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란.. 란녕하세요..”
“어 그래, 란녕~”
이상한 어투로 인사를 건네는 사람은 우리 과 후배인 레지나 양이었다. 우연한 계기로 서로 알게 된 첫 날 성대하게 혀를 깨물어서 ‘란녕하세요!’라고 하는 걸 ‘란녕~’이라고 받아준 걸 계기로 친해지게 된 우리 둘은 그 이후로도 첫 인사를 항상 란녕하세요로 고정 중이다.
장담하건데, 항상 냉정한 얼굴을 하고 있는 그녀가 사실은 이런 덜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나저나, 언제나 내가 인사를 받아주면 밝은 얼굴로 받아주던 레지나 양의 표정이 오늘 따라 무척 어두워 보인다. 갑작스럽게 상담을 요청했을 때도 이상하다 싶었지만 표정을 보아하니 정말로 심각한 모양이다.
“일단, 안으로 들어갈까?”
어두운 표정을 하고 있던 레지나 양은 그런 나의 손길을 따라 카페 안으로 들어와 간단하게 커피 두 잔과 레지나 양이 평소에 자주 먹는 얼음 결정 케이크를 주문하고 창가 자리에 앉았다.
“저.. 서울로 이사 갈까봐요..”
“갑자기?!”
커피가 미쳐 도착하기도 전에 본론부터 꺼내는 레지나 양의 모습에 적지않게 당황한 나는 순간 삑소리를 내면서 되물었다.
“아니, 왜.. 굳이 모든 게 다 있는 제주도를 떠나서 그 먼 시골로 가겠다는거야..?”
“선배! 고고학을 전공하고 있는 우리가 서울을 그저 촌동네 취급을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아니, 물론 서울이 원래는 이 곳에 있던 나라의 수도긴 한데..”
이제는 침식 피해를 조금 복구해서 구호 단체나 좀 있는 수준으로 낙후된 지역일 뿐이잖아..?
“그래도 뭔가 배울 게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아니면 고대의 유물을 발견할 수도 있구요!”
그렇게 말하는 레지나 양의 눈동자는 마치 겨울철 사시나무 떨듯이 떨리고 있었다.
“..너, 그러면 졸업은 어떻게 하려고?”
“…”
그 말을 마지막으로 레지나 양은 입을 다물었다. 아무리 배울 게 있고, 고대의 아티펙트를 발견할 수 있다 하더라도 이제 졸업을 한 학기 남겨둔 레지나 양이 졸업도 포기하고 굳이 그 촌동네로 갈 이유는 없다.
“하아.. 사실은..”
결국 무언의 추궁을 이기지 못한 레지나 양은 사실대로 털어놓기 시작했다.
요는 지금 현재 스토킹을 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녀 정도로 아름다운 여성이면 스토킹 한 두 번 정도는 당해 볼 법한데도 그녀가 그렇게까지 두려워 한 이유는..
“아는 모든 남성한테 동시에 스토킹을 당하고 있다고?”
“..네, 믿기진 않겠지만요.”
“그야.. 당연히 믿기진 않지.. 물론 레지나 양이 아름답긴 하지만..”
“아름답다뇨, 참..”
그나저나 이 말이 정말 사실이라고 하면 무서운 일이다. 물론 정말 모든 남자들이 돌아버린 거라면 그것 대로 무서운 일이지만, 만약 침식체와 같은 인외의 존재가 행한 짓이라면? 4종 이상의 침식체 중 드물게 사람의 이지를 빼앗는 케이스가 몇 건 등록되어 있지만, 그 정도로 강력한 침식체가 세계에서 가장 엄중한 감시를 뚫고 제주도에 상륙해 있다? 믿을 수 없는 일이다.
만약 모두의 이속을 속이고 침투해 들어와 대규모 정신 지배가 가능한 존재라면, 얼마나 위대한.. 아니 두려운 존재일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레지나 양, 어쩌면 상대는 정말로 무시 무시한 존재일지도 몰라.. 여기서 침식 위험이 더 큰 서울로 가는 건 더 악수가 될 가능성이 높아..”
레지나 양은 두려워 하는 모습이었다.
나는 그런 레지나 양을 보며 용기를 내어 그녀의 양 손을 붙잡았다. 레지나 양은 좀 움츠러든 느낌이었지만 애써 손을 빼진 않았다.
“내가 비록 능력은 없지만, 선배 좋다는 게 어딨겠어? 내가 교수님이랑 연락해서 관련 된 정보를 모아볼게!”
“정말 고마워요..
‘윌버’ 선배..”
******
하, 골빈 여자 한 명을 또 이렇게 쉽게 먹을 수 있겠구만,
뭐? 지켜주겠다는 약속은 어디로 갔냐고? 웃기지도 않는군.. 내가 그런 하찮은 여자를 위해 목숨을 버릴 거라 생각했다면, 이 먹버 윌버 선생의 유명세를 전혀 못 들은 게 분명하구만.
지금처럼 심적으로 약해졌을 때 팍- 파고 들어가서 실컷 따먹고 나 몰라라 하고 휴학하면 되지~ 어쩔 윌버~ 저쩔 윌버~
뭣보다 이번 건은 내 쪽도 만만치 않은 손해였다고? 딱 봐도 몸매가 쌔끈 해서 마음의 장벽을 허물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데?! 그 년의 마음의 벽을 무너뜨리기 위해서 불 맛이라고 주장하는 다 태운 볶음밥을 적어도 10번은 먹었다고..
그 개년.. 이번에 그 년 자취 방에 들어가기만 하면 그년의 탐스런 젖탱이에 냉동 볶음밥을 비벼서 먹어주겠..
툭-
“아, 죄송합니다.. 저란 사람이 잠시 한 눈을 팔았었네요.”
나는 저속한 생각을 멈추고 바로 바른 청년 코스프레를 시작했다.
그나저나..
이 년도.. 참한데..?
펑퍼짐한 옷을 입고 있어서 부각되진 않지만 다년간의 먹버 경험으로 단련된 숙련자의 눈으로 보면 저 바스트 사이즈나, 아찔한 허리 라인.. 딱 봐도 견적이 나온단 말이지..
뭣 보다 저 모노클을 쓰고 있는 이지적인 얼굴은 내 타액으로 범벅 시켜서 초점을 잃게 만들면..
“저기..”
“아, 또 실례했네요, 혹시 괜찮다면 사죄의 의미로 커피라도 한 잔..”
“란녕하세요?”
..? 좀 모자른 년인가? 혀도 안 깨물고 인사를 저 따위로 이상하게 하ㄴ..?
“잠깐.. 란녕..?”
******
탁-
어서오세요 리벳, 이번에는 좀 오래 걸렸네요?
말도 마~ 이번 상대는 B급 카운터라고 꼴에 저항해서 배에 바람 구멍을 이만하게 뚫었다구~

