 사령관님께서는 깊은한숨을 쉬며 말하셨다

왜지?

"제이나. 저번에도 말했다시피 나는 현재 중장이야. 그리고 자네에게 따로 말한건 없었다네."


내가 또 큰 결례를 저질렀구나

"아...시정하겠습니다. 마리아 안토노프 중장님."

사령관님께서는 이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보며 말씀하셨다

"제이나. 또 기억이 돌아온건가?"

"네. 하지만 이번에도 단편적으로 떠올랐다가 다시 사라졌습니다."


그 말은 들은 사령관님께서는 잠시 생각을 하시더니 내게 말씀하셨다


"이제부터는 기억을 되찾았다면 그 즉시 보고를 올리도록. 알겠나?"


"알겠습니다 사령관님."


사령관님은 그 말을 하고서는 자리를 일어나셨다


"얘기는 여기까지 하도록 하는걸로 하고. 나는 가볼테니 편히...있게나."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나고서야 나는 긴장을 풀 수 있었다


"도대체 그 사람은 누구인거야...."



수많은 이들을 태연히 죽이고도 눈하나 깜빡하지 않는 잔혹함

또한 수많은 시선들속에서 오직 한사람만을 바라보던 순수함



그게 나라고?


정말로 나는 기억속의 그녀와 동일인물이 맞는걸까?


머릿속이 지우개로 집요하게 지워진 느낌이다


마치 필요한 부분만을 누군가가 고의적으로 지운듯한


나는 쇼파 옆에있는 리모컨으로 TV를 틀었다



그러자 내 눈에 비친 세계는 참혹함 그자체였다

작은 네모상자안에서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리플레이서를 저주하며 증오하고 있었다


누군가는 죽은이를 끌어안고 오열하고 있었고

누군가는 복수를 다짐하며 증오를 불태우고 있었다


"..........."


현실을 받아들여야한다


비록 "내"가 저지른게 아닐지라도 다른 "나"는 이 몸으로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저질렀다


하지만 현실을 받아들일수록 너무나도 억울한 나머지 눈물이 뺨을타고 흘러내렸다

정신을 차리고보니 나는 세계최악의 테러리스트가 되어버렸다

이 세계를 좋아했다

부사령관님이 계셨던 이 세계를 지키기 위해서 없는 사람이 되어 군에 헌신했다

그런데도 내게 돌아온건 끝없는 증오뿐이다


여기서 죽어버린다면 나는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하지만 거울을 보자 내겐 죽을 용기조차 없다는걸 알아차렸다


"흐흑..."


어렸을때의 기억이 다시 재생된다


타의로 성녀로 추앙받고

타의로 마녀로 저주받았다


"그 무엇도 내겐 필요하지 않았어..."



단지 난 한사람으로써 이해받고 싶었어


성녀도 마녀도 아닌 제이나로서 살고 싶었어


슬픔은 마음을 잠식해 서서히 몸집을 키워나가 얼마지나지 않아 가득채웠다


"나는...도대체 뭐지?"


이제는 아무것도 모르겠다

지금 엎드려서 우는건 끔찍한 테러리스트 리플레이서 퀸일까 미합중국의 제이나 크로펠일까

어쩌면 둘 다 아닐수도



테세우스의 배

그것만이 나를 정의 할 단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