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마사

과거 침식체의 출현전까지만해도 수많은 사람들은 귀신의 실존을 믿지 않았다

만약 심령현상이라고 찍힌 영상이 업로드 되더라도 대부분은 그것을 조작이라 믿으며 그저 웃어 넘기며 지냈다

그라그 침식현상이 나타나고 기이한 능력이 존재하는 "아티팩트"가 세상에 풀려나고서도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고 있었다

사람들의 반응은 귀신이 실존한다기보다는 귀신같이 생긴 침식체가 있을거라 믿는 차이뿐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는건 아니었다


"여기...맞지?"

견습퇴마사 니콜이 그 좋은 예다

문 밖에서도 시끌벅적한 주점의 소리가 니콜의 귓가를 때린다


니콜이 주점의 문을 조심스레 열자 시끄러운 소음은 더욱 커져 니콜의 긴장감을 키웠다


주위를 슬쩍 둘러보자, 관리국 현상수배지에 이름이 적힌 거물급 범죄자들의 면면이 니콜의 눈에 담겼다


'씨발...'


니콜이 그렇게 한참을 바에서 두리번거리고 있자 저 멀리서 매혹적인 목소리가 그녀에게 닿았다

"거기 꼬맹이. 뭘 그렇게 찾는거야?"

니콜을 부른 이는 착 가라앉은 회색빛 머릿결에 욕망이 가득찬 붉은 눈을 하고 있는 여성이었다

외견은 30대 초중반에 도발적인 란제리나 다름없는 옷을 입었으며 입가에는 약간의 웃음을 띄고 있었다


니콜이 부름을 받고서 쪼르르 달려가 니콜을 부른 여성에게 다가가자 매혹적인 여성은 가까이 온 니콜을 위에서 아래로 슥 훓어보고는 더욱 노골적인 웃음을 지었다


"니콜. 맞지? 오늘부로 우리 바텐더로 일하려고 온."


"ㄴ...네! 니콜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어린 소녀의 큰 목소리는 순간 주점의 일시적인 고요를 가져왔다



고요한 분위가가 잠시 이어지고서 여성은 웃는 얼굴로 니콜에게 들어오라는 사인을 보냈다


그러자 니콜은 자신이 저지른 일을 그제서야 눈치챘는지 귀까지 빨개진 얼굴로 고개를 푹 숙이고 직원용 방에 들어갔다


니콜이 창피함을 가지고서 탈의실로 들어오자 이번에는 진한 향수냄새가 니콜을 반겨줬다

"윽...머리아파."

약간의 두통은 창피함을 날려주는 특효약이 되어주었다

하지만 문제는 니콜이 캐비넷을 열고서 시작했다

"뭐야...이게?"

여성용 옷 대신 남성용 옷이 들어있었다면 차라리 나았을거다

하지만 니콜의 눈앞에 나타난건 노출도 높은 바니걸의상이었다

니콜은 하얀 토끼의상을 보며 깊은 현타에 빠져버렸다


"이걸...입어야되는거야?"

진짜로?



"아니야. 이제와서 포기할수는 없지."


니콜은 혼자만의 다짐을 끝으로 하얀색 바니걸 의상을 입었다


익숙하지 않은 촉감이 발끝에서부터 시작해 가슴까지 타고 흐른다

"넌 할 수 있어! 니콜!"

작은 다짐과 함께 탈의실의 문을 열고 나가자 자신을 맞이해주었던 여성은 눈을 크게 뜬채 니콜을 쳐다봤다

"이야. 잘 어울리는데?"


"가...감사합니다."

여성은 니콜의 주위를 한바퀴 돌면서 고개를 몇번이고 끄덕였다


"나는 점장 그레모리야. 편하게 언니라고 불러."

"네. 언니!"

"풉."

니콜의 대답이 귀여웠는지 그레모리는 짖궃은 장난을 쳤다


"오늘 여기 귀여운 신참 바텐더가 왔으니 다들 와서 한잔씩 받아가~"


"네?"


그 말을 시점으로 주점의 모든 사람들이 일어나 니콜의 앞으로 몰려들었다


"네에~??"


니콜은 그제서야 자신의 직장생활이 꼬인것을 직감했다


"앞으로도 잘해보자고."


그렇게 어린 견습퇴마사는 악마의 주점에 취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