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뇨 모르겠는데요."
나유빈이 물어본 시계에 대해 일단은 모르는 척 하기로 했다. 막말로 시계가 그거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고, 거 워치는 돌고 도는 거고, 그리고 시계에 대해서는 일단 모르는 척을 하는게 국룰이라고 배웠다.
"아하... 모르신다니... 그러면 어쩔 수 없네요."
"네 하하하하하ㅏㅎ.... 그런데 시계는 어쩐 일로 찾으시는지..."
"아 우선 구관리국이라고... 괴담으로 들어보신 적 있으시죠? 그건 실존하는 조직입니다."
구관리국에 대해서야 당연히 알고 있었다.. 카운터사이드하면서 구관리국도 모르면 게임 안하는 분탕새끼니까.
"그 시계는 엄밀히 말하면 워치는 아닙니다. 구관리국의 아티팩트일 뿐이죠. 뭐 그 분이 만든 물건들 중에 쓸모가 없는 물건도 많지만, 그 시계는 상당히 위험한 축에 속하는 물건이라서요."
"그런 위험한 물건이 왜 일반 마피아 사무실에..."
"뭐 악의 세력과 관련이 있는 일이라고 해두죠. 그 악의 세력이 그 아티팩트의 입수 경로에 혼란을 주기 위해 이리저리 물건을 옮겨대던 과정에서 도둑을 맞았다는군요."
"어휴 세상에... 어떤 놈이 훔쳤대요 그걸. 어휴 간도 크지."
검은 평의회하고 연관이 있는 물건이었나... 씨발 운도 지지리 없지.
"그런데 이상하군요."
"뭐가 이상하죠?"
"저는 분명히 손목시계가 구관리국의 아티팩트인 것만 말씀드렸는데... 어떻게 그게 마피아의 사무실에 있었다는 것을 아신거죠? 저는 마피아에 관련된 이야기는 조금도 하지 않았는데 말이죠."
젠장 나유빈의 함정에 걸려들었다. 아니 내가 멍청한 건가. 어느 쪽이던 그 개씨발놈의 마피아와 검은 평의회 때문이다. 내 잘못은 조금도 없다고 생각한다.
"저도 그 아티팩트를 노리고 있던 사람 중 하나라서 말이죠. 중간에 적당히 탈취할 생각으로 마피아 사무실에 방문했을 때는... 거기있던 전원이 총알에 벌집이 된 후더군요. 그곳의 생존자들에게 조금 거칠게 물어봤더니 사채업자 이야기들을 하더라고요.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군요."
개같은 마피아 새끼들. 끝까지 나를 숨겨주는 의리는 없는 거냐. 물론 내가 금이빨을 뽑아가긴 했어도, 내가 호라이즌을 말렸기에 지들이 살아남을 수 있던 것 아닌가. 목숨의 은인한테 이런 대우라니 천벌받을 새끼들.
"뭐 어디 있는지 말씀만 해주신다면 저도 거칠게 나가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나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다. 그래서 일단 주머니 속에 있는 소이탄을 던지고 튀려고 했는데... 방금과는 다른 차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죽기 싫으시면 가방에서 손 꺼내시죠. 말씀 드렸다싶이 저도 거칠게 나가고 싶지는 않으니까요."
좆됐다... 그거 강민우 아저씨한테 맡겼는데... 그 아저씨 성격상 쉽게 물건을 내주지 않을 거고, 그러다 보면 싸움이 날 것이다. 그러면 편의점이 박살나서 돈가스 도시락 못 사먹는데...
그때, 딸랑하고 문이 열리며 레이첼이 들어왔다.
"아저씨 주문한대로 블루 치즈 넣은 햄버거 사왔어요. 이거 파는데 찾느라 얼마나 찾아다녔는지 아세요?"
'이런.... 방해꾼이 들어왔네요. 그렇다면 어쩔 수 없죠."
나유빈이 손을 움직이길래 나도 모르게 주머니 속에서 권총을 꺼낼 뻔했다.
"그러면 다음에 또 인사 드리도록 하죠. 어린 분 앞에서 힘자랑하는 취미는 없을 뿐더러... 아직 시간은 많으니까요."
나유빈이 떠나자 나는 레이첼에게서 햄버거가 든 종이가방을 받으며 와락 끌어안았다.
"고맙다 정말 고맙다... 너 덕분에 살았어."
"아저씨 숨 막혀요. 그리고 아저씨..."
"어 왜?"
"앞에 좀 보세요."
"앞에는 어...?"
시발 당신이 왜 여길...
"휴가를 줬더니 참 잘하는 짓입니다 휴먼. 어린애한테 심부름에 이젠 추행까지 하십니까?"
"선생님 제가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시발 그러니까 생명을 보전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한 안도감 시발 그러니까 인류애를 기반으로 한 카타르시스적 감정 분출과.... 씨발 그냥 때리십쇼 그냥. 어떻게 변명하던 어차피 맞을 거."
"정답입니다. 훌륭하군요. 휴먼도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다니 기쁩니다. 칭찬의 의미로 한 대 깎아서 99대만 때리겠습니다."
"와 신나라."
나는 벽을 짚고 섰다. 학창 시절에도 이렇제 맞아본 적은 없는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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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에 빠따 99대를 맞아본 적이 있는가. 왜 조선시대 사람들이 곤장 맞으면 뒈졌는지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오랜만에 호라이즌, 레이첼하고 같이 여유롭게 거리를 거닐 수 있는 것은 좋았다. 그래 뭐 호라이즌이 수시로 날 줘패는 것만 뺴면 길거리 양아치들이나 용병들이 시비를 걸어도 안심이다. 그런데 시발 생각해보니까 양아치들한테 맞을 거를 호라이즌한테 맞으니까 그게 그거 아닌가.
기적의 산수에 나도 모르게 멍을 때리고 말았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나도 모르게 어깨를 부딪히고 말았다.
"아 죄송...."
"눈을 어디다 들고 다니는 거야. 천하게 생긴 주제에."
"아 죄송하다고 말씀드리..."
니는 그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살인 병기 메이드들이 있는 멘션의 수장이자 평의회의 일원인 멘션 마스터 내 눈 앞에 있었으니까.
일단 사과는 해야겠지. 절대로 그 메이드들이 무서워서 이러는 건 아니다.
"일단 제가 다른 생각을 하느라..."
"사색에 빠질 거면 카페에라도 가야지. 길 한복판에서 뭐하는 거지? 정말이지 천한 원숭이처럼 생겨서는..."
"뭐 원숭이?"
이 씨발 인종차별자 년이...
"야 이 씨발 폐경 온지 30년은 넘어보이는 아줌마야. 미안하다고 했잖아 씨발. 내가 차로 쳤냐? 어깨 좀 부딪힌 거 가지고 유세 떨기는 염병. 어 이러다가 다리라도 걸어서 넘어지면 아주 도끼로 이마 찍겠다? 니가 오크야? 오크처럼 생기긴 했네 이 씨팔년. 니 나팔관에다가 진공청소기 꽂아서 월광소나타 연주해버린다 이 썅년아."
아... 나도 모르게 아주 조금 험한 말이 튀어나오고 말았다. 강도 1~10 사이라고 한다면 한 강도 2 정도의 험한 말 말이다.
"하 목숨이 아깝지 않은 모양이구나."
내 주변에 가면을 쓴 메이드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래도 괜찮다. 베로니카를 제외하면 별 볼 일 없는 떨거지들이니까. 호라이즌만 있다면 난 두려울게 없다.
문제는... 내 시야에 호라이즌이 잡히지 않았다는 거다. 내가 여기 멍때리고 있는 동안 먼저 떠난게 틀림없었다. 이게 다 호라이즌이 날 줘패서 생긴 일이다. 어 그러면 나 좆된 거 아닌가?
"근처에 있는 멘션으로 데려가라."
Motherf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