그래서요?
그래서 더 짜릿했어..! 내 배에 바람 구멍을 뚫은 손가락을 하나하나 꺽어 갈 때마다 희망을 잃어가는 그 눈동자는 정말이지 짜릿하다니까?!
죽지 않은 상태에서 그 눈깔을 뽑아서 견본으로 만드느라 시간이 평소보다 두 배로 걸린 거 있지!?
정말.. 당신의 하찮은 취향에는 관심이 없다구요. 우리 앞으로 두 장소나 더 들려야 한다는 건 잊었나요? 바로 출발할 거예요
부우웅-
정말~ 그러는 에델이야 말로 뭔가 볼일이 있다고 했으면서~ 내가 그것 때문에 일부러 더 늦게 온 거라구!
말이나 못하시면..

그래서, 무슨 일을 한거야?

당신은 별 상관없지 않습니까?
그건 그렇긴 한ㄷ..
덜컹-!
살려줘------!!
지긋—이..!
뭐, 뭔가요 정말..
지이잉———!
…

애애엥———
아, 정말! 알겠다구요! 말해주면 되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표정 좀 하지 마세요!
좋았어!
하아.. 아무튼 별 거 아니라구요.. 그냥 레지나 님을 따라다니던 윌버라는 사람을 잡아놨을 뿐이예요.. 원래라면 그냥 기억만 삭제시키고 꼭두각시로 쓰려고 했는데,
그 개자식이 감히 우리 고결하고 성스러운 레지나 님을 가지고 저질스럽고 입에 담기도 더러운 천박한 생각을 하고 있었잖아요! 그 씨발새끼! 잡아다가 사지를 토막 내고 기름에 튀겨서 저 새끼 입에 강제로 쑤셔 넣을 거예요!!!!

너… 그런 식의 태도가 올바른 행동일 거 같아?
..너가 정말이지 자랑스러워.
…에?

당장 저 남자를 내려주고 기억만 소거 시켜!
..사지를 자르고 상처 부위에는 소금을 쳐서 염소들이 핥게 만들어!
오..?

그런 식으론 레지나 님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구!
..당장 납치해서 불 나도록 뷰벼!!
그건, 괜찮은 거 같네요.
끼익-

어찌 됐던 일할 곳에 도착했으니 어서 내려서 일이나 하러 가시라구요.
OKDK~ 내가 없는 동안 먼저 fuck up 해버리면 안 된다!?
에? 따먹지 말라구요?
아니ㅣㅣㅣㅣㅣㅣ!
아.. 문맥 그대로의 의미가 아니었군요..
일단 그러면.. 어떻게 해볼까요..
가볍게 무소음 방에서 저스틴 비버 노래 연속 재생 10시간부터 시작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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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수첩에 글만 쓰고 제목은 안 쓴 거냐 과거의 나..
그나저나 콘 문학 되게 어렵네.. 콘 문학 연작하는 사람들 새삼 존경스러워지네! 상황에 맞는 콘 찾는 것도 어렵구 흠.. 걍 인게임에서 따 오는 게 더 편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