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중에 합류한 리타라는 카운터 덕에 싸움은 훨씬 수월했습니다. 애초에 당신은 안에서 낮잠이나 한 숨 때려도 문제없지만, 일단 일은 해야하니까요. 그나저나 문제가 생겼습니다. 함선 추진부가 박살이 나서 함선이 추락했다는 겁니다. 뭐 그 정도 추락에 당신이 다칠 리는 없겠지만, 넘어지는 이들을 대신 받쳐주려다가 화물이 떠밀려오는 바람에 발목을 조금 다쳤습니다.
덕분에 넘어질 뻔하다가 침식체 사체를 밟아서 터뜨리기도 했죠. 구두에 묻은 침식체 체액이 지워지지 않을 것 같군요. 이거 나름 비싼 구두인데 말입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알파트릭스 이노베이션 주식만 대박하면 이런 신발 수 천 켤레는 살 수 있으니까요. 구관리국에서 번 돈 + 12년 동안 번 월급 + 대출금까지 모두 꼴은 주식입니다. 그만큼 리턴도 크다는 뜻이죠. 나중에 폭등할 이 주식만 있으면 놀고먹는 건 일도 아닐겁니다.
핑크빛 미래를 꿈꾸기는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미래의 일. 지금 해결할 일은 따로 있었습니다. 꼬리 부분만 변신시켜서, 꼬리로 윌버의 목을 휘감은 당신은 그의 얼굴에 싸대기를 날렸습니다.
"미...미쳤어?! 좀 굽히고 가니까 뵈는게 없지? 내가 태크스포스 업계에 소문내기만 하면....!"
당신은 또 뺨싸대기를 떄리면서 꼬우면 신고를 해보라고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그 때는 저심도용 탐사선에 사람들 태우고 고심도 다이브 한 거로 고소를 때리겠다는 협박도 덧붙였습니다.
"죄... 죄송합니다. 어디까지나 예산 상의 문제로 인해... 주어진 예산은 전부 장비와 다른 곳에 투자..."
당신은 또 윌버의 병신짓에 휘말린다면, 그 때는 대가리를 으깨놓겠다고 경고하고는 그를 벽에 쳐박아버렸습니다. 점심에 먹은 불족발 도시락이 조금은 내려가는군요.
함선은 고치기도 어렵고, 통신기는 아까 넘어지면서 잃어버렸는지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리타가 아니었다면 당신은 정말로 윌버의 대가리를 박살냈을 겁니다.
함선에 다시 오르는 당신에게 모르스는 묘한 소리를 지껄였습니다.
"기어코 제 발로 사지에 뛰어들었구나 어리석은 자여. 알량한 힘을 가지고 있단 한들, 이 앞에 있는 적은 아직 그대에겐 무리거늘. 그대의 주인이 될 수 있는 현자가 하사할 무기도 없이 뛰어들고자 하는가."
뭔 개소린지 모르기에 당신은 대꾸도 하지 않았습니다.
일단 유적 입구에 도착하기는 했지만... 아무리 봐도 입구는 막혀있었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건물 속에서 안개가 나타났습니다. 구관리국 시절에나 가끔 보던 현상인데 이게 일어났다는 건... 윌버 이 자식이 어지간히도 깊은 곳으로 다이브했다는 소리였습니다.
가는 길에 침식체들이 넘쳐났지만, 당신이나 리타의 상대는 아니었습니다. 손가락만 육식공룡의 것으로 바꾸어서 머리를 움켜쥐기만 해도 물풍선처럼 터졌으니까요. 물론 이거 기분은 최악입니다.
"아는게 없는 당신 눈에는 죄다 쓰레기로 보이겠지! 이래서 무식한 것들은!"
"뭐? 무식? 대장한테도 그러더니 진짜 한 판 붙어보자는 거야?"
그낭 싹 다 죽여버리는게 편한 길일수도 있습니다. 이면세계에서 어떤 효과를 가졌을지도 모르는 물건을 덥썩덥썩 만져대는 새끼나, 쓰레기같은 언동으로 내부총질 해대는 새끼나 그냥 없는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먹고 살아야죠. 아직 월세도 밀렸고, 식비도 막막한 것이 현실입니다. 당신은 용병 대장과 함꼐 억지로 싸움을 말렸습니다. 아 물론 이 억지라는 것은 당신의 힘에 의한 억지를 뜻합니다. 당신이 카메라를 보관하겠다고, 불만이 있으면 러시안 룰렛 한 판 하자고 하니까 다들 아가리를 닫았으니까요.
".... 죄송합니다."
당신은 그 카메라를 가지고 조금 더 내부를 탐색해보기로 했습니다. 이런 건물은 구관리국 시절에도 신물이 나도록 봤지만, 어디선가 느껴지는 음산한 기운.... 이것 역시 처음은 아니었습니다만 낯설었습니다.
모순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당신의 얼굴과 팔을 불태운 존재와 비슷하지만 다른 무언가가 남긴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구역질이 나올 것 같은 음산한 기운 말입니다.
리타가 대시라는 꼬맹이한테 소위 말하는 벽쿵 자세를 하고 설교를 하는 동안, 당신은 난입을 하지 않고 하층으로 내려갔습니다.
묘하게 생긴 최하층이 드러남과 동시에 리타와 대시가 따라들어왔습니다.
"어 벌써 오셨네요 아저씨? 아까는 싸움을 말려주셔서 감사했어요!"
"그런거 일일히 감사해할 필요 없어. 이 녀석도 전혀 믿어먹지 못할 용병 중 하나니까."
당신은 명령받은대로 그곳에 남겨진 극비 서류들을 몰래 챙겼습니다.
그때, 대시가 갑자기 소리쳤습니다.
"이건...... 수정이군."
"엄청 커다랗고 색도 예쁜 보석이니까 분명 비싼 값에 팔릴거에요!"
그 수정은 정말로 아름답고 고혹적이었습니다. 마치 사람이 자신을 움켜쥐도록 유혹하는 것처럼. 저 보석이 바로 그 음산한 기운의 원흉이었습니다.
리타는 그 보석을 향해 손을 뻗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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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시간
리타는 수정을 향해 손을 뻗었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1. 그 수정을 빼앗아서 박살내버린다.
"비켜. 저런 물건은 당장 박살내는 편이 낫다."
저런 물건하고 엮여서 좋을 것 없습니다.
당장 박살내는 편이 속은 편할 겁니다.
물론 리타한테 멱살은 잡히겠지만... 당신은 그녀보다 강합니다.
2. 박살내지 않고 내버려둔다.
"..........."
저 물건을 박살내는 것이 그 음산한 기운의 주인이 바라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그 실수가 정말 위험한 녀석을 불러낼 수도 있죠.
일단은 상황을 지켜보는 편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당신이 명령받은 것은 극비 서류의 회수지.
사채업자들의 비호가 아니었으니까요.
그리고... 그 음산한 존재를 너무 자극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기도 하고요.