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이만 퇴근해볼게."


"그래, 수고했다, 신입"


"수고했어요, 미나양."


소대원들에게 가볍게 인사를 건내며 유미나는 회사를 나섰다.


출입문을 나서자 차가운 밤공기가 몸을 감쌌다. 화들짝 놀라며 몸을 한껏 웅크렸지만 그런 걸로 추위가 가실리가 있을까. 카운터라면 극한의 환경에도 버틸 수 있는 신체능력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녀는 불만에 가득한 볼멘소리를 내며 곧장 집으로 향했다.


"다녀왔습니다."


라고 말했지만 대답해주는 사람이 있을 리가 없다. 병원에 있는 언니를 제외하면 그녀는 줄곧 혼자였으니까. 방에 들어선 그녀를 맞이한는 것이라곤 차가운 공기와 불 꺼진 방이 전부였다.


"에효..."


스륵 스륵


희미하게 비추는 달빛에 의지한 채 그녀는 편한 옷으로 갈아 입었다. 문득 외로움 반, 심심함 반이 섞인 복잡한 감정이 밀려왔다. 왜 다들 그럴 때가 있지 않는가. 하지만 밖에서 시간을 보내기에는 돈도, 사람도 없었고 무엇보다 귀찮았다.


치카치카


쾡한 눈으로 세면을 끝낸 그녀는 주저없이 침대로 몸을 던졌다. 그리곤 핸드폰을 열어 너튜브도 보고, 웹툰도 읽으며 시간을 때웠지만 왜일까, 오늘 만큼은 이상하리만치 이 복잡한 감정이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 어떻게 해야 해결할 수 있으려나.


'아 맞다, 그런 것도 있었지.'


그러고 보니 얼마 전 부사장 핸드폰을 흘깃 쳐다봤을 때 깔려있던 어떤 어플이 생각났다. 이름도 단순한 '랜덤챗팅'이라는 어플. 부사장과 대화하고 있을 때 그 어플에서 알림메세지가 뜨자 그녀가 화들짝 놀랐던 모습도 같이 떠올랐다. 그때 당시에는 딱딱하기만 한 줄 알았던 부사장의 이면에 의외라고 느끼며 아무생각 없이 넘어갔는데, 마침 시기적절하게 기억이 난 것이었다.


"뭐야, 생각보다 인기 많은 어플이잖아?"


스토어에서 찾아보니 백만단위가 넘어가는 어플이었다.


 "뭐, 잠시 시간 때우기 용이라면 괜찮겠지."


그녀는 다운로드를 누르며 어플을 열었다.


[닉네임을 설정해주세요]


'닉네임이라... 뭐가좋으려나'


닉네임이라는 건 항상 이렇다. 사용처의 경중을 떠나 항상 고뇌하게 만드는 것이랄까. 그녀는 잠시 고민하더니 이내 닉네임을 설정했다.


[암컷늑대]


조금 촌스러웠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상관없었다. 어차피 오늘만 잠깐 하다가 삭제할 어플이니까. 그녀는 조심스럽게 처음보는 어플을 탐험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