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속 회피다들 충격에 대비하세요!”

 

세상이 45도로 기울었다캐비닛이나 책상 등이 복도를 구르며 저들끼리 부서져갔다머리를 향해 날아오는 꽃병을 쳐낸 서윤이 마이크를 잡았다.

 

함내 전투병력들 모두 자리로현 시간부터 함교 지휘는 레나 씨가 맡습니다!”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함교를 뛰쳐나왔다무장을 챙겨서 대기 중이던 알트 소대원들이 보였다

 

무기 받아대장미리 챙겨왔어.”

고마워린아소빈이는?”

다른 분들이랑 먼저 올라갔을 거야.”

알겠어가자.”

 

갑판은 난장판이었다급조한 바리게이트와 엄폐물은 쓰레기 더미를 연상시켰다그러나 이거라도 있는 게 다행일 것이다유사시 활주로로 이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갑판은 다른 장애물 따위 존재하지 않았다.

 

용병들은 이미 준비를 끝내고 자리를 잡은 뒤였다전투에 대비해 몸을 풀던 그들의 시선은 이따금씩 한곳으로 향했다.

 

하부 갑판을 박살 낸 거대한 쇠사슬이 반짝였다. 5분 전만 해도 금방이라도 뽑혀나갈 듯 팽팽하던 사슬은 이제 완만하게 휘어져 찰랑거리고 있었다.

 

멀지 않은 뒤에서스캐빈저 함선이 꽁무니를 노리고 있었다.

 

서윤이 무전기를 잡았다긴장한 속마음과는 달리 목소리는 생각보다 담담했다.

 

아직 상대 함선에서는 아무 통신이 없습니까?”

-우리 측에서 보낸 통신도 모두 거부하고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예상치 못한 선제공격으로 사일로가 파괴된 게 뼈아팠다저항수단을 잃었으니 사실 전투는 기정사실이긴 했다.

 

생각하는 사이 해적선은 코앞으로 다가왔다작살 몇 개가 더 날아와 함선 곳곳에 틀어박혔다

 

그리고마침내 함선끼리 서로 맞닿았다

 

스캐빈저 함선에서 가장 먼저 걸어 나온 건 거대한 망치를 든 사내들이었다온몸에 금속 장치들을 주렁주렁 달고 있는 이들

 

기괴한 생김새만큼이나 유명한 놈들이다돌파조 피카도르스캐빈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들

 

그 중심에 가장 거대한 남자가 있었다. 3미터는 가볍게 넘을법한 덩치트럭마저 한 방에 으깨버릴 크기의 망치에 새겨진 턱 없는 해골.

 

행동대장 씩이나 되는 분이 여기엔 웬일이시죠바솔로뮤 씨.”

“...나를 아나?”

블랙 네트워크에서 유명하시죠안 좋은 쪽이지만.”

그렇군이 함선에 실린 아티팩트를 받아가러 왔다.”

아티팩트라뇨저희는 정규 작전을 치르고 돌아가는 중이라 고작해야 이터니움 몇 조각밖엔...”

시치미 뗄 생각하지 마라다 알고 왔으니.”

 

해적 주제에 뭐가 저렇게 당당해누가 보면 자기 물건인 줄 알겠네.

 

속으로 한바탕 욕을 한 서윤이 고민했다싸워서 볼 수 있는 이득이 없었다차라리 얼마간 아티팩트를 넘겨주고 피해 없이 헤어지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계산을 끝낸 서윤이 영업용 미소를 지었다

 

“20%로 하시죠저희도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라댁들이 작살만 안 꽂았어도 함선 수리비는 필요 없었을 텐데 말이에요.”

“80%.”

“...40% 어때요아무것도 안 하고 40%라니저도 해적이나 할 걸 그랬나-”

“80%.”

“60%! 60%면 저도 징계 각오하고 말하는 거예요욕심부리지 말고 적당히...”

“80%.”

 

이런 씨발새끼.

 

기어코 욕을 참아낸 서윤이 스스로를 칭찬했다잘했어서윤아넌 착한 아이잖아.

 

불만인가그러면 어쩔 수 없군협상 결렬이다.”

야 이 씨발아너는 상도덕도 없냐!”

 

결국 못 참았다서윤은 속으로 눈물을 흘렸다내가 이미지메이킹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데.

 

“......70%. 더 이상은 안 돼요.”

좋아그렇게 하지.”

잠시만 기다리세요아티팩트를 꺼내올 테니-”

 

끔찍한 파공성서윤은 본능적으로 몸을 던졌다.

 

콰앙!

 

거대한 망치가 갑판을 부수고 틀어박혔다덜덜 떨리는 망치 자루가 충격을 짐작케 했다.

 

“...이게 무슨 짓이에요?”

설마 우리가 정말로 협상에 응할 거라 생각했나그랬다면 유감이군.”

도대체 뭐가 문젠데요달라는 대로 준다니까?!”

바로 그게 문제다.”

 

바솔로뮤가 망치를 들어 올려 어깨에 걸쳤다뒤의 피카도르 전투원들도 망치를 들어올리기 시작했다명백한 전투태세였다

 

약탈해갈 수 있는 물건을 왜 굳이 협상으로 받아 가야 하지빼앗고 강탈하는 게 우리의 신념이다약탈하지 않은 물건엔 가치가 없어.”

이런 미친....”

약속대로 30%는 가져가지 않겠다너희들의 시체와 함께 부장해 주마.”

 

저게 무슨 개소리야전 부대원전투 준비!”

 

서윤이 이를 갈며 총구를 조준했다전투를 피할 수 없다면 최대한 빠르게 마무리해야 했다.

 

바솔로뮤가 망치를 들었다거대한 망치머리가 묵색으로 반짝였다

 

약탈의 시간이다모조리 부숴!”

사격 개시침입하지 못하게 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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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바빠서 글 써볼 시간이 업슴
다음편은 담주 중에 올릴듯 ㅈ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