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먼 옛날, 한 청년이 있었다.


그 청년의 아버지는 독수리를 길렀다.

 청년에게 있어 독수리는 가족과도 같은 존재였다.

 독수리에게 밥을 주면서 밥을 먹고, 독수리가 잠들 즈음에 잠에 들고, 독수리가 하늘을 날 때 청년은 땅을 달렸다.



하지만 청년은 이해가 가지않는 점이 있었다.



 '독수리의 부리는 왜 노랄까?'




어릴적 청년은 아버지에게 물어보았다. 그리고 그의 아버지는 방긋 웃으면서 대답했다.


 "얘야, 네가 어른이 되는 날, 내가 그 답을 가르쳐주마."




 청년은 기다렸고,  청년이 어른이 되기 바로 전날, 그의 아버지는 독수리의 노란 부리에 쪼여 숨을 거두었다.


아버지를 묻은 바로 그날, 청년은 여행을 떠났다.


그에게 슬픔이나 외로움은 느껴지지 않았다. 

단지 그는 어째서 독수리의 부리가 노란것인지에 대한 이유가 궁금했을 뿐이다.


그래서 그는 독수리의 부리가 노란 이유를 알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다녔다.




그가 처음 만난 사람은 만 권의 책을 읽었다고 전해지는 사람이었다.


그의 집은 수백 권의 책으로 쌓인 탑이 수십 개나 놓여 있었고, 그 가운데 한 남자가 책을 읽고 있었다.


청년은 그에게 물어보았다.



 "어찌하여 독수리의 부리는 왜 노란 색입니까?"



그는 대답하였다.



 "그것은 부리에 들어있는 melanocyte[멜라닌세포] 때문이다. melanocyte[멜라닌세포]의 종류에 따라 표피세포로 옮겨져  피부, 머릿털, 깃털, 부리 등의 색을 변하게 한다."




하지만 청년은 만족하지 못하고 되물었다.



 "독수리의 부리는 어찌하여 노란 색입니까?"



그는 읽던 책을 덮지도 않고 대답하였다.


 "내가 말한 것이 답이다. 나는 만권의 책을 읽었고 그 안에 답이 있었다. 독수리의 부리가 노란 이유는 밝혀졌다."


하지만 청년은 믿지 않았고, 다시 길을 떠났다.





 청년이 다음으로 만난 사람은 세상에서 제일 농사를 잘 짓는 농부였다.


얼마나 농사를 잘 짓는지, 숲 속에 사는 이들의 양식마저 자신이 수확해 버린다는 악명이 자자한 이였다.


청년은 그에게 물어보았다.


 "어찌하여 독수리의 부리는 노란 색입니까?"


그 농부는 대답하였다.


 "독수리는 카운터가 없다. 독수리가 그대를 카운터 칠 뿐이다. 이것이 가능한건 노란 빛의 권능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독수리의 부리는 노란 색이다."


하지만 청년은 만족하지 못하였다. 그래서 그는 되물었다.


 "어찌하여 노란색입니까? 독수리의 부리는 말입니다."


이에 그 농부는 화를 내며 대답하였다.


 "카나데가 귀엽기 때문이다. 이 이상은 대답하지 않겠다!"


하지만 청년은 납득하지 않았고, 다시 길을 떠났다.




 청년은 피곤함을 느꼈다. 그 외에도 많은 사람을 만났지만, 아무도 청년이 원하는 대답을 말해주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사람들에게 물었다.


 "어찌하여 독수리의 부리가 노란 색인지 알고 있는 사람을 아십니까?"


이 질문을 은 모든 사람들은 대답하였다.


 "조물주는 그것을 알고 있을 것일세."


그래서 그 청년은 조물주를 찾아 가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청년은 어떻게 해야 조물주를 만날 수 있을 지 몰랐다.


그래서 청년이 길바닥에 주저앉고 허탈해 하는 순간, 그의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독수리의 부리는 왜 노랗다고 생각하나?"


청년은 놀라 뒤를 돌아보았고, 그의 눈 앞에서는 부리가 붉은 색인 독수리가 서 있었다.


청년은 그 독수리에게 물었다.


 "어째서 그대의 부리는 붉은 색인가?"


그러자 독수리가 대답하였다.


 "조물주는 그것을 알고 있지."


청년은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조물주는 어디 계신가?"


독수리는 대답하였다.


 "조물주는 없지."




청년은 기운이 빠져서 대답하였다.


 "나는 너와 말장난을 할 시간이 없네. 나는 여태까지 어째서 독수리의 부리가 노란 색인지 알고 싶어 하였지. 하지만 아무도 만족할만한 대답을 하지 않았어. 그저 자신이 생각하는 의견만을 내놓았을 뿐이야! 나는 진짜 답을 알고 싶어!"


독수리는 대답하였다.


 "나도 한가지 답을 알고 있지. 하지만 그것을 네가 믿을지 어떨지는 모르겠다만."


청년은 말하였다.


 "상관 없어. 어차피 너도 믿을만한 답을 하지 않을텐데."


그리고 청년은 뒤돌아서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그 순간, 독수리가 입을 다시 열었다.






그리고 그 한마디에, 청년은 깜짝 놀라 독수리를 쳐다보았다. 그 한마디는 바로 청년이 그토록 듣고 싶던 독수리의 부리가 노란 색인 이유였다. 하지만 독수리가 있던 자리에는 이미 아무 것도 없고 다만 붉은 깃털만이 한 가닥 남아있었을 뿐이었다. 청년은 그것을 소중히 챙겨 집으로 돌아왔다.



 청년의 집은 이미 낡아서 썩어가기 직전이었다. 아버지가 키우셨던 독수리들도 전부 어디론가 도망을 가고 없었다. 하지만 청년의 마음은 풍족하였다. 그는 답을 알았고, 이제 그는 더이상 어째서 독수리의 부리가 노란 색인지 궁금하지 않았다. 그는 땅을 파고 답을 가르쳐준 독수리가 남긴 붉은 깃털을 묻었다.

그리고 그는 아버지가 남기셨던 한 마디를 기억해냈다.



'얘야, 네가 어른이 되는 날, 내가 그 답을 가르쳐 주마.'




그는 이 말의 진짜 의미를 깨닫고 웃었다. 독수리의 부리가 노란 색인 의미를 깨달은 그는 더이상 청년이 아닌 어른이었다.


그는 독수리를 키우기로 마음먹었다. 그의 아버지 역시 같은 방법으로 독수리의 부리가 노란 의미를 깨달았으리라. 그리고 그가 아들을 낳았을 때, 그의 아들 역시 독수리의 부리가 노란 이유를 물어보리라. 그럼 그도 같이 대답할 것이다.



'얘야, 네가 어른이 되는 날, 내가 그 답을 가르쳐 주마.'




그는 후련한 마음으로 방문을 열고 집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그가 묻어두었던 붉은깃털은 한마리 거대한 주작이 되어 날아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