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눈을 보기 위해서라면...-11-

 

 

 

 

side:관리자

 

그 다음날 아침, 나는 간만에 느긋한 주말을,

 

즐기려고 했지만,

 

‘삐비비빅! 삐비비빅!’

 

“으으음...”

 

내가 맞춰두었던 알람시계지만, 나는 신경질적으로 알람을 껐다.

 

습관처럼 머리맡에 놓여있는 폰을 집고, 화면을 켰다.

 

‘12월 23일:세라펠과 데이트(?)’

 

그렇게 잠깐 멍때리며 화면을 보고 있다가, 나는 소리를 지르며 화장실으로 달렸다.

 

“늦었다!!!! 시발!!!!”

 

무의식적으로 욕이 나왔지만 그런 걸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최대한 빠르게 씻고 나왔다.

 

화장도 대충 해주고, 옷을 입다가 시계를 보니 다행히 여유는 좀 있는 것 같아 숨을 돌렸다.

 

옷을 입고 거울 앞에 서서 시계를 차고 향수를 뿌렸다.

 

“뭐 코트는 대충 이거면 되겠지?”

 

“아 맞다 카메라!”

 

그리고는 문을 열고 방을 나섰다.

 

그리고 약속장소로 나갔지만 세라펠은 아직 나오지 않아서, 나는 근처 벤치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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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de:세라펠

 

지금 생각 해 보면 내가 왜 그때 그런 말을 했는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드디어 내가 미친건가?’

 

그날은 하루종일 침대에 누워 실실거렸던 것 밖에 기억이 안 난다.

 

아마 다른 사람이 보고 있었으면 정신병원 상담을 권했을지도 모를 정도로 말이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니,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니...!”

 

지금 나는 내 얼굴을 볼 수 없지만, 아마 지금 나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을 것 같았다. 

 

그러다 든 생각이,

 

“내가 왜 이렇게 변했지?”

 

나는 잠시 똑바로 누워 눈을 감고 생각을 해 보았다.

 

그를 처음 만났을 때, 나는 그에게 가까워 지려고 하지 않았다.

 

이 사람도 나중에는 멀어질까 봐, 나를 쓰고 버릴까 봐 무서웠다.

 

“아니 필요없어.”

 

“신경 쓰지 말았으면 좋겠군.”

 

“나한테 가까워지려고 그러는 거면 꺼져.”

 

그렇게 나오는 대로 말했지만, 그는 그럼에도 계속 나에게 말을 걸고 부드럽게 대해주었다.

 

“결국은 내가 그에게 배려받고 있었던 거구나.”

 

그날 밤은 정말 오랜만에 악몽을 꾸지 않고 편안하게 잘 수 있었다.

 

다음날 아침, 나는 늘 입고 나가던 옷을 입은 체로 거울 앞에 섰다.

 

내 얼굴이 오늘따라 이상해 보여서 꾸미고 싶지만, 가지고 있는 게 없기에 애꿎은 머리만 계속 빗어댔다.

 

 

그리고 시계를 보고는 늦은 것을 알아채고 최대한 빨리 달렸다.

 

약속장소에 도착해서 주변을 둘러보다가, 사람들이 둘러싸고 있는 것을 보고 그 쪽으로 가 보았다.

 

가까이 가보니 그가 보였는데, 평소와는 너무 달라서 놀랄 정도였다.

 

그는 검정색 슬렉스 바지에 검정 셔츠, 포인트로 흰색 넥타이에 회색 코트를 입고, 조용히 앉아 있었다.

 

당연히 그 차림은 지나가던 여자들을 멈춰 세우기에 충분했고, 어떤 여자가 조심스럽게 그에게 질문했다.

 

“혹시... 여자친구 있으세요? 여기 제 번혼데 다음에 또 만날까요?”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다 그 쪽으로 향하고, 그는 여자를 보더니 상냥하게 대답했다.

 

“네, 죄송하지만 이미 저를 가진 사람이 있어서 안 될 것 같아요.”

 

그러더니 여자는 뻘쭘했는지 그냥 가버렸다.

 

그리고 분위기는 잠시 조용해지고, 그가 나와 눈이 마주쳤다.

 

그러자 그는 일부러 큰 소리로,

 

“ 세라펠! 왔으면 이야기를 해야지, 계속 기다릴 뻔 했잖아!”

 

그 말을 하며 그는 갑자기 다가오더니 내 손을 잡고는 다를 곳으로 끌고 가버렸다.

