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과의 싸움에서 패배하고 눈을 뜨자
눈에 들어오는 것은 곰팡이 핀 축축한 지하실이었다.
별다른 구속구 없이 수갑만 채워진 상태라
힘을 발휘해 수갑을 끊고 빠져나가려고 한 호라이즌은
철컥 거리는 소리와 함께 위화감을 느꼈다
철컥 철컥철컥 철컥
평소였으면 힘을 끌어낼 필요도 없이
쉽게 망가뜨릴 수 있는 수준의 허름한 수갑이
아무리 용을 써도 풀리지 않았다
땅을 박차도 바닥에 금 가는 일은 없었고
누군가가 출력을 통제하는 것 처럼
아무런 힘을 발휘할 수 없었다
손목이 붉게 물들기 시작할 때쯤
불쾌한 금속음과 함께 지하실의 문이 열리고
딸깍 소리와 함께 어두운 조명이 방을 밝혔다
한순간도 잊지않은 증오스러운 얼굴이 나타나자
항상 머릿속에서 시뮬레이트 하던 것 처럼
달음박쳐 그의 머리를 내려찍으려 했지만
철창에 가로막힌 수갑이 굵은 소리를 낼 뿐이었다
"너를 위해 우리 회사에서 특별 제작한 안드로이드다.
남성을 만족시킬 수 있는 수많은 기술을 추가한 소체지.
하루아침에 섹스돌로 전락하니 기분이 어때?
네가 그렇게도 원하던 거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