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부셨다. 오전 9시의 햇빛이 커튼 사이로 들어와 내 눈을 공격했다. 눈을 질끈 감은 채로 몸을 들썩거렸다. 잠깐, 오전 9시?


 다급히 몸을 일으키고 나서야 오늘이 토요일이라는걸 떠올렸다. 어제 줄창 술을 마셨더니 머리가 어떻게 됐나보다. 손바닥으로 이마를 몇 번 치고 나니 정신이 좀 들었다. 그러고 보니, 어제 밤 옆에서 잠들었던 그녀가 보이지 않았다.


 "..셰나?"


 "왜, 달링~?"


 목소리는 이불 속이 아닌 문 앞에서 들려왔다. 부스스한 머리를 대충 정리하고 문을 열자, 가장 먼저 고소한 냄새가 났다.


 "잘 잤나, 셰나?"


 "응, 달링. 달링은 잘 잤어?"


 셔츠에 쫙 달라붙는 츄리닝 하의에, 프릴 달린 앞치마. 요 며칠간 꽤나 자주 봤던 모습이었다.


 "그럼, 누가 옆에서 같이 잔 덕분에."


 "중간에 나갔다고 눈치 주는거야? 한 번만 봐줘~ 내가 이렇게 아침도 만들어 주려고 한건데. 응?"


 그렇게 말하려던게 아니었는데, 그녀는 멋쩍게 웃고는 찌개 국물을 국자로 뜨고는 호호 불더니 내게 가져왔다.


 "간 맞추려는데, 한 번 맛 좀 봐줘. 나 간 잘 못 맞추는거 알잖아."


 "그러지."


 호록, 살짝 뜨거운 국물을 입 안에서 식히자, 찌개의 고소한 맛이 올라왔다. 이정도면 간은 잘 맞춘것 같았다.


 "어때?"


 "맛있군."


 "히히. 조금 걸릴테니까 얼른 씻고 나와, 달링~"


 간드러지는 목소리에 웃음이 나왔다. 하루가 다르게 사랑스러워지는 아내를 보니 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었다.


 요즘, 매일 하루의 시작이 즐거웠다.











 씻고 나오니, 아침상이 차려져 있었다. 미니 부침개, 찌개, 잡채, 시금치무침, 떡갈비. 3찬에 1국ㅡ 내가 선호하는 아침 식단 구성이었다. 한 달 전, 아침을 차려주겠다고 새벽 4시에 일어나 쩔쩔 매던 그녀의 모습이 떠올랐다. 


 "왜 그렇게 멍하니 있어? 빨리 와서 먹자."


 "..아, 그러지. 잘 먹겠네, 셰나 양."


 "흐흥, 우리 자기, 아침 든든하게 먹고 오늘은 하루종일 나랑 놀아줘야해? 이번 주에 바쁘다고 하루도 안놀아줘서 얼마나 슬펐는지 몰라~"


 그랬었나? 확실히 이번 주엔 바쁘긴 바빴지만, 그래도 틈틈히 전화도 하고, 저녁도 같이 먹었는데.. 하루 종일 집에만 있으니 외로웠나보다.


 그림자는 집 밖에 나가는 것도 어려울테니까. 


 "그럼, 오늘은 하루종일 같이 있어야겠군."


 그렇게 말하자,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간드러지는 목소리로ㅡ


 "후흣, 우리 달링, 내가 사랑하는거 알지?"


 라고 속삭이듯 말했다. 기껏 해준 아침상인데, 맛도 못 느끼게 생겼다. 입 안에 청포도 사탕 하나를 집어 넣은 것 같았다. 


 "그럼, 내가 가장 잘 알지."


 내가 그렇게 말하고, 그리고 누가 먼저랄것 없이 웃었다. 그리고, 아무 의미 없는 대화를 시작했다. 아무 의미 없는, 그렇기에 의미를 갖는.


 "어때? 오늘은 간 좀 맞아?"


 "그럼. 이제 왠만한 요리는 잘 하는군."


 "누구한테 줄 요리인데, 잘 해야지. 우리 달링, 오늘은 밤에 힘 쓸 준비 좀 해야 하지 않겠어?"


 그러고 보니 부침개에 부추가 들어 있었다. 셰나의 눈웃음이 어쩐지 한 층 더 요염해 보였다. 그래, 이번 주에 좀 셰나를 방치해 두긴 했지. 속으로 반성했다. 어떻게 이렇게 매력적인 아내를 밤에 가만 놔둘 수 있는건지. 그런 남자가 있다면 성 불구자 아니면 병신이 분명했다. 그리고 난 병신이었고.


 "셰나? 오늘 저녁은 장어로 하게나."


 "어머♥ 달링, 은근히 밝히네~?"


 저렇게 장난끼 가득한 목소리가 침대 위에서 하이톤으로 노래할 모습을 생각하니 기대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녀도 내가 밤에 무슨 짓을 할지 아는건지, 은근슬쩍 미니 부침개 하나를 내 밥그릇 위에 올려놓았다.


 "우리 달링, 많이 먹고 열심히 일해야지?"


 그녀가 말하는 '일'은, 평범하게 말하는 그 '일'이 아닐테다. 부침개를 입에 넣자, 씁슬한 향이 입 안에 맴돌았다.


 "그럼, 열심히 해야지. 기대하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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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일러 공개됐을땐 다들 관심 많았는데 요즘은 언급 잘 안되서 슬퍼서 써봣서...


다들 우리 뷰지퍼 셰나 종신계약 보이스 한번씩 들어봐줘.. 이시대의 순애녀임 ㄹㅇ...


아마 일상물처럼 한편한편 쓸거같애오 첫편이라 좀 짧은건 ㅈㅅ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