 

다른 여자들의 시선은 전부 끌려가는 나를 향했고, 나는 고개를 숙였다.

 

 이미 손을 잡은 것 만으로도 얼굴이 터질 것 같았지만, 조금 뒤의 그의 행동은 내 입을 다물게 만들었다.

 

그는 소곤거리는 목소리로,

 

“오늘 본 사람중에 제일 예뻐, 머리도 그렇고 손도 그렇고, 그리고 오늘은 사슬 풀고 왔네? 잘됐다. 오늘은 안아줄 수 있겠네 볼 때마다 걸리적거렸는데.”

 

“...”

 

그의 나지막한 목소리와 몸에서 나는 달콤한 향기가 내 정신을 더욱 아찔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그렇게 몇 시간을 맛있는 걸 먹고 사진을 찍었다.

 

그러다, 해가 넘어가고 있고, 우리는 다시 걷기 시작했다.

 

걷기만 1시간이 다 되어가자 내 몸은 한계를 느꼈는지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저기, 헉... 헉... 언제쯤 도착하는 거지?”

 

“거의 다 왔어 그리고 아직 한 시간 밖에 안 걸었잖아?”

 

“평소에 이만큼 걸을 일이 없다 보니...”

 

그는 잠시 조용해지더니, 잠깐 멈춰 섰다.

 

“그럼 내가 업을까?”

 

훅 들어오는 질문에 내 뇌는 작동을 멈췄지만, 어떻게든 대답은 해야 하니 말을 이었다.

 

“아니, 그게 그러니까,,. 저기...”

 

“부끄러우면 도착해서 내가 업어줄테니까 조금만 더 걷자 진짜 금방이야 알겠지?”

 

그 뒤로 한 10분을 더 걷자 우리는 어떤 해변에 도착하게 되었다.

 

“다행히 늦지는 않았네, 너한테 이거 보여주려고 데리고 온 거거든 힘들었으면 미안해.”

 

그는 해변으로 내려가 신발과 양말을 벗고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자, 내려와 같이 걷자.”

 

그러다가 내가 발을 잘못 짚었는지 어쨌는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나는 해변으로 떨어졌고,그대로 발목이 꺾였다.

 

“아아아아악!”

 

그러자 그는 당황하며 나를 받쳤다.

 

“괜찮아?! 안 아파?”

 

“그렇게 아픈건 아니니까 호들갑 떨지..으윽!”

 

“거 봐, 어휴... 자!”

 

그는 내 쪽으로 몸을 숙여 나를 업었다.

 

“그럼, 걷는다?”

 

그리고는 조용히 걷기 시작했고, 주변에는 파도 소리 그리고 작게 들리는 그의 발소리만이 남아 있었다.

 

“내가 먼데도 왜 여기를 오자고 했는지 알아?”

 

“아 그렇군, 그걸 안물어봤었지.”

 

“언제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부모님이랑 같이 여행 왔었거든, 그때는 여기가 여행지였으니까, 그리고 이 해변을 보면서 부모님한테 여자친구랑 같이 와서 사진 찍고 보여드린다고 했었는데, 결국은 못 보여드렸네...”

 

“왜 약속을 지키지 못했는지 물어봐도 되나?”

 

“내가 이 회사를 인수하기 전에 침식체 때문에 돌아가셨지.”

 

“아... 미안하군 괜한 걸 물어봤네.”

 

“아니야 괜찮아! 오히려 너랑 만날 준비 하면서 옛날 생각나서 좋았어!”

 

우리는 밤까지 해변가에서 노닥거리다 해가 다 지고 나서 모래사장에 다리를 펴고 앉았다.

 

“저기, 이미 안 보이겠지만 마주보고 눈좀 감아줄래?”

 

“뭐, 상관은 없다만?”

 

눈을 감고 있자 그는 내 손을 잠시 가져가더니 손가락에 무언가를 끼웠다.

 

“이제 눈 떠도 돼.”

 

내 손에는 분홍빛 보석이 박힌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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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오워어ㅓ어이ㅓㅓ웡 점심나가서먹을것같아 살려줘 

이번화 진짜 힘들었다. 뭔가 엄청 달달해야 하는데 그렇다고 내용 전게가 너무 빨라도 안되고, 또 느리게 하려다 보니까 내용이 길어지네 야12발 대사는 어떻게 써야될지 생각도 안나고, 암튼 그냥 제일 힘들었음 늦은거 양해좀 해줘. 재미있게 읽고 다음주에는 엔딩으로 찾아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