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천장이었다. 이 좆같은 150장 천장은 쳐도 쳐도 익숙해지질 않았다. 천장을 8연속으로 치니 혈압이 올랐다. 


그게 내가 이 빌어먹을 세계관에서 환생하게 된 원인이다. 


눈 떠보니 그냥 환생한줄 알았는데 뉴스에서 대정화전쟁이니 침식체 언급이 나오는 걸 직감했다. 이거 가만히 있다간 진짜 좆된다고.


외모가 별로면 바로 언제 죽을지 모르는 씹덕겜 특성상 외모를 필사적으로 가꾸려고 했다. 운동도 하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무술도 배우고, 피부도 필사적으로 관리했다. 환생한 소년의 외모가 원체 나쁘지 않기는 커녕 보추에 가깝기도 했고, 덕분에 적당히 호감을 살 수 있는 외모가 될 수 있었다.


문제는 내가 거기에만 신경쓰느라 공부를 안했다는 거다. 그래서 그냥 여기저기 옮겨다니며 알바를 전전해야 했다. 그리고 내가 마지막으로 직장을 구할 수 있던 곳이 두 곳 있었다.


우선 첫번째 직장이 바로....


"모모 멋대로 사탕 꺼내 먹지 말라고 했죠."


"하지만 니콜..."


"후훗 뭐 괜찮잖아."


이 그레모리의 바였다. 여성들이 많기는 한데 사장 정도라면 모를까, 꼬맹이 체형에 관심은 없었다. 하지만 남자 바텐더보다는 여자 바텐더가 인기 많은 것은 엄연한 사실. 나도 살아남으려면 나만의 기술을 갈고 닦아야 했다. 


예를 들어 지금 내 앞에서 여자한테 차였다고 질질 짜고 있는 놈을 상대하는 기술도 있었다.


"또 차였냐? 오늘은 형이 살 테니까 마시고 가."


"왜 저는 여자한테 고백만 하면 차이는 걸까요...?"

"외모."

"와 신랄하시네요 언제나... 그래서 형은 여자 경험 몇 번이에요?"

"217번."

전부 미연시나 야겜 히로인이긴 한데, 메카닉도 사람 취급해야 하는 세상이니 미연시 속 히로인도 여자겠지.


"저 그러면 레몬 드롭 마티니...."

"네 외모에 무슨 마티니야 소주나 마셔."


나는 찬장에서 소주를 꺼내 잔에 가득 따라주었다. 물론 니콜은 그게 상당히 못마땅해 보였다.


"아니 바텐더가 칵테일을 내야지 지금 이게 뭐하는 거에요?"

"저거도 칵테일이야. 소주 한 잔에 남자의 눈물 한 방울. 칵테일 이름은 임창정."


여기서 3년 동안 일하면서 이런 애들은 그냥 이렇게라도 농담으로 풀어주는 편을 좋아했다. 어쭙잖은 위로를 해주느니 그냥 분위기라도 풀어주는 편이 낫다.


"저래도 의외로 접객은 잘 한다니까."


"그러면 월급이나 올려주시죠. 저는 돈 없는 칭찬은 빈말로 취급합니다."


여기서 받는 월급으로는 월세 내고 밥만 먹어도 금방 동이 나는 수준이었다. 짜도 너무 짰다.


"후훗 그래도 식사 제공인데?"

".... 모모 마냥 단 거만 먹으면 당뇨 걸립니다."

3년 동안 가까이 지내면서 느낀 것이지만, 가끔 우리 사장님은 인간 같지 않을 때가 있다. 난 그녀의 정체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 그야 그녀가 게임에 나오기도 전에 뒤져서 여기로 왔으니까.


"아 그리고 저기 손님들 네 전문인 분야의 손님들인데?"


"아...."

여기서 내가 주로 담당하는 손님들은 따로 있었다. 게이들도 있기는 한데, 그런 손님 한 번 상대하고 나면 100크레딧은 추가로 받는다. 


"주로 상대하는 손님도 게세요?"

"그럼 내가 소주만 따라주겠니?"

니콜은 나를 얼마나 한심한 자식으로 보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나는 술에 떡이 된 아줌마하고 청년이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최대한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저런 많이 힘드시죠?"

"마누라가 금발 태닝 양아치한테 크흑..."

"남편이 여고생하고 바람이 나서.... 나쁜 새끼..."

내 주특기 분야는 불륜 피해자들이었다. 


"저런 많이 힘드시겠어요. 그러면 제가 그 고통을 잊을 수 있는 칵테일을 내드리죠."

나는 가방 속에서 포장된 칵테일 두 개를 꺼냈다. 


"자 날길이 20cm 칵테일 '대물사냥꾼', 그리고 38구경 칵테일 '여고생살해자' 입니다."


이 광경에 우리 사장님은 웃고 있었지만, 니콜은 놀라서 내 나비 넥타이를 잡아당겼다.


"미치셨나요?"

"왜 술은 고통을 잊고자 마시는 거잖아. 저것도 술은 술이야. 저거 한 방이면 고통의 근원을 제거할 수 있거든."


우리 손님들은 상당히 망설이는 듯했다.


"하지만 그 자식 금발 양아치고... 나같은 샐러리맨이..."

"금발 태닝 양아치 뱃가죽에는 칼이 안 들어간답니까?"

"하지만 그 여고생을 쏘면 남편이 원망할게 분명..."

"그럼 둘 다 쏘죠?"


그제야 손님들은 깨달음을 얻었다는 표정과 함께 후련하다는 말을 남기고 돌아갔다. 


"사장님 저래도 괜찮은 건가요...?"

"뭐 문제 없잖아. 그런 불순한 사랑은 사라지는 편이 바람직하기도 하고."


슬슬 시계를 보니 시게는 11시 정각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럼 저 퇴근합니다."

"그래서 내일 데이트라도 하게?"

"제 연애 사정까지 간섭하지는 마시죠."

이 세계에 와서 여자친구도 만들 수 있었다. 여자 친구가 이쁘기는 한데 이빨 하나가 없었다. 본인한테 물어보니까 전남친 직장에 미친 로봇이 쳐들어와서 뺨을 싸갈겨서 그랬다고 했다. 전남친에 대해서 알아보니 제프티 바이오테크 사장이었다고 하던데... 그런 부자를 만나다가 나를 만나주는게 신기